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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獨 자동차 잡지가 전해주는 최신 소식과 비교평가기

2기통에서 16기통까지, 최고 마력의 자동차들

루가 멀다고 나오고 있는 배터리 전기차, 수소 전기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뉴스. 요즘은 순수 엔진 자동차 소식 접하기가 의외로 쉽지 않죠. 환경과 인체 유해성 논란 등으로 엔진에 대해 과거만큼 열광하는 분위기는 아닌 게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엔진은 여전히 자동차 좋아하는 분들의 아드레날린을 분출시키는 핵심 키워드라 하겠습니다.


오늘은 재밌는 자료가 하나 있어서 이를 공유할까 합니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뉴스는 최근 기통 수별로 마력이 가장 높은 엔진이 무엇인지를 소개했습니다. 일정 정도의 판매량이 이뤄지고 있는, 순수 엔진 자동차들만을 기준으로 삼았는데요. 어떤 차들에 어떤 수준의 엔진이 들어가 있는지 간단하게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기통 엔진 : 피아트 크라이슬러사의 0.9 터보 트윈에어 (105마력)

0.9리터 트윈에어 /사진=FCA


실린더가 2개. 흔치 않은 자동차 엔진 구조죠. 영국의 수제 제작업체인 모건에서 V2 엔진이 달린 3휠러라는 모델을 내놓기는 하지만 2.0리터에 83마력 수준에 머뭅니다. 그에 비하면 피아트 여러 모델에 달린 2기통 터보 엔진은 875cc에 최고 105마력까지 하죠. 


피아트 500과 500L과 같은 크로스오버형 모델은 물론 판다, 그리고 티포와 알파 로메오의 미토 같은 소형차에까지 장착되고 있습니다. 피아트 500의 경우 0-100km/h가 10.0초로, 나쁘지 않은 가속성을 보여줍니다.

500L /사진=FCA


3기통 엔진 : 볼보 XC40 T3 1.5 (156마력)

T3 3기통 엔진 / 사진=볼보


사실 기존까지 3기통 엔진의 대표적인 브랜드라고 하면 포드를 들었죠. 에코부스트라는 이름을 달고 MPV는 물론 중형급인 몬데오에까지 장착이 됐습니다. 최고 마력이 140PS니까 상당한 수준이었고 BMW의 18i의 136마력보다 조금 앞섰습니다. 


그런데 최근 볼보가 콤팩트 SUV XC40을 내놓으며 여기에 3기통 가솔린 엔진을 넣어 화제가 됐죠. 최고 마력이 156PS로 기존의 포드 에코부스트보다 더 강한 3기통 엔진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수동 6단 변속기와 맞물린 이 구성은 아무래도 높은 가격에 대한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나온 게 아닌가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판매가 안 되겠죠?

XC40 / 사진=볼보


4기통 엔진 : 메르세데스 45 AMG (381마력)

GLA 45 AMG / 사진=다임러


4기통 전성시대인 요즘 이 급에서 최고 마력을 찾는 일은 조금 어렵습니다. 그만큼 체크해 봐야 할 엔진이 많기 때문이죠. 고맙게도(?) 아우토뉴스는 수고를 덜어주며 현존 최고 마력의 4기통 엔진이 무엇인지 답을 주었습니다. 바로 메르세데스 45 AMG가 그 주인공인데요.

CLA 45 AMG / 사진=다임러


최고 381마력이라는 엄청난 엔진입니다. 경쟁 모델이랄 수 있는 아우디 RS3의 경우는 마력이 더 높지만 5기통이며, BMW M2 3.0 모델의 경우는 6기통으로 370마력이니까 단순히 수치만으로 비교하면 보면 메르세데스 45 AMG가 앞선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4기통으로 45 AMG의 뒤를 잇는 것은 볼보의 고성능 모델 S60/V60 폴스타로 최고 367마력입니다. 다들 대단하네요.


5기통 엔진 : 아우디 2.5 TFSI (400마력)

2.5 TFSI 엔진 / 사진=아우디


5기통 엔진이 들어간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는 흔치 않습니다. 현재는 아우디와 볼보 정도인데요. 페르디난트 피에히 전 VW 그룹 회장이 아우디 회장일 때 밀어붙여 승용차에 5기통 엔진이 장착됐습니다. 볼보의 경우 5기통 엔진이 190PS이지만 아우디는 화끈하게 힘을 내는 모델들이 2개나 존재합니다. 


아우디 TT RS와 RS3 (해치백/세단) 등이죠. 엔진음만으로 5기통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있다는 자동차 덕후님들 입장에선 계속 남아줬으면 하는 엔진이 아닐까 합니다. 아우디도 5기통 엔진으로 아우디 TT 등을 성공적으로 가져왔기 때문에 아마도 5기통 역사는 당분간은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TT RS / 사진=아우디


6기통 엔진 : 포르쉐 911 3.8 가솔린 엔진 (700마력)

3.8 가솔린 엔진 / 사진=포르쉐


포르쉐 카이맨이나 박스터가 911에 못지않은 운동 성능을 보여준다는 많은 얘기가 있습니다. 더 저렴한데 재미는 충분히 보장되니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911이 박스터나 카이맨과 구분되는 중요한 기준점 중 하나는 바로 엔진일 겁니다. 3.8리터급 엔진은 오로지 911에만 들어갑니다.


파나메라나와 카이엔 등에는 4.0리터 엔진이 들어가고, 특히 파나메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680마력까지 힘을 내고는 있지만 순수한 엔진의 힘만으로는 현재 911 GT2 RS에 들어가 있는 700마력 엔진이 가장 높습니다. 

GT2 RS / 사진=포르쉐


최고 속도는 340km/h까지 낼 수 있지만 사전에 충분한 교육을 받고 몰아야 할 정도로 여전히 GT2는 다루기 쉽지 않습니다. 최고의 야생마를 길들이는 그런 기분일까요? 어쨌든 엄청난 힘이고 닛산 GT-R 니스모는 600마력으로 뒤를 잇고 있다고 합니다.  


8기통 엔진 : 닷지 챌린저 SRT 데몬 (840마력)

사진=netcarshow.com


500대 한정 생산하겠다고 밝힌 맥라렌의 세나라는 자동차가 있습니다. 예상대로 주문받기가 무섭게 모두 예약이 끝이 났다고 하죠. 이 차에 들어간 엔진이 8기통으로 800마력의 힘을 냅니다. 4.0리터급이니까 1리터당 200마력 수준이네요. 대단하죠? 거기다 차의 무게는 1,200kg도 안 하다니! 다만 최고속도는 340km/h로 앞서 소개한 포르쉐 GT2 RS와 같은 수준입니다. 


현재까지 이런 차체 무게 대비 출력, 또 리터당 마력이 엄청난 자동차가 8기통 엔진을 달고 나온 게 또 있을까 합니다. (어떤 느낌일지 궁금) 물론! 코니세그 역시 고마력 8기통 엔진의 자동차를 내놓고 있습니다. 아게라 시리즈만 하더라도 1000마력이 넘어가는 V8 엔진이 들어갑니다.


또 미국에 있는 튜너 헤네시도 있겠네요. 헤네시 베놈의 경우도 V8 7.0리터 엔진이 들어가 있으니까 정확하게는 이들도 다 포함돼야 합니다. 다만 코니세그나 헤네시까지 포함을 시킨다면 많은(?) 튜너들 다 집어 넣어야 하기 때문에 흔히 일정 수준의 판매량을 보이는 브랜드로만 아우토뉴스가 그 대상을 한정을 지은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아우토뉴스가 왜 이 차를 빼놓았는지 모르겠네요. 707마력의 닷지 챌린저 헬켓을 튜닝해서 시장에 내놓은 말 그대로 괴물 차 헬켓 SRT 데몬입니다. 6.2리터 V8 엔진을 다듬어 나온 결과로 정지 상태에서 최고의 가속 성능을 보여줍니다. 단, 배기량 대비 마력이 기준이라면 맥라렌 세나가 1위가 맞고, 단순히 마력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헬켓 데몬이 1위 타이틀을 받아야 합니다.

맥라렌 세나 / 사진-=netcarshow


10기통 엔진 : 람보르기니 5.2리터 V10 

람보르기니 우라칸 퍼포만테 / 사진=netcarshow.com


점점 영역을 잃어가고 있는 10기통 엔진. 현재는 (닷지 바이퍼의 단종 등으로) 람보르기니와 아우디 R8 등, 폴크스바겐 그룹 내에서만 잘 활용이 되고 있는 듯합니다. 우라칸 퍼포만테의 경우 V10 엔진이 640마력까지 PS를 끌어올립니다. 하지만 오히려 여러 종류의 V8 모델보다 최고 마력은 더 낮은 편이죠. 과연 10기통의 시대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요? (그리 희망적이지는 않아 보입니다.)


12기통 엔진 : 페라리 V12 6.5리터 (800마력)

수퍼페스트 엔진 / 사진=페라리


12기통 엔진은 호화로운 자동차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롤스로이스가 대표적이죠. 모든 모델의 엔진이 12기통으로 돼 있고, 벤츠 S클래스, 그리고 벤틀리 역시 많은 모델에 12기통 엔진이 들어갑니다. 710마력의 벤틀리 슈퍼스포츠 컨버터블 모델이 있긴 하지만 12기통 최고마력 타이틀은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에게 돌아갑니다. 


슈퍼패스트는 800마력으로 파가니가 AMG 12기통 엔진을 얹어 내놓는 후아이라(혹은 와이라)의 750마력보다도 높습니다. 이미 아는 분은 다 아실 만한 내용이지만 슈퍼패스트 앞에 붙은 812라는 숫자의 8은 마력, 12는 엔진 실린더 수를 의미한다고 하죠. 대놓고 12기통 800마력임을 자랑(?)하고 있다고 해야겠네요. ;)

812 슈퍼패스트 / 사진=페라리


16기통 엔진 : 부가티 시론 (1500마력)

부가티 시론 / 사진=netcarshow.com


배기량 8.0리터, 최고마력 1500PS, 최대 토크 163.2kg.m으로, 이미 숫자만으로도 입이 쩍 벌어지게 됩니다. 수십억을 손해 보며 파는 자동차로 알려진 부가티 모델들은 시론을 끝으로 브랜드 역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죠.


사실 그전부터 돈 먹는 하마라는 이유로 여러 차례 부가티 생존이 논의되었고, 따라서 시론 이후의 부가티가 존재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무엇보다 부가티를 이끌던 페르디난트 피에히 의장이 현장에서 쫓기듯 물러났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시론 / 사진=netcarshow.com

하지만 람보르기니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슈테판 빈켈만 현 부가티 사장은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할 것임을 밝혔고, 그런 것을 보면 부가티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일은 지금 당장은 벌어지지 않을 듯합니다. 부가티 시론과 람보르기니 우라칸 등을 디자인한 알렉산더 셀리파노프가 현대로 스카우트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죠.


엄청난 엔진의 고 마력의 세계, 잘 보셨나요? 오늘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