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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읽는 세상

베란다에서 찍은 하늘 사진을 모아봤어요

까치까지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유~
명절 잘들 지내고 계시는지요. 혹시 또 어머니, 아내, 여동생들만 음식하느라 수고하고 있지는 않겠죠? 어떤 분들에겐 이번 명절은 모처럼 맞는 해외여행의 기회이기도 하겠지만 저 같은 사람에겐 오히려 이럴 때 한국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진답니다.

어쨌든 오늘은 자동차 이야기 잠시 접습니다. 그리고 그간 찍어온 하늘 사진 몇 장 올려보려구요. 사진에 일가견 있는 그런 사람도 아니고 순수 아마추어로서 그냥 가끔씩 찍어본 하늘 사진인데, 고국 생각에 불쑥 외장하드에 담아둔 것들 몇 개 추려서 올립니다. 

생각해보면, 한국에 살 때 하늘 보는 시간이 거의 없었던 거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이른 아침, 동이 트고 있습니다. 거실쪽에서 바라본 전경인데 산이 없고, 높은 건물이 없어 하늘과 땅이 맞닿는 지평선을 마음껏 손으로 그어봅니다. 하늘과 땅 사이 푸른 빛을 띠고 있는 것이 아주아주 멀리 있는 산자락이죠. 아침이 주는 이 평온함은 계절이 어떠하든 하루를 다지게 하는 힘이 되어줍니다.




 
예전에 한 번 올렸던 사진이죠?  거의 첫 번째 사진과 같은 방향인데 아마 주말이었을 겁니다. 장을 보고 온 아내가 갑자기 저를 잡아 이끌고 이 광경을 보여주더군요. 무지개가 끝에서 끝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온전한 무지개다리였죠...저는 얼른 마음 속으로 소원 하나를 빌었답니다. 무슨 소원이냐구요? ...비밀이에요~





비가 옵니다. 독일은 비가 잦은 편이죠. 그러다가 또 금새 하늘은 맑아집니다...우산을 접을까 하면 다시 저만치서 비구름이 열심히 밀려듭니다. 구름샤워기가 온 독일땅을 적셔대는 날...그런 날엔 전...막걸리가 생각납니다. ^^





파란 하늘 구경하기가 365일 중 100일 정도나 될까요? 흐린날이 사람들 어깨까지 떨굽니다. 하지만 이렇게 맑은날이 되면 괜시리 기분은 좋아지고 뭔가 커피 한 잔이라도 노상카페에서 마시지 않으면 안될 것만 같은 분위기가 되죠. 실제로 이런날이면 독일사람들 거리로 거리로 나와 광합성에 신나합니다. 

 저 구름들 사이로 보이는 직선의 흔적들은 비행기들이 만들어 낸 것입니다. 집에서 신나게 한 25분 정도 달려가면 공항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우리 동네 하늘엔 스크래치가 많답니다. 비행기 스크래치 ^^


가만 생각하니 이번 한국방문 때, 그 혹한의 추위속에서도 놀라웠던 기억은, 2주 동안 단 하루도 흐린날이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 한국의 파란하늘에 진심으로 감사하십시오!






하늘에서 불이라도 난 걸까요? 하루를 끝낸 태양빛이 최후의 빛을 발하듯 하늘을 태워냅니다. 이글거림이 다 사그러들 때까지 마냥 쳐다봤던 기억...다시 떠오릅니다.





고흐가 하늘에 구름을 그려낸 것 같군요. 무시무시한 느낌이라기 보다는 왜 전 따뜻함을 느끼는 걸까요? 구름들의 결이, 아무리 봐도 붓의 터치로 만들어진 거 같습니다...






갈치? 아니면 멸종된 빙하기 이전의 무엇? 마치 바닷속으로 들어온 듯 묘한 구름이 저의 시선을 잡아 끌었습니다. 파란 하늘빛에 하얀 유영체가 신비롭기까지 하네요. 아마, 어느 가을날 찍었을 겁니다.
가을...가을...






저의 어설프 카메라 앵글에 걸린 두 번째 무지개군요. 보십시오, 무지개의 라인이 저렇게 아름다웠던가요? 아마 저녁을 먹고 부엌쪽 발코니에서 우연히 찾아낸 무지개였을 겁니다. 커피 한 잔과 함께 누린 저녁의 작은 기쁨, 그렇죠...행복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말, 저 동의하겠습니다...


모두, 행복한 명절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