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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내 건강까지 챙겨준다' 똑똑한 자동차 시트

2016년 시작과 함께 열린 북미오토쇼에서 기아차가 꽤나 멋진 컨셉트 SUV를 선보였습니다. 텔루라이드(Telluride)라는 이름의 이 자동차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기아 모하비 보다 크고 넓은 덩치, 그리고 세련된 스타일로 자동차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텔루라이드 / 사진=기아

이 컨셉카에는 몇 가지 눈에 띄는 점들이 있는데요. 일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라는 것, 그리고 대시보드 등 일부를 3D 프린터를 이용해 만들었다는 점, 또 뒷자리에서 간단하게 손동작만으로 미디어를 선택할 수 있는 스와이프 커맨드라는 시스템을 장착한 것, 그리고 오늘 이야기를 할 ‘건강관리 프로그램’ 등이 적용됐다는 점 등입니다.

건강 관리 기능 장치는 뒷좌석에 있는 스마트 센서가 탑승자의 심박수 등을 체크해 릴렉스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실행되는 것으로, 벤츠 S클래스 등 고급 차에 적용된 마사지 시트의 경우 직접 탑승자가 버튼 등을 눌러 사용해야 하지만 텔루라이드 건강 보호 프로그램은 자동차가 스스로 탑승자 몸상태를 파악해 작동한다는 점에서 한 단계 진보된 장치라 할 수 있겠습니다.


텔루라이드 뒷좌석 / 사진=기아

다만 텔루라이드 자체가 양산 계획이 없는 컨셉카이기 때문에 이 기능이 언제 판매용 자동차에 적용될지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아차가 세계 최초로 자동 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뒷자리에 장착한 것이나, 제네시스 EQ900의 시트 등을 보면 현대차가 그룹 차원에서 자동차용 의자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EQ900의 경우 앞좌석과 뒷좌석 개발을 이원화시켜 연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시트 설계, 디자인, 테스트팀 등으로 시트 부분을 세분화시켜 많은 공을 많이 들이고 있습니다. 앞좌석의 경우 서울대 의대와 협업을 통해 운전자의 체중과 키, 앉은키 등을 입력하면 최적화된 시트 포지션을 만들어주는 ‘운전자 스마트 자제 제어 시스템’을 개발해 적용했고,

또 독일척추건강협회(AGR)의 인증을 받은 뒷좌석에는 ‘모던 에르고 시트’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여 적극 홍보에 활용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인증 자체가 대단히 어렵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 이렇게 시트에 관심도 높고 투자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라는 모습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주는 데엔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입니다.


EQ900 실내 / 사진 출처=현대자동차 홈페이지

이처럼 건강한 시트, 안락한 시트 구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현대차 그룹이 비교적 적극적인 편인데요. 그 외에도 글로벌 부품업체나 자동차 시트 전문 기업 등이 나서 미항공우주국 나사나 대학 등과 협력해 건강 챙기는 시트를 개발했거나 하고 있습니다. 이제 중요한 건 ‘언제 스마트 시트가 대중화 되느냐’이지 적용될 것이냐 마느냐의 문제는 아니라 하겠습니다.

몇 년 전 렉서스가 LS 모델을 내놓으며 자랑한 기능 중 하나가 있죠. 뒷좌석 공간에 센서를 달아 공기 조절을 자동으로 해준다는 것이었는데요. 하지만 이제 단순히 실내 공기 조절 기능에만 머물지 않고 스마트와치 등을 이용해 정확하게 심박수 등을 체크한다거나, 자석과 센서 등을 이용 스스로 시트 기울기를 정하고 마사지 기능을 작동하는 등, 훨씬 지능화된 자동차용 의자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동차 트렌드가 안락함 쪽으로 점점 옮겨가면서 첨단 자동차 시트에 대한 투자와 연구는 갈수록 늘어갈 것입니다. 무게를 줄이고, 좋은 소재를 사용하고, 다양한 기능이 첨가된 자동차 시트는 이제 건강까지 챙길 준비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능들에 앞서 중요한 것, 바로 시트 안전성이 아닐까 합니다. 안전성과 스마트함이 조화를 이룬 자동차 시트. 과연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기대를 갖고 그 과정을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