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 독일영화 어때요?

독일영화 타인의삶...눌린 사회 절제된 연기..그리고 찡한 엔딩

 

 

타인의 삶 (Das Leben der Anderen)은 독일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독일적인 그러면서도 매우 다양한 사람들과 교감이 가능한 영화라는 측면에서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할 수 있겠다. 우리 영화 공동경비구역JSA 보다 이야기의 극적 긴장감은 덜하지만 과하지 않은 인물들의 감정을 잘 드러낸 점이나, 독일만이 갖고 있는 소재의 특성(분단)이  저변에 고스란히 녹아들어가 있기에 영화의 독창성이 변질되지 않은 채 끝까지 진행됐다는 점에서 타인의삶은 훌륭하다.

 사실 주인공인 비밀경찰 비즐리가 도청의 대상인 게오르그와 크리스타의 삶을 통해 건조하고 너무나 리즘(-lism)적인 가치에 갇혀 지낸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설정 자체는 좋지만, 차갑고 기계적이고 전문적 도청전문가의 감정적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 동기가 매우 약하게 다뤄진 약점은 분명 이 영화에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주제가  뒷심 있게 끝까지 진행되어갔다는 점에서는 박수를 마땅히 보낸다.

 남자 주인공 울리쉬 뮤히는 실제로도 동독 태생이었고 위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영화에 임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더더욱 관객들의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결국 그는 명 연기를 남긴 채 영화 촬영 다음 해인 2007년 암으로 세상을 뜬다. 울리쉬 뮤히 못지않게 관심을 끌었던 여배우 마티나 게덱은 <바더 마인호프 콤플렉스>를 본 분들이라면 잘 아시리라 생각된다.

 엔딩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던 영화 <타인의 삶>,놓치지 말자.
 




 

 동영상 설명 : 작가인 게오르그는 자신을 철저하게 감시했지만 자신의 비밀을 지켜준 비즐리

(HGW XX/7 요원)를 발견한다. 하지만 그를 찾아가는 대신 그에게 헌정하는 책을 출간하는 것으로

고마움을 대신한다. 그리고...평생을 자신의 삶이 아닌 타인의 삶만을 위해 살았던 비즐리에게 점원이

묻는다. "선물하실 건가요?" 그러자 비즐리가 짧게 대답한다.

                                                "아니, 내가 읽을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