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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자동차 갤러리

티볼리 TV 광고가 보기 불편한 이유

쌍용에게 티볼리는 효자 모델이죠. 소형 SUV 시장이 아직 콤팩트 SUV 시장만큼 치열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만만치 않은 경쟁 속에서 좋은 판매량과 함께 쌍용자동차 이름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기에 충분한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해외 전문 매체들의 평가도 나쁘지 않고, 쌍용차의 유럽 판매도 티볼리가 앞장서서 견인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티볼리 / 사진=쌍용자동차

최근 이런 좋은 분위기 속에서 쌍용자동차는 2017년형 티볼리, 티볼리 에어를 내놓고 대대적인 홍보에 들어갔는데요. 보도자료를 보면 신형 티볼리의 메인 카피를 Safety First로 정하는 등, 안전을 강조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두 가지 사양이 눈에 띕니다. 앞차와의 간격이 좁혀지면 자동으로 경고를 보내고 그래도 운전자가 반응이 없을 때 추돌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제동장치가 작동되는 게 하나이고,

두 번째 안전장치는 차선유지보조시스템으로, 차선을 벗어나면 먼저 경고음을 내고, 그래도 차가 주행 차로를 (깜빡이 없이) 벗어나려 한다면 자동차 스스로 차로를 유지하게 됩니다. 두 장치 모두 안전 운전을 위해 필요한 기능이라 할 수 있는데요. 쌍용은 이런 안전장치들 적용이 동급 최초라며 TV 광고 등을 통해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제 눈에는 이를 알리기 위한 TV 광고가 뭔가 좀 불편해 보였습니다.  홍보 영상을 한 번 보실까요?

 <2017년형 티볼리 광고 영상>

티볼리는 운전 중에 바쁜 당신을 위해 차선을 알아서 지켜주고, 위험할 때는 스스로 멈춰주고. ‘ 광고 속 멘트인데요. 보면서 뭔가 불편한 느낌 안 드셨습니까? 저는 계속 걸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운전 중 바쁜 당신을 위한다는 표현과 함께 광고 속 여성 운전자는 룸미러를 보며 화장을 하고, 커피를 마시며 밖을 내다봅니다. 물론 운전 중이고요. 절대 운전대를 잡은 상태에서 해서는 안 되는 그런 행동을 설정해 놓은 겁니다.

 

신형 티볼리 광고 캡처 화면 /출처=쌍용 유튜브 영상

차선유지보조시스템과 긴급제동장치의 특성을 강조하려다 보니 이런 상황을 그린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안전보조장치를 강조하기 위해 안전하지 않은 운전자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건 뭔가 맞지 않아 보입니다. 소비자들이 별 생각 없이 광고 속 장면들을 자연스럽게 인지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비교해볼 수 있는 게 예전에 나왔던 더 넥스트 스파크 광고가 아닐까 싶은데요. 티볼리에 적용된 첨단안전 장치 수준은 아니지만 비슷한 컨셉으로 대비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역시 이 광고도 한 번 보겠습니다.

 <더 넥스트 스파크 광고 영상>

두 차량 모두 안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전략과 방향은 찬성이며 옳다고 봅니다. 다만 그 가치를 전하는 방법에 있어 티볼리 광고 더 세심했다면 어땠을까 싶네요. 좋은 차, 좋은 시스템, 거기에 안전철학을 잘 살린 광고까지 함께 한다면 쌍용차가 이야기하는 Safety First 가치가 빈틈없이 소비자에게 잘 전달될 수 있을 겁니다. 풍성한 한가위 되시고, 안전하고 편안한 귀성, 귀경길 되시기 바랍니다.

추가 :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광고 역시 소비자에 따라선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기대를 갖기도 하겠지만 반대로 많은 분들이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늘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안전 기술은 아무리 그것이 첨단이라 할지라도 소비자가 수용할 수 있을 만큼의 믿음을 갖기 전까지는 대중화 되기 어렵습니다. 시대 정서를 감안해 광고를 만들었으면 하고요. 부녀가 차 안에 누워 차에 모든 걸 맡기는 모습은 충분히 논란이 될 수 있다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