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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독일 자동차 클럽이 공개한 제동력 좋은 차들

독일을 대표하는 자동차 클럽 아데아체(ADAC)가 최근 재미있는 자료를 자신들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자동차 500여 대의 제동력 결과를 분석한 것인데요. 모델 전체적으로 제동력 수준이 좋아졌으며, 이런 결과는 차체의 변화나 하체의 기술적 발전, 그리고 좋아진 타이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물론 제동 장치 자체의 완성도가 나아졌다는 점도 요인 중 하나로 봐야 할 겁니다.

테스트 500대 평균 제동 거리는 '36.4m'

이번에 공개된 500여 대 자동차의 평균 제동거리는 36.4m(시속 0에서 100km/h에 도달했을 때 제동 거리 기준)로, 이는 10년 전 평균 40m 수준에 비해 분명 좋아진 결과입니다. 예를 들면, 2001년에 테스트한 4세대 골프는 당시 39.5m의 평균제동거리를 보였는데 반해 2013년에 실시한 7세대 골프의 제동력은 평균 33.6m로 5.9m가 줄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더 커지고 무거워진 골프이지만 그만큼 제동력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모든 자동차가 좋은 평가를 받은 건 아닙니다. 가장 좋은 제동력 결과를 보인 포르쉐 911 카브리올레가 시속 100km/h에서 멈췄을 때 평균 32.7m의 제동거리를 보였지만 시트로엥의 점퍼 콤비 모델은 47.8m의 결과를 보였습니다. 전체 평균 36.4m와도 큰 차이를 보였죠. 제동거리가 동급 모델 사이에 2미터 이상 나면 그건 기술력의 차이라고 어느 독일 전문가가 이야기한 게 기억나는데요. 그렇다면 세그먼트별로는 어떤 결과를 보였을까요?

구체적 테스트 조건을 밝히진 않았지만 일반적인 아스팔트 도로를 기준으로 삼았고, 노면은 젖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시험된 것으로 보입니다.  타이어의 경우 제조사가 제공한 것들이었고 특별히 튜닝되거나 한 모델은 없었습니다. 다만 겨울에는 겨울 타이어가 여름에는 여름 타이어, 일부 모델들은 사계절과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 등이 장착됐다는 점,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아데아체는 세그먼트별로 성적이 좋은 상위 10개 모델을 공개했는데, 지금부터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동력 좋은 소형차 (B세그먼트) 상위 10

1위 : 미니 원 D (제동거리 : 32.7m)

2위 : 미니 쿠퍼 (제동거리 : 33.0m)

3위 : 스마트 포포 1.0 (제동거리 : 34.4m)

4위 : 스코다 룸스터 1.2 TSI 그린텍 (제동거리 : 34.5m)

5위 : 포드 피에스타 1.0 에코부스트 (제동거리 : 34.9m)

6위 : 르노 클리오 1.2 (제동거리 : 35.0m)

7위 : 현대 i20 1.1 (제동거리 : 35.1m)

8위 : 스코다 파비아 콤비 1.2 TSI (제동거리 : 35.2m)

9위 : 폴크스바겐 폴로 1.4 TDI (제동거리 : 35.4m)

10위 : 폴크스바겐 크로스 UP 1.0 (제동거리 : 35.5m)

미니 원 D / 사진=BMW


제동력 좋은 중형 이하 (C세그먼트) 상위 10

1위 : 세아트 레온 ST 1.6 TDI (제동거리 : 33.1m)

1위 : 폴크스바겐 골프 왜건 2.0 TDI (제동거리 : 33.1m)

3위 : 아우디 A3 스포츠백 1.4 TFSI (제동거리 : 33.7m)

4위 : BMW 220i 쿠페 (제동거리 : 33.9m)

5위 : 메르세데스 B200 내츄럴 가스 드라이브 (제동거리 : 34.1m)

6위 : 볼보 V40 T2 (제동거리 : 34.2m)

7위 : 닛산 펄사 1.5 dCi (제동거리 : 34.5m)

8위 : 스코다 라피드 1.2 TSI (제동거리 : 34.7m)

9위 : 포드 포커스 1.0 에코부스트 (제동거리 : 34.8m)

9위 : 르노 메간 에너지 TCe 130 (제동거리 : 34.8m)

레온 ST / 사진=세아트


제동력 좋은 중형 이상급 상위 10

1위 : 메르세데스 S50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제동거리 : 32.6m)

2위 : 메르세데스 C 220 블루텍 왜건 (제동거리 : 32.8m)

3위 : 아우디 A7 스포츠백 3.0 TDI 울트라 (제동거리 : 33.0m)

4위 : 메르세데스 E 400 카브리올레 (제동거리 : 33.1m)

5위 ; 아우디 A6 올로드 3.0 TDI (제동거리 : 33.3m)

6위 : 폴크스바겐 파사트 왜건 2.0 TDI (제동거리 : 33.7m)

7위 : BMW 740i (제동거리 : 33.9m)

8위 : 테슬라 모델 S P85 (제동거리 : 34.1m)

8위 : 스코다 옥타비아 왜건 2.0 TDI 그린텍 (제동거리 : 34.1m)

10위 : 볼보 S60 D4 (제동거리 : 34.2m)

S 50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 사진=다임러


제동력 좋은 SUV 상위 10

1위 : 볼보 XC90 D5 (제동거리 : 33.6m)

2위 : 메르세데스 GLK 250 CDI 블루텍 (제동거리 : 33.8m)

3위 : BMW X3 xDrive20d (제동거리 : 34.5m)

4위 : 아우디 Q7 3.0 TDI 울트라 (제동거리 : 34.6m)

5위 : 폴크스바겐 투아렉 V6 TDI (제동거리 : 34.9m)

6위 : 아우디 Q3 (2.0 TDI (제동거리 : 35.0m)

7위 : 포르쉐 마켄 S 디젤 (제동거리 : 35.2m)

8위 : 기아 (구형) 스포티지 2.0 CRDi (제동거리 : 35.3m)

9위 : BMW X6 xDrive30d (제동거리 : 35.6m)

10위 : 포드 (구형)쿠가 2.0 TDCi (제동거리 : 35.9m)

XC 90 / 사진=볼보


제동력 좋은 스포츠카 상위 10

1위 : 포르쉐 911 카레라 카브리올레 (제동거리 : 31.3m)

2위 : 포르쉐 911 카레라 쿠페 (제동거리 : 32.1m)

3위 : 재규어 F타입 쿠페 (제동거리 : 32.7m)

4위 : 메르세데스 SK 350 (제동거리 : 33.0m)

5위 : 포르쉐 카이맨 (제동거리 : 33.1m)

6위 : 아우디 R8 스파이더 V10 (제동거리 : 33.2m)

7위 : 푸조 RCZ R (제동거리 : 33.9m)

8위 : 아우디 TT쿠페 2.0 TDI (제동거리 : 34.3m)

9위 : 메르세데스 AMG GT (제동거리 : 34.4m)

10위 : 닛산 370Z 로드스터 (제동거리 : 34.7m)

911 카브리올레 2013년형 / 사진=포르쉐

아데아체는 이런 이야기를 덧붙이는 걸 잊지 않았는데요. 우선 꼭 비싼 제동장치, 꼭 비싼 차라고 해서 제동력이 우수한 것만은 아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제동력이 우수한 상위 10개 모델을 세그먼트별로 보면 전반적으로 스포츠카들이 낫긴 했지만 세아트나 미니 원 모델과 같은 평범한 차들도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또 오프로더들의 제동력이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는 그리 좋지 않았고, 여기에 4계절 타이어가 장착된 경우 그 차이는 더 벌어졌다는 걸 확인시켜줬습니다. 포드 레인저 2.2 TDCi가 랭글러의 4계절 타이어를 장착했을 때 테스트 제동거리는 41.1m나 됐고, 닛산 나바라 더블캡 역시 콘티넨탈의 4계절 타이어를 장착하고 테스트를 해보니 제동거리가 44.7m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면 온도가 6도 수준으로 떨어지면 보통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하는 것을 권하는데요. 아예 독일은 법으로 이를 강제시켜버리기도 했죠. 우리나라 운전자들도 제철 타이어로 갈아주는 게 더 경제적이고 안전하다는 걸 많이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타이어에 대한 이야기는 또 별도로 이야기를 드릴 기회가 있을 겁니다.

여기에 에너지 절약형 타이어 역시 같은 차종에 장착했을 때 그렇지 않은 일반 타이어에 비해 제동력 차이가 좀 많이 났다는 점을 아데아체는 빼놓지 않고 이야기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제동력 수준은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오프로드용이나 사계절 타이어, 그리고 에너지 절약형 타이어는 제동력에 있어서만큼은 상대적으로 도움이 적다는 점, 그리고 꼭 비싼 제동장치가 달려야만 잘 멈추는 건 아니라는 것 정도로 오늘 내용은 요약할 수 있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