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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무료 대중교통, 미션오일 교환, 옵션 등에 대한 독일인들 생각은?

오랜만에 오늘은 독일 운전자들이 참여한 몇 가지 설문 조사 결과를 소개해보려 합니다. 겨울용 타이어와 사계절 타이어 장착 비율, 미션오일은 과연 교체해야 하는 것인지, 자동차 옵션은 어느 선까지 필요하다고 보는지, 우리나라 운전자들도 관심이 있을 만한 내용인데요. 독일 전문지 아우토빌트가 묻고 독자들이 답했습니다. 

설문 결과에 대해서는 평균 이상 자동차를 좋아하고 관심 있는 독일 운전자들이 참여했다는 점을 고려해서 해석하면 좋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이왕 내용 보는 거, 여러분도 각자의 의견을 댓글로 남겨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질문 1 : 당신은 겨울용 타이어와 사계절 타이어 중 어느 것을 사용하고 있나요?

겨울용 타이어 (55%, 5,640명)

사계절 타이어 (39%, 4,016명)

사계절 내내 여름용 타이어 (6%, 610명)

사진=굿이어

예상보다 더 많은 운전자가 사계절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SUV가 늘면서 사계절 타이어 비율도 함께 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1년 내내 여름용 타이어를 장착한다고 답한 경우는 사실 법을 어기는 게 됩니다. 일부 짓궂게 답을 한 게 아닌가 싶네요. 그런데 아직도 겨울용 타이어는 눈이 왔을 때만 사용한다고 알고 계신 분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기온에 따라 고무는 변형을 일으키고, 또 노면이 젖었을 때, 살짝 얼었을 때, 눈길 등에서 반응의 정도가 트레드 홈에 따라 다르다는 점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6도 이하로 내려가면 겨울용을 장착하는 게 좋은데요. 최근 겨울용처럼 안전성을 보강한 사계절 타이어도 나오고 있다고 하니, 이런 타이어를 원하는 분들은 전문가들과 상담을 통해 잘 결정하셔야겠습니다. 


질문 2 : 자동차에 얼마나 많은 옵션이 있나요?

풀옵션 (26%, 1,659명)

꼭 필요한 옵션만 선택 (64%, 4,035명)

기본 사양으로도 충분 (10%, 624명)

사진=랜드로버

옵션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독일인들이라고는 해도 흔히 말하는 깡통 구성을 선택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옵션을 많이 넣는 것도 부담이니 이를 선택하기도 쉽지 않죠. 참고로 유럽에서 많은 브랜드가 차량용 에어컨도 기본이 아닌 선택인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통풍시트 또한 이곳 독일 운전자들은 거의 선택하지 않습니다. 여름이 짧고, 건조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고급 브랜드일수록 시시콜콜한 것까지 선택하도록 해놓고 있어서 늘 이 부분이 비판을 받습니다. 도심 주행이 잦은 운전자들에게 유용한 오토홀드만 해도 BMW나 아우디 같은 브랜드는 많은 모델이 선택 사양으로 되어 있어 돈을 더 내야만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차 사면 영업사원들이 서비스로 많이 해주는 틴팅도 고급 브랜드의 경우 전면과 1열 유리창을 제외한(법적인 이유) 나머지 부분을 할 수 있는데 그 금액이 50~60만 원 수준입니다. 때문에 몇 가지 옵션 넣고 꾸미면 가격이 훌쩍 뛰게 됩니다.

그래서 한국에 자동차를 들여오는 수입사들은 새로운 모델에 어떤 옵션을 넣고 어떤 옵션을 뺄지 잘 계산해야만 합니다. 운전자 마음대로 구성할 수 없다는 점은 늘 아쉬움이죠. 아마 독일 차 기본 사양만 되어 있는 거 보면 많이들 놀라실 거예요. 


질문 3 : 어떤 내비게이션을 사용합니까

제조사 / 전문업체 내비게이션 (51%, 3,622명)

모바일기기 혹은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41%, 2,937명)

필요 없음 (8%, 552명)

사진=VW

내비게이션이 지금처럼 활성화되어 있지 않을 때 독일 사람들은 늘 차 안에 지도책 한 권씩은 가지고 다녔다고 하죠. 그래서 해가 바뀔 때마다 업데이트된 지도책을 사거나 사은품으로 받는 게 흔한 풍경이었습니다. 특히 유럽은 붙어 있다 보니 해외여행이나 출장이 잦은 이들에게 지도는 필수품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제는 동승자가 지도에 머리를 파묻고 길을 안내하는 모습도 거의 볼 수 없게 됐는데요. 내비게이션 역시 유럽 여러 나라를 안내해야 하기 때문에 그래픽을 우리나라처럼 멋지게 하기는 어렵습니다. 정확하게 길을 안내하는 기능에 충실한 내비게이션이 인기가 있는데, 그래도 요즘은 구글맵을 이용하거나 증강현실을 이용한 3D 그래픽 맵이 나오면서 유럽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질문 4 : 변속기오일을 교체하십니까?

아니요. 난 제조사가 제안하는 주기를 신뢰합니다 (36%, 1,055명)

네. 안전은 안전이죠 (31%, 905명)

그럼요. 오일 교환과 변속기 세척도 다 합니다 (32%, 934명)

사진=볼보

기계 마찰을 줄이기 위한 게 오일의 중요 역할인데요. 그중에서도 미션오일은 엔진오일처럼 자주 갈아주지 않아도 된다고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제조사들은 보통 15만~18만km 정도 탔을 때 교체를 권장하고 있고, 1년에 평균 2만km 주행을 한다고 봤을 때 6~8년에 한 번 교환하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또 일부 독일 전문가들은 5~10만km 사이에 교환하는 것을 추천하기도 하죠.

저는 무작정 교체부터 하지 말고 주행거리가 10만km를 넘겼을 때 우선 제조사 직영 정비점에 가서 점검을 받아 보고 그쪽 의견을 참고해 최종 결정을 하는 게 어떨까 합니다. 참고로 수동보다 자동변속기가, 그리고 장거리를 많이 이용하는 자동차보다 시내, 단거리용 자동차의 미션오일이 좀 더 빨리 점성이 떨어진다고 하니 이런 점도 잘 고려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질문 5 : 대중교통 무료 이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좋아요. 깨끗한 환경을 위해서 (34%, 734명)

아니오. 납세자에게 부담만 줍니다 (41%, 886명)

뭐가 됐든 상관없다. 난 계속 자동차를 이용할 테니 (25%, 530명)

사진=픽사베이

이 질문은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등이 논란이 되던 시점, 그러니까 도시 중심으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버스나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하게 하자는 논의가 한창일 때의 것입니다. 독일에서는 이미 오래전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매우 작은 도시에서의 실험이었는데 대중교통 이용자가 크게 늘면서 비용이 예상보다 많이 증가해 논란이 되기도 했죠.

그러다 최근 다시 노후 디젤차 주행 금지 등의 이슈와 함께 독일의 5개 도시가 참여하는 무료 대중 교통 이용 실험이 연방 정부 주도로 진행될 거라는 얘기가 있었는데요. 일부 시장은 중앙 정부의 제안에 찬성했고, 또 일부 시는 반대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가장 큰 반대 이유는 앞서 설문 결과에 나왔듯 이용자가 늘었을 때 발생할 비용 문제입니다.

세금 쓰는 것에 정말 깐깐하고 비판적인 독일인들이라 환경과 관련이 있다고 해도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 벽을 넘지 못하면 무료 대중교통 해법은 쉽지 않을 것이고, 진행이 되어도 일부 도시에 한해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대중 교통 무료 이용이 실질적으로 대기질 개선에 큰 효과를 주지 못한다는 한 연구 기관의 조사 결과가 공개된 적 있어서, 이래저래 쉽게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급격한 비용의 증가, 그리고 환경 개선의 실질적 개선 여부 등,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을 우선 정밀하게 분석하고 따진 후에 어느 한쪽을 설득하고 이해를 돕는 과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까지 총 5가지 질문과 그에 대한 대답을 소개했는데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