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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유럽에서 가장 크다는 현대차 딜러샵 방문기

유럽, 그중에서도 독일은 현대자동차 유럽법인과 기아자동차 디자인센터 등이 있는 명실상부한 현대자동차 그룹의 유럽 수출 전진기지죠. 법인이라고 사무실만 달랑 있는 게 아니고, 공항 근처 뤼셀스하임이라는 곳에는 유럽기술연구소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연구소에서는 현지 고객들의 취향을 파악해 자동차 등에 적용하고, 유럽 시장에 맞는 자동차 기술 등을 본사와 협의하는 그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홍보 멘트 나열한 거 같아 좀 그렇긴 하지만 어쨌든! 거기에 WRC (월드랠리챔피언십) 출전을 위해 현대모터스포츠법인 역시 독일에 있으니까, 얼마나 현대가 독일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을 듯합니다.

사진=현대자동차

그리고 2014년 12월, 유럽법인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현대는 유럽에서 가장 크다는 플래그십 판매점을 오픈했습니다. 위에 사진에 나와 있는 딜러샵인데, 멋지죠? 제가 이 사진을 처음 본 게 2015년 초니까, 벌써 2년이 다 돼 가는데, 그동안 궁금증만 갖고 있다 근처를 방문할 일이 있어 겸사겸사 현대 딜러샵도 둘러보게 됐습니다. 

흔치 않게 맑았던 날. 우측 마인강을 두고 멀리 새로 옮긴 유럽중앙은행 건물도 보인다.

유럽중앙은행이 옮겨와 문을 여는 날,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얼마나 격한 시위가 있었는지 모른다. 그걸 알기나 할까? 거대한 자본을 주무르는 건물 역시 거대하다.

사진 속 현대 판매점은 프랑크푸르트에서도 가장 자동차 딜러샵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에 위치해 있는데요. 약 1~2km 직선도로를 사이에 두고 여러 자동차 메이커들이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강남처럼 넓고 고급스러운 동네는 아니지만 여러 딜러를 동시에 경험하기엔 프랑크푸르트에서 가장 좋은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는 길에 어떤 딜러들이 있나 잠시 감상을 해 본다면...


보통 프랑크푸르트 시내에서 출발하면 딜러들 중 가장 먼저 만나 게 되는 건 볼보다. 그런데 깜빡 놓치고 두 번째 만나는 아우디 대리점 사진만 찰칵.

아우디 판매점을 지나면 보이는 피아트, 알파로메오, 란치아, 그리고 지프 로고 간판들. 사진 상태가;;

FCA 딜러샵을 지나면 바로 나타나는 미니 판매점. 건물 위에 BMW 로고가 더 잘 보인다는;;

미니 딜러를 지나면 반대편에 자리하고 있는 BMW.

BMW 옆에 소박하게 자리하고 있는 오펠. 유리탑이 나름 인상적.

오펠 지나면 한 지붕 두 가족 재규어 랜드로버 매장.

포르쉐와 혼다 매장

조금만 가면 분위기가 이렇게 확 바뀐다. 시트로엥과 푸조 판매점. 변한 게 없네...

현대 프랑크푸르트 딜러샵이 보인다.

현대 판매점 바로 옆에 있는 토요타와 렉서스 매장. 적어도 토요타 매장보다는 커야 한다고 내부적으로 의견을 냈겠지?

바로 찻길이고 복잡해서 되레 길 건너편에서 현대 딜러샵 전경은 더 잘 보일 거 같다.

토요타 입간판이 절묘하게 현대 글씨를 가리고 있더라는. 펄럭이는 깃발까지 시야방해. 서로 친하게들은 지낼까 몰라...

유럽 최대 크기의 현대자동차 대리점 바로 옆에는 토요타와 렉서스 매장이 자리해 있고, 늘 차들이 막히는 그런 곳입니다. 다른 브랜드들 다 이 지역에 커다란 딜러샵을 가지고 있는데 현대도 상징적으로 이곳에 판매점을 두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뒤쪽으로 돌아가니 주차장이 있었고, 거기엔 대로에서는 안 보이는 A/S를 담당하는 정비건물이 있었습니다. 유럽은 크리스마스 전부터 새해까지 대체로 휴가 시즌이라 딜러샵은 직원 몇 명만 있을 뿐 방문객도 없이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였습니다.


정문

휴가갔나 보다. 빈 안내데스크. 우측으로 2층 전시장으로 올라가는 층계가 보인다. 아내와 난 2층 올라갈 생각을 못하고 그냥 나와버렸다;; 1층이 메인 전시 공간.

안쪽에 안내데스트에 여직원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사진엔 안 보이지만 우측엔 상담받을 수 있는 딜러들 사무실. 근데 사진 상태가 ㅜㅜ (스마트폰으로 막 찍다보니 이런 사진들이... 넓은 마음으로 이해바라겠습니다.)

고객들 기다리며 잡지 같은 것 읽을 수 있게 해놓았다.

정면으로 들어서서 좌측으로는 별도의 공간을 따로 만들어 놓았는데, 거기에 투산이 전시돼 있었다. 고급 차 등이 전시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혹시라도 제네시스를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전시 차량 보닛에는 주행거리 제한없는 5년 무상보증 기간 스티커가 붙어 있다. 훔...요즘은 현대와 기아 덕(?)에 여러 메이커가 보증기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아내가 이 차가 뭐냐고 물어 대충 설명을 하는데, 뒷모습을 보더니 고개를 가로젓는다. 앞은 좋은데 뒤태가 영 아니라며, 투산이나 산타페, i30 터보 등의 실내를 들여다 보고는 현대는 왜 여성들에게 어필할 만한 실내 분위기가 안 나는 거냐며 아쉬워했다. 뭐라고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참았다...

유럽에서 처음 연 플래그십 딜러샵임을 기념한 동판. 고객의 높은 만족을 최우선으로 삼는다는 문구도 함께...

뒷쪽으로 나오면 이처럼 좌측에 각종 수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주차 공간 구획을 좀 더 정확하게 하고, 대로에서 주차장으로 진입하는 걸 알리는 안내판이 좀 더 커야 할 거 같다. 어쨌든 대단히 컸다.

1층과 2층을 합쳐 약 2,500제곱미터 (약 750평)의 전시 및 고객 상담 및 휴식 공간이 마련돼 있습니다. 델타 오토모빌이라는 현대의 파트너 딜러사가 운영하고 있는 곳인데 이 델타 오토모빌은 프랑크푸르트와 비스바덴과 마인츠 등에 총 4개의 딜러샵을 갖고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다른 곳은 현대와 오펠, 포드, 세아트 등을 함께 판매하고 있는데 이 프랑크푸르트 지점만 유일하게 현대차만 판매를 하고 있었습니다. 나머지 세 곳에서는 지금은 철수한 쉐보레 애프터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현대가 2013년부터 세계 딜러샵에 대해 개선작업을 펼치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유럽에서는 이곳 프랑크푸르트점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큰 플래그십 딜러샵으로 전환됐습니다. 직원들은 대체로 친절했습니다만 거의 반휴무 상황인지라 활발한 영업 분위기를 확인하지 못한 게 조금 아쉬웠습니다.

올해엔 영국 글래스고우에 영국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 딜러샵이 오픈을 한 것으로 아는데요. 과연 현대가 해외 딜러샵의 고급화, 표준화를 통해 얼마나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제네시스 브랜드의 경우 앞으로 G70와 SUV 등도 내놓게 되면 유럽 시장에서도 지금보다는 더 홍보를 적극적으로 해야 할 텐데, 현대차만 취급하는 이런 대형 딜러샵이 많지 않은 유럽에서 어떻게 제네시스를 판매할지 역시 궁금해집니다.


올 한 해 스케치북다이어를 찾아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2016년은 이 블로그로만 보면 가장 힘든 시기였습니다. 좋은 콘텐츠만 만들면 될 줄 알았는데 이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도 새삼 알게 된 한해였거든요. 정말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2016년도 이렇게 마무리 됩니다. 힘들고 어렵고 속상하고 분노하고 아팠던 모든 것, 묵은 해와 함께 깨끗하게 우리 모두 떠나보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한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새해에도 노력하는 그런 스케치북다이어리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