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상상 그 이상의 힘, 최고 마력 세단 TOP 5

세단(Sedan), 일반적인 형태의 승용차를 우리는 흔히 이렇게 부릅니다. 북미와 오세아니아주 등에서 주로 세단이라는 표현를 쓰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대체로 세단이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국이나 아일랜드 등에서는 살롱(Saloon), 프랑스에서는 벨리느(Berline), 또는 벨린(Berlin), 이탈리아에서는 베를리나(Berlina), 그리고 이곳 독일에서는 리무진(Limousine)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제각각이네요.


세단은 엔진룸, 승객룸, 그리고 트렁크 등으로 나뉜 4도어 이상의 승용차를 이야기합니다. 셋으로 나뉘었다고 해서 3박스 카라고도 하는데, 요즘은 세단도 해치백처럼 된 것이 늘고 있어서 반드시 3박스 카만을 세단으로 분류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지난 포스팅부터 이상하게 차의 구조에 따른 명칭을 계속 이야기하게 되네요.


이런 세단은 보통 무난하고 편안하고 점잖게 타는 차입니다. 스포티한 쿠페 스포츠카, 컨버터블이나 로드스터처럼 로맨틱한 자동차, 그리고 온오프를 겸하는 SUV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그렇죠. 하지만 세단 중에도 재밌는 차들이 있습니다. BMW 3시리즈 같은 모델은 오랜 세월 후륜 세단으로 재미를 찾는 운전자들에게 사랑받아온 모델이기도 합니다. 마세라티의 콰트로포르테도 전통적으로 배기음이 즐거운 고성능 세단으로 여겨지고 있죠.


그렇다면 이런 세단 중 현존하는 최고 마력 즉, 가장 출력이 좋은 세단은 뭘까요? 제가 가지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카탈로그와 독일 자동차 전문지 등에 나온 자료를 토대로 5대의 최고마력 세단을 찾아봤습니다. 어떤 것들인지 확인해볼까요?


5위 : 메르세데스 S 65 AMG (630마력)

사진=다임러


벤츠의 고성능 모델임을 인증하는 AMG. S클래스와 같은 플래그십 세단에도 벤츠는 이 AMG의 엔진을 장착합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큰, 6.0리터 12기통의 트윈 터보 가솔린 엔진이 들어간 S 65 AMG는 무려 630마력이나 힘을 내죠. 토크 최대치는 1000Nm. 


최고속도는 250km/h로 제한돼 있지만 조절만 하면 더 늘릴 수 있겠죠? 이 엄청난 엔진은 S650 마이바흐, 또 S클래스 AMG 쿠페와 카브리오에도 동일하게 들어가는 것입니다. 0-100km/h는 4.3초인데, 흥미로운 것은 8기통 터보 엔진이 들어가 있는 S 63 AMG의 3.5초보다 느리다는 점입니다. 


무게 차이가 180kg 정도 나는데 이런 점이 흔히 표현하는 제로백의 결과 차이를 만든 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참고로 S 63 AMG의 최고 마력은 612PS입니다. 3억을 훌쩍 넘어가는데 이는 S 500을 2대 사고도 남을 정도의 가격이네요.


4위 : 벤틀리 플라잉 스퍼 W12 S (635마력)

사진=벤틀리


차 무게만 2.5톤인 럭셔리 세단 플라잉 스퍼가 4위에 이름을 올렸네요. W12 트윈 터보 6.0리터 엔진은 최고 속도를 자그마치 325km/h가지 낼 수가 있습니다. 다만 무게 때문인지 0-100km/h는 S 63 AMG보다 0.2초가 느린 4.5초. 최대토크는 820Nm으로 역시 S 63 AMG보다 조금 작습니다. 가격도 약간이나마 더 저렴한데, 옵션이 들어갔을 때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네요. 이 무겁고 화려한 거대한 세단이 시속 300km/h로 달린다는 거, 쉽게 체감이 안 되네요.


3위 : 캐딜락 CTS-V (649마력) 

사진=캐딜락


현재 캐딜락이 내놓은 자동차 중 600마력을 넘는 엔진이 장착된 것은 CTS-V가 유일하죠. 그 바로 밑이 ATS-V로 470마력이니까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경쟁 모델 중 하나인 BMW M5, 그중에서도 Competition 버전이 625마력으로 게 중 CTS-V 최고 마력에 가깝네요. 대~단합니다.


미국 자동차답게(?) V8 수퍼차처 엔진이 들어가 있습니다. 최고속도는 320km/h이고 최대 토크는 855Nm, 0-100km/h는 3.7초 수준. 이 급에서 난다 긴다 하는 유럽산 고성능 세단들과의 힘 싸움에서만큼은 절대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위 : 포르쉐 파나메라 터보 S E-하이브리드 (680마력)

사진=포르쉐


반칙처럼 포르쉐라는 최고의 스포츠카 브랜드가 만든 4도어 세단 파나메라 터보 S E-하이브리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는 유일하게 TOP 5에 들어와 있습니다. 최고속도는 310km/h에 이르고 전기모터만으로 50km까지 달릴 수가 있다고 하는데요. 기계 엔지니어링의 결정체 중 하나였던 포르쉐 911 터보가 이런 식으로 변화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제는 곧 순수 전기 스포츠카로도 만날 수 있게 됩니다.


디지털 시대, 그리고 전기차 시대를 향하는 와중에도 포르쉐는 자신들이 잘하는 잘 달리는 자동차 만들기에서 흐트러짐이 없는 듯합니다. 파나메라 터보 S E-하이브리드와 동일한 마력의 스포츠 투리스모라는 왜건도 판매 중입니다. 그런데 왜건이라고는 하지만 기본형과 트렁크 용량에서 별 차이가 안 나기 때문에 굳이 이 차를 선택해야 하나 싶습니다. 파나메라 터보 S E 하이브리드의 0-100km/h는 2.9초!!


1위 : 닷지 차저 SRT 헬캣 (717마력)

사진=netcarshow.com


크라이슬러스러웠던(?) 디자인의 6세대 차처가 지나가고 7세대가 처음 등장했을 때 그 디자인의 변화만큼이나 사람들은 이 6.2리터 V8 수퍼차처 엔진이 만드는 최고 707마력의 힘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2019년형 차저 SRT 헬캣은 마력에 변화를 줬죠. 기존의 707마력에서 10을 더해 717마력이 된 겁니다.


2도어 쿠페 닷지 챌린저 SRT 데몬의 851마력에 비하면 많은 차이가 있지만 세단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차저 SRT 헬캣의 최고 마력은 대단한 수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이제는 닷지 모델을 구입하는 게 쉽지 않아졌지만 이런 정도의 성능과 스타일이라면 챌린저와 차저 모두 미국 머슬카 마니아들에게는 로망이 아닐까 싶네요.


참고로, 0-100km/h 2.4~2.7초 수준인, 그래서 현재 가장 가속력이 좋은 세단으로 여겨지는 테슬라 모델 S P100D의 경우 공인된 출력이 611PS이기 때문에 오늘 기준인 마력 순위에서는 빠져 있다는 점도 잘 참고하셨음 합니다. 테슬라를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앞으로 출력 경쟁은 순수 전기차 등의 거센 도전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환경 문제 등으로 힘을 많이 잃은 엔진이지만, 그래도 가끔씩 하게 되는 고마력 세단을 타고 트랙을 달리는 기분 좋은 상상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