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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독일 리콜 조치에 BMW만 빠진 이유

지난 금요일, 독일 교통부 장관인 알렉산더 도브린트는 벤츠, 아우디, 오펠, 포르쉐, 그리고 폴크스바겐 등이 만든 디젤 자동차 63만 대를 배기가스 과다 배출과 관련해 리콜 조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디젤차 리콜을 특별히 교통부 장관까지 나서 발표를 한 이유는 뭘까요? 바로 디젤 게이트와 관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VW 디젤 게이트 이후 독일 정부의 대대적 조사

지난해 9월 세상에 공개된 미국발 디젤 게이트는 폴크스바겐의 디젤 차량들이 미국의 강력한 질소산화물(NOx)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배출가스 조작하는 프로그램을 심었다는 게 발각되며 터졌습니다. 파장은 엄청났죠. 며칠 전 미국 환경보호국(EPA)와 보상금 1조 원 가량을 합의했고 문제의 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에겐 5천 달러를 보상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현재 여러 건의 소송 결과가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며, 미국 외 다른 곳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피해 보상이나 소송과 관련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이라 보상액이 얼마나 커질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처럼 폴크스바겐의 조작 프로그램으로 시작된 사건이 자동차 업계 전체의 디젤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인데요.


사진= TÜV SÜD

네덜란드 정부, 프랑스 정부 등이 수십 대에서 100여 대에 이르는 자동차 배출가스 조작 관련 실험을 실시했고, 조작 프로그램을 발견하진 못했지만 배출가스가 기준치 이상으로 나온 많은 자동차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독일의 환경단체 등이 나서 자체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해 제조사를 고소하기도 했으며 지차체 별로, 그리고 자동차 매체가 전문 진단업체와 손잡고 실주행 테스트 등을 실시해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한 마디로 자동차 관련해 할 수 있는 곳 모두가 디젤 배기가스 관련해 검증에 나섰던 것이죠. 그리고 독일 정부 또한 이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사건 직후 직접 검사했고 몇 개월의 검증 끝에 대략적인 테스트 결과가 드러났습니다.


53대 디젤차 테스트로 밝혀진 내용들

독일 정부는 두 가지 형태로 실험을 실시했는데요. 하나는 현재 실시하고 있는 실험실에서의 조사, 그리고 또 하나는 2017년부터 적용될 실주행 테스트(RDE)였습니다. 그리고 53개의 모델들 중 27개 모델은 카테고리1로 분류되며 합격점을 받았고 문제가 됐던 폴크스바겐의 폴로 1.2, 파사트 2.0, 골프 플러스 1.6, 그리고 비틀 2.0 등에서는 조작 프로그램을 찾아내 카테고리3으로 분류했습니다. 

나머지 22대에 대해서는 카테고리2로 분류했는데, 이는 '의심할 만한'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보인 차량들이었습니다. 특히 카테고리2의 경우, 제조사들이 EU 규정 안에서 일정 온도 이하로 기온이 떨어지면 엔진 보호를 위해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작동하지 않도록 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따라서 '과배출 의심' 차량으로 분류가 된 것들입니다.


<카테고리2 디젤차들 NOx 배출량 실험 결과> 


NOx 유로5 기준 : 180mg/km

NOx 유로6 기준 : 80mg/km

 

피아트 두카토 3.0 (유로5) : 2514,77mg/km

폴크스바겐 크래프터 2.0 (유로5) : 2120,35mg/km

레인지로버 3.0 (유로5) : 2101,98mg/km

폴크스바겐 아마록 2.0 (유로5) : 1955,68mg/km

지프 체로키 2.0 (유로5) : 1687,37mg/km


닛산 나바라 2.5(유로5) : 1407,14mg/km

쉐보레 크루즈 2.0 (유로5) : 1340,57mg/km 

르노 카자르 1.5 (유로6) : 1164,19mg/km

스즈키 비타라 1.6 (유로6) : 1122mg/km

아우디 A6 V6 3.0 (유로5) : 1109,28mg/km


르노 카자르 1.6 (유로6) : 1060,82mg/km

다치아 산데로 1.5 (유로6) : 1025,06mg/km

알파 로메오 줄리에타 2.0 (유로5) : 905,37mg/km

포르쉐 마칸 3.0 (유로6) : 791,06mg/km

오펠 자피라 1.6 (유로6) : 719,96mg/km


현대 iX35 2.0 (유로5) : 634,91mg/km

오펠 인시그니아 2.0 (유로6) : 637,05mg/km

현대 i20 1.1 (유로6) : 634,91mg/km

재규어 XE (유로6) : 593,63mg/km

포드 C맥스 2.0 (유로6) : 480,86mg/km

포드 C맥스 1.5 (유로6) : 436,69mg/km

메르세데스 V250 2.1 (유로6) : 312,98mg/km


자료 : motortalk.de


결과를 보면 최대 기준치 14배에서 최소 3.5배 더 질소산화물이 많이 배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독일 언론들에 따르면 테스트에 참여한 브랜드 거의 모두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물론 위에 나온 기준치 초과 결과는 실주행테스트(RDE)로 측정해 나온 것이기 때문에 현행법으로는 이를 처벌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또 폴크스바겐 외에는 조작 프로그램이 발견된 모델도 없는 것으로 발표됐는데요. 하지만 법의 허점을 이용해 실제 도로 위에서 많은 디젤 자동차들이 기준치 이상의 질소산화물을 쏟아냈다는 점에서 도덕적인 비난을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그리고 이번 발표를 통해 보다 정밀하고 지속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을 피하기도 어렵게 됐습니다.


리콜 조치에서 빠진 BMW, 왜?

독일 정부는 이번 실험 결과를 토대로 독일 제조사 5곳에서 만든 디젤차 63만 대에 대해 리콜 조치를 취했습니다. 또 이미 비독일계 제조사에도 리콜을 하라는 공문을 보냈기 때문에 리콜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독일 제조사들 중 이름이 빠진 곳이 있죠. 바로 BMW입니다. 어떻게 BMW는 리콜을 피할 수 있었던 걸까요?


BMW 4기통 디젤 엔진 / 사진=BMW

독일의 유력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이와 관련해 BMW의 기술에 대한 투자와 노력의 결과였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모든 제조사들이 낮은 기온에서 엔진 보호를 위해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끄게끔 설정했지만 BMW는 저감장치를 끄지 않고도 엔진을 보호하도록 꾸준한 투자와 기술을 개발했다는 것입니다.

구동계 쪽 연구개발비 투자를 가장 많이 하는 자동차 회사로 그 투자와 노력이 이번 리콜 대상에서 이름을 제외할 수 있었던 원인이라고 분석을 했는데, 그러고 보니 예전에 소개해드린 내용 하나가 떠오릅니다. 독일 운전자 클럽 아데아체(ADAC)가 새로운 연비 측정법으로 80대의 디젤차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측정해 이를 공개한 내용이었는데요. 

이때 기준치 안에 포함된 스무 대의 모델들 중 BMW 8개의 모델이 포함돼 가장 많이 합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브랜드 전체적으로 봐도 가장 낮은 평균 배출량 수치를 기록했었죠.


아데아체 질소산화물 테스트 결과를 소개한 자동차 잡지 아우토빌트 / 사진을 클릭하면 이미지를 크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 가치 상승효과 얻은 BMW

정직함으로 미래를 보장받아야

물론 모든 모델이 이번 검증의 대상도 아니었고 또 아데아체 테스트에서도 여러 BMW 모델들이 기준치를 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디젤 게이트에서 벗어났다는, 온전한 면죄부를 받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직 이른 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BMW에게 도움이 되는 상황임엔 틀림없습니다.

정부가 간접적으로 BMW 디젤 엔진에 대해 비교적 안전하다는 시그널을 줬고, 이를 언론들이 소개를 했기 때문에 소비자들 눈에는 더욱 도드라져 보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도 트릭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는, 돈 수천 억 들여 광고해도 얻기 어려운 신뢰를 통한 브랜드 가치 상승효과를 얻어냈습니다.

하지만 아직 디젤 게이트는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자동차 산업 전반을 향한 소비자들의 차가운 시선은 제조사 모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가솔린까지도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관련해 일부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내연기관 전체로 문제가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그렇기에 곳곳에서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로 시장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i8 조립 모습 / 사진=BMW

비록 BMW가 이번 리콜 사태의 승자가 됐다 하더라도 이미 서서히 힘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얼마나 디젤 엔진에 힘을 쏟을지 알 수 없습니다. 이미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에 BMW도 큰 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회사들이 그렇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들 스스로가 이미 긴 관점으로 내연기관 시대의 종말을 읽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그럼에도, 디젤과 가솔린이 심장이 되어 달리는 그 순간까지는 더 깨끗한 엔진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깨끗한 엔진은 거짓이 아닌 기술을 통해 정직하게 증명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결국 미래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 245 2016.04.25 09: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BMW는 다른 회사와 다르게 한국에도 드라이빙센터 및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어서 꽤 호감이 가고 있는데 이런 뉴스를 보니 더더욱 좋은 회사라는 확신이 드네요.

  • speedtrap 2016.04.25 10: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덕국은 다르네요. 우리나라도 개발 안하는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저들은 멀리 가고있군요.
    왠지 강 건너 불 구경 하는 느낌이네요.
    물론 다른 브랜드들도 잘 만들지만 저는 이제 "엔진하면 BMW인건가"하는 인식이 심어질거같네요.

  • 비씨 2016.04.25 11: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엠 입장에서는 긍정적이군요.
    어느사이에 비엠은 4기통 엔진을 잘 만드는 ㅋ..... 특히 디젤 엔진을 잘 만드는 메이커가 되어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어떤 면에서는 ㅜㅜ;;;; 이죠.

    • 실키식스로 대표되던 브랜드였는데 ㅎㅎ 트윈터보 등 새로운 시도를 한 모습도 그렇고, 과감하게 i 시리즈를 통해 미래를 앞당긴 모습도 그렇고, 박수 보낼 건 보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 이렇게 누군가의 위기는 누군가의 기회가 되는군요... ㅎㅎ BMW가 한국에서 재투자를 많이 한다고 들었는데 앞으로도 더 성장하길 바랍니다^^

  • 이창선 2016.04.25 16: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정말 기다리고 기다렸던 기사입니다. 믿고 있었습니다...bmw
    bmw 까지 그런 잡스러운 상황에 연루되었다면 지금까지 bmw 기술에 대해 동경했던 제 마음이 짚밟혀져 자동차에 대한
    정이 떨어질것 같았는데...참으로 다행이네요.
    최근 수입차 법인들이 수익금을 대부분 배당으로 독일본사로 챙겨가는 와중에 bmw만 오로지 5년동안 무배당으로
    수익금 전액을 한국에 다시 투자한다는 재무적 기사까지 bmw 오너들에게 내가 정말 좋은 회사의 좋은 차를 타고 있구나 ...
    느끼게 해주네요. 감사합니다.



  • Bauer 2016.04.25 19: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 베엠베의 4기통 디젤엔진은 올해의 엔진상을 여러 차례 수상할 정도로 좋은 엔진인데 이제와서 좋은 평가를 받는 줄 아는 분들이 몇 분 계시네요...

  • 비밀댓글입니다

  • 호수 2016.04.26 10: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베엠베 만세~ ㅎㅎㅎ

  • 비밀댓글입니다

  • http://equa.emissionsanalytics.com/
    http://www.theguardian.com/business/2016/apr/23/diesel-cars-pollution-limits-nox-emissions

    좀 더 세세하게 파고 들어가자면

    위의 경우에는 영국쪽 배기가스 전문 분석기관의 결과인데
    (이 단체는 디젤게이트 이전부터 데이타 분석).

    유로6에서는 BMW보다는 폭스바겐쪽이 굉장히 선전을 했더군요.
    (유로5에서는 -_-)

    디젤, 가솔린, 하이브리드, 유로5,유로6 전체의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97%의 디젤들이 질소산화물 배출 초과라는 엄청난 -_-

    • 네, 이 업체 유명하더군요. ICCT가 참고한 자료 중 하나도 이 곳의 것이었고, 얼마 전 독일 자동차 전문지가 자체적으로 RDE 테스트를 진행할 때도 의뢰한 곳이 여기였습니다. 그 때도 골프가 그나마 가장 기준치에 도달한 결과를 내기도 했었습니다. 무엇보다 표본이 훨씬 많아서 좋네요. 잘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겉보리 2016.04.26 14: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BMW에게는 매우 희소식이로군요. ^^

  • 연구중 2016.04.29 15: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뉴스 보니까 오바마가 독일에 있는것 같던데 독일이 로비를 잘한건가요? 1조원으로 막은거 보면 20조 벌금을 얘기했던것 같은데 말이죠? 저도 폭스바겐 오너로써 우리나라는 언제 리콜이 되며 보상이 될까요? 참 이럴때 보면 미국이 강대국인걸 실감합니다.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

    • 글쎄요. 로비가 제대로 됐을까요? ^^;; 일단은 정부와의 합의일 뿐, 아직 많은 과정이 남아 있어서 많은 비용이 들 겁니다. 독일 등 유럽에서도 아직 구체적 보상 계획이 안 나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강대국이라는 것도 있지만, 그 나라에서 발각이 된 사건이고, 미국의 자동차 소비력이 워낙 엄청나다는 점도 어쩔 수 없이 눈치를 보게끔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 Brian 2016.05.17 14: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일 3사

    벤츠 BMW 아우디

    전부 타본 사람으로서

    달리기와 운전의 즐거움은

    BMW 라 생각했는데

    환경에도 관심을 가진

    BMW 에게 경배 !!!

  • 찐따 2016.06.17 18: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BMW 디젤엔진 기술을 도요타 하이브리드랑 공유한다고도 하고, 미국은 말할것도없고 유럽에서도 디젤탄압이 들어가면 지금 B가 마지막이 될수도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