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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그 숨겨진 재미를 찾아서!

프랑크푸르트 여름 최대의 축제 "우퍼페스트"


매 년 8월의 끝자락, 프랑크푸르트의 밤은 뜨겁다. 여름이니 당연히 뜨겁다고? 독일의 여름은 한국의 여름에 비해 짧고 덜 더워서 좋다. 하지만 징글징글하게 추운 겨울을 생각하면 따뜻한 여름을 보내는 독일사람들의 마음은 섭섭함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아쉬운 맘을 찐하게 달래보려는 듯 프랑크푸르트는 도시 최대의 축제를 연다. 그 이름하야, 뮤제움스우퍼페스트 (Museumsuferfest)!!

 프랑크푸르트 마인강가 특히 작센하우센 동네 쪽으로는 프랑크푸르트 시의 계획 하에 지어진 박물관과 미술관들이 쭈욱 늘어서 있다. 즉, 마인강변로를 따라 늘어선 뮤제움에 악센트를 주다보니 축제의 타이틀이 저렇게 길게 나온 것이다. 더 쉽게 정리해보면 우퍼페스트는 박물관, 미술관들이 늘어선 마인강변에서 벌이는축제다. 이 3일 동안의 축제기간에는 박물관들이 축제와 어울릴 법한 다양한 테마를 가지고 행사를 진행한다. 물론 저렴한 가격으로 모든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하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축제의 진짜배기는 그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과 먹거리가 아닐까? 자 그럼, 축제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토요일 오후, 예상대로 도시 곳곳이 통행을 제한하고 있었다. 특히나 행사가 벌여지고 있는 마인강변 쪽으로는 주차는 말 그대로 눈치와 스피드를 요하는 일종의 전쟁이었다. 사진은 알트작센하우센 쪽에 있는 주차장 표시. 운이 좋게 십 여분(?) 정도만 기다린 끝에 주차장에 차를 댈 수 있었다.

 
소나기를 퍼붓던 하늘은 제대로 축제를 감상하라고 진정해주었다. 행사는 크게 세 덩어리로 나뉘어 진행이 된다. 한 덩이는 박물관들이 들어선 도로변에서고, 또 한 덩이는 마인강변 쪽에서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박물관 내부와 박물관 마당에서이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앞의 도로변에는 각 종 먹거리와 기념품을 파는 간이 매장들이 강 양 쪽으로 엄청나게 늘어서 있었다.

직접 집에서 만든 치즈를 판매하고 있다.

이태리 고기와 햄등을 파는 곳인데 박제동물들이 늘어선 건 왠지 좀 거북했다.

저 가죽 제품을 파는 남자의 뒤 칠판에 적혀 있는 글의 내용 "진짜 가죽입니다!"

뚱~한 표정으로 레게머리를 하는 남자. 저거 다 하려면 지칠만도 하겠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간판의 내용 "클레오파트라가 다시 이곳에.."

먹거리가 빠질 수 없지.

아이스크림도 불티나게 팔린다.

작가들의 작품들도 곳곳에서 전시되고 판매되었는데..저 오프젝트는 좀 ㅡㅡ;

헉! 이 곳에서 엠네스티도 볼 수 있었다.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서명을 받는다.

아예 와인 숙성시키는 Fass통을 그대로 가져온 듯.

 
이렇게 다양한 길거리 풍경이 못지않게 박물관 마당 등에선 또 다른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그러나 국민평균연령 43세의 나라답게(?) 나이든 분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래도 금융도시인지라 자세히 보면 명품 걸친 분들이 자주 눈에 띈다. 부자나라 부자도시..

흘러간 팝송을 부르는 그룹이었는데..실력은 별로.

뭘 저리 즐겁게 찍나 싶었더니 헉헉대며 뛰어다니는 자기 아들 모습을 담는 중이었다.

세계 각국의 음식 경연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레바논 음식이 판매되고 있었다. 오호~

음식 만드는 남자의 강렬한 포스가 인상적이다.

 
이처럼 다양한 축제는 마인강변 행사에서 그 절정을 이룬다.


마인강 쪽으로 가는 길에 본 저 낯익은 피켓..내용은 "예수구원"

먹고 살기 힘들다...

점점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었다.

아프리카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는데, 특유의 리듬과 춤이 인상적이었다.

 

이 와중에도 남자들의 영원한 장난감, 자동차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다.

여기저기서 이처럼 춤추는 사람들과 구경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춤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낯설기만 한 풍경이었다.

동서양의 조합...

라디오 방송국에서 마련한 생방송 현장.

마인강 위로는 아마추어 클럽대항 보트 시합이 한창이다.

슈테델로 가는 다리 위의 인파.

 
한참을 둘러보고 경험하고 먹고 하는 동안 어느 덧 해가 기울고 어둠이 찾아왔다.

뮤제움우퍼의 4번타자이자 맏형 격인 슈테델미술관 앞마당도 유일하게 이 축제기간 개방된다.

커뮤니케이션 박물관 앞에 모여 흥겹게 북을 치는 사람들..그들 뒤에 저 로봇은?

로봇이 아니라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선생의 작품이다.

한국으로치면 분식포장마차와 같은 먹거리집. 환하게 불을 밝히고 손님을 맞고 있다.

정말 놀라운 사람의 물결이다. 심한 곳은 가만히 있어도 쓸려 걷게 될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아프리카 음식으로 저녁을 먹으며 바라본 프랑크푸르트의 마천루.

프랑크푸르트의 돔 역시 환하게 붉을 밝힌 채 축제를 함께 즐기고 있다.

강변 양쪽으로 끝없이 늘어선 불빛들.

 
정말이지 독일에 독일 사람이 이렇게 많구나 라고 느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날이 이 우퍼페스트 기간이다. 12월 31일 역시 새해를 맞이하려는 사람들로 넘쳐나지만 그 때가 정말 인파에 묻히는 날이라면, 우퍼페스트 기간은 3일 내내 다양한 문화행사와 볼거리 먹거리로 가득한 말 그대로 축제의 향연이 펼쳐지는 때이다. 혹이라도 여행의 계획을 세워본다면, 그리고 그 계획 속에 독일이 들어 있다면 프랑크푸르트의 이 우퍼페스트를 꼭 한 번 경험해보시라 추천한다.

 2010년의 우퍼페스트에서는 우리 서로 스쳐지나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