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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유럽 SUV 시장의 복병, 세아트 아테카

경마에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말이 우승을 차지한 것에서 유래된 다크호스라는 표현이 있죠. 최근 유럽 시장에 등장한 스페인산 SUV 한 대가 말 그대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세아트의 아테카(Ateca)가 그 주인공인데요. 어떤 면에서 이 차가 관심을 끌고 있는지, 간단히 아테카에 대한 현지 분위기를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테카 / 사진=세아트

적자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을까?

1950년 출발한 세아트는 스페인을 대표하는(사실 유일한) 자동차 회사로 1990년 폴크스바겐 그룹이 지분의 99.99%를 인수하며 완전히 자회사로 편입시켰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공장 규모에 비해 판매량은 신통치 않았고 늘 만성적자에 시달려야 했죠. 최근까지도 세아트는 빈약한 라인업에 소형 해치백 이비자와 C세그먼트 레온 등에 주로 의지하는 형편이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경영 실적이 조금씩 좋아지고는 있었지만 뭔가 확실한 돌파구가 필요했고, 세아트는 노력 끝에 폴크스바겐 티구안의 유전자에 세아트 특유의 경쾌한 주행감을 잘 버무린 콤팩트 SUV 아테카를 내놓게 됩니다. 놀랍게도 아테카는 세아트가 내놓은 첫 번째 SUV 모델이었죠. 지난 5월부터 유럽에서 판매에 들어간 상태인데요. 아직까지 판매량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진 못하고 있지만 아테카는 3가지 이유로 유럽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입니다.

스타일이 살아 있다

아테카 주행 모습 / 사진=세아트

사진=세아트

아테카가 처음 공개됐을 당시 독일 등지에서는 스타일에 대한 반응이 상당히 좋게 나왔습니다. 뭔가 날카로운 듯하지만 부담을 주지 않으며 전체적으로 균형감이 잘 잡힌 스타일이라는 의견이 많았죠. 2012년 공개된 레온부터 시작해 세아트는 아우디와 폴크스바겐 스타일을 과감하게 적용하면서 다소 밋밋했던 스타일이 살아났고, 이런 분위기를 이어받은 아테카는 젊은 고객층을 흡수할 수 있을 만한 모던함으로 대중 앞에 등장했습니다.

세아트 볼륨 모델인 레온 / 사진=세아트

비교 테스트에서 동급 최고 수준으로 평가

무엇보다 유럽인들에게 아테카가 강하게 각인된 것은 자동차 전문지의 이어지는 칭찬 릴레이 때문이었습니다. 우선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는 신형 티구안과 포드 쿠가 등, 콤팩트 SUV의 강자들과 아테카를 비교테스트했는데요. 총점 기준으로 아테카는 티구안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주행성능에서만큼은 티구안과 쿠가 등 나름 달리기 좀 한다는 모델들을 넉넉한 점수 차로 따돌렸습니다. 

신형 티구안보다 차체가 작음에도 공간의 안락함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기도 했죠. 또 지난 8월에는 아우토빌트가 현대 투산, 닛산 캐시카이, 그리고 르노 카자르 등과 아테카를 비교테스트 했는데 여기서도 완승을 거두며 1위를 차지했습니다. 역시 조향 능력과 민첩함 등에서 우위에 있었고 좌석의 안락함이나 서스펜션의 능력 등도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다만 제동력의 경우 4개 모델 중 세 번째로, 이 부분만 좀 더 보강된다면 연비효율도 좋아 흠잡을 데 없는 그런 콤팩트 SUV가 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리고 아테카는 영국의 오토익스프레스가 뽑은 '2016년 최고의 크로스오버 및 소형 SUV' TOP 10에 당당히 첫 번째에 이름을 올리며 독일에서뿐만 아니라 이 차가 어느 곳에서 누구에게나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음을 확인시켰습니다. 오토익스프레스는 특히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SUV 캐시카이 등이 아테카의 등장으로 골치깨나 아플 것이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조립 마감도 괜찮은 평가를 받으며 품질 면에서도 많은 개선을 이뤘으며, 아우디의 영향을 받은 좋은 스타일에, 잘 달릴 줄 아는 운전의 재미까지 주는 아테카. 그리고 여기에 한 가지 강력한 또 하나의 경쟁력을 이야기한다면 바로 가격이 될 수 있습니다.

아테카 실내 / 사진=세아트

아테카 / 사진=세아트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현대 투산, 닛산 캐시카이, 르노 카자르 등과 비교해도 가격에서 부담이 가장 덜한 아테카인데요. 많은 부분 도움을 받은 티구안과 비교하면 7~8백만 원 이상까지도 판매가에서 차이가 발생합니다. 물론 티구안 신형에 여러 면에서 밀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가격 대비 이만한 스타일에 이만큼의 성능까지 보여주는 SUV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소비자에겐 즐거운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한국에 폴크스바겐 그룹의 스코다가 진출을 노리고 있죠. 관심이 많은 코디악 같은 SUV는 덩치도 크고 가격도 생각한 만큼 저렴하진 않을 겁니다. 그에 비하면 세아트는 가격 대비 스타일과 성능에서 모두 만족을 주는 콤팩트 SUV의 진정한 다크호스라 할 수 있습니다. 언젠간 스코다와 함께 세아트 역시 한국 시장을 노크할지도 모를 일이니, 그런 이유 때문에라도 세아트라는 브랜드, 그리고 아테카의 선전을 지금보다는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