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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어떤 차를 사야 할까요?" 조언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자동차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분의 사연을 소개할까 합니다. 내용을 다 읽고 저 혼자 고민하고 혼자만의 의견을 드리기보다는 보다 많은 분들의 목소리를 모아 보는 게 낫겠다 싶어 이렇게 공개하게 됐는데요. 잘 읽어보시고 여러분의 솔직한 의견 남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자동차와 운전을 사랑하는 35세의 건강한(?) 남성입니다. 내년 봄 둘째 아이 출산을 앞두고 차를 바꿀 계획이 있습니다. 첫째 아이는 곧 돌이 되고요. 아이 둘을 포함해 6인 가정에 어떤 차가 어울릴지 고민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조언을 구하고 싶어 글을 드리게 됐습니다.

현재 차량의 문제점

현재 저의 자동차는 2008년 1월식 투싼 JX입니다. 투싼 IX 출시로 단종되기 직전의 모델이구요, 2.0 VGT 엔진, 깡통 옵션, 게다가 무려 대한민국 하위 3%에 해당하는 수동변속기 모델입니다. 탁송료, 공채할인 등등 모두 합쳐서 1,800만원쯤 주고 구매했습니다. 친구가 너무 싸다며 "Too 싼"이라는 별명을 지어줬죠. ^^

출퇴근을 주로 대중교통으로 했더니 63,000km밖에 주행을 못 해서, 과장 조금 보태 아직도 새차 느낌이 있습니다. 무사고, 잔고장 없고, 힘 좋고 연비 좋고, 아직까지 사랑하는 애마입니다. 그럼에도 차를 바꾸려는 이유는, 가족들의 안전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출산 후 뒷좌석에 카시트 2개를 설치하고 나면, 아이들이 어릴 때는 엄마가 가운데 좌석에 앉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가운데 좌석은 좁고 불편한 것도 있지만, 안전이 큰 문제입니다. 충격 시 목을 받쳐주는 헤드레스트가 없고, 안전벨트도 2점식이거든요. 

실제 소유 차량 실내 사진

차에 바라는 조건

1. Diesel Engine

2. 3열 시트에 타고 내리기가 불편하지 않을 것

3. 2열과 3열 마주보기 가능: 2열에 유아용 카시트 2개 설치, 3열의 어른이 아기랑 마주보고 앉았으면(KTX 가족석처럼)

4. 안전성

5. 5,000만원대 이하이면 좋음

* 외관 디자인은 안 따짐(봉고차 디자인도 무방)

우선 1번 조건 때문에 도요타 시에나, 혼다 오딧세이가 후보에서 빠졌습니다. 2번 조건은 제가 장모님 장인어른과 함께 살기 때문에 넣었는데, 이 부분도 중요합니다. 어른 두 분, 저희 부부 두 명, 아기 두 명(유아용 카시트 둘) 총 6명을 태우려면 2열 시트로는 부족하고 3열이 필요한데 3열을 활용하려면 VAN의 중간 통로와 같이 3열 승하차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할 듯합니다.

그리고 3번 조건은 제 욕심일 수도 있는데, 카시트에 첫째 아기를 태우고 몇 번 다녀보니 역방향(뒤보기) 설치가 안전하기는 한데 아기가 시야가 막혀 그런지 너무 답답해하고, 순방향(정면주시)으로 카시트를 설치하니 엄마가 아기를 보는 각도가 불편해지는(아기를 보려면 엄마 몸을 90도 이상 틀어야 하는) 문제점이 있더군요.

그래서 기왕이면 엄마(3열)와 아기(2열)가 마주보고 가는 구조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카시트는 안전한 역방향으로 설치하고, 아이는 엄마를 마주보고 가니깐 정서적으로 안정도 되고, 엄마가 아기 보기도 편하고…^^

대안 및 문제점

1. 현대 그랜드 스타렉스

2, 3열 시트 마주보기가 되며, 또한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안전에 대한 지적이 다소 있는 듯합니다. (예: http://humandrama.tistory.com/1204) 충돌테스트 평점 역시 카니발에 못 미치는 것 같구요. 다른 대안들에 비해 나쁜 승차감, 4열까지 들어가 있어서 짐을 실으려면 4열을 떼고 다녀야 한다는 귀찮음 등도 마이너스 요소입니다.

2. 기아 카니발 7인승

2, 3열 시트 마주보기를 포기한다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시트 마주보기 개조를 한다면 비용, 자동차 검사 또는 보험 등이 어떻게 문제 될지 알아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스타렉스와 카니발 사이에서 마음을 못 정하고 있습니다.

3. 기아 모하비

튼튼한 차로 소문이 나 있는데, 3열 시트에 타고 내리기가 불편해 보입니다. 시트 마주보기도 물론 안되구요.

4. 벤츠 V-class

이 차는 그랜드 스타렉스처럼 2, 3열 시트 마주보기가 됩니다!

V클래스 / 사진=다임러

제가 원하는 대부분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데 (깡통옵션의 가격이 5만 유로대로 시작하는 점은 감수한다 하더라도) 국내 출시가 되지 않아 구할 수가 없습니다 bb 저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안이 있을지요? 대안이 없다면 저의 희망 조건 중 일부를 포기시켜 주셔도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혹은, 다른 대안, 즉, 국내 출시를 앞둔 적절한 패밀리밴을 소개해 주셔도 매우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쉐보레가 올랜도로 한국 시장에서 재미를 보고는 패밀리밴도 조만간 들여온다는 소문이 있더군요. 감사합니다.

저의 생각 : 굉장히 어려운 문제인 듯하네요. 언제나 그렇듯 차량 구매에 관한 의견에 대해 저는 늘 어떤 목적으로 차량을 운행할지, 어떤 타입의 운전자이신지를 되묻게 되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물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 정리를 해주셨습니다. 

우선 디젤 패밀리밴, 혹은 승합차가 되어야 할 듯한데 이 경우 벤츠 V클래스는 말씀처럼 공식 수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 후보군에서 어쩔 수 없이 제외를 시켜야 할 듯하네요. 독일에서 판매 가격을 보니 사륜구동 디젤 (220d, 163마력)이 48,000유로 수준에서 시작되더군요. 옵션 좀 넣고 수입될 경우 여러 가지 추가되는 비용 등을 감안하면 5만 유로는 훌쩍 넘을 듯한데요. 

한마디로 너무 비쌉니다. 독일에서도 V클래스는 비싸고 고급스러운 모델이기 때문에 5천만 원 전후의 금액을 고려하신 입장에서는 추천이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그 외에 유럽산 패밀리밴들이 있긴 합니다. 폴크스바겐의 샤란, 포드 갤럭시, 르노 에스파스, 세아트 알람브라 등, 많이 팔리고 평가 좋은 밴들이 있죠. 하지만 차의 크기가 국내 7인승(혹은 그 이상) 패밀리밴인 기아 카니발이나 쌍용 코란도 투리스모에 비해 작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물론 수입 안되는 모델들이 대부분이니 이 역시 의미는 없을 듯합니다.

결국 국내산 승합차와 두 대의 패밀리밴으로 좁혀지지 않나 싶은데요. 결국 매장을 방문해 직접 차량을 아내분과 함께 꼼꼼하게 체크하면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의견을 모으는 게 어떨까 합니다. 참고로, 독일 등 해외에서는 영아 시트가 역방향으로 장착이 됐을 때 아이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액세서리를 아마존 등에서 판매하고 있죠. 

출처 : 독일 아마존

국내에서도 이런 게 판매가 되는지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는 제조사가 이런 영아용 시트 장착 시 활용될 수 있는 아기용 거울을 옵션 또는 선물 등으로 직접 제공하면 좋겠단 생각입니다. 제 의견은 일단 여기까지이고요. 단정해 어떤 차를 선택하시라 말을 드리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께 의견을 구해 보는 건 어떨까 싶어 이렇게 공개를 하게 됐습니다. 

물론 글을 주신 분께 공개해도 괜찮다는 답을 듣고 올렸습니다. 많이 의견 주셔서 이 고민이 잘 해결되길 바랍니다. 혹시라도 영업을 위해 노골적으로 댓글칸에 이메일이나 전화번호를 남기는 경우가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삭제될 수 있으니 참고해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