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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오만함 버린 폭스바겐, 새 캠페인 코드는 '사람'

지난 연말, 폴크스바겐은 지금까지 사용하던 브랜드 슬로건 다스 아우토(DAS AUTO)를 더는 쓰지 않겠다고 발표를 했죠. 전임 회장이었던 마르틴 빈터코른 시대를 대표했던 이 문구는 그 동안 폴크스바겐의 자신감, 혹은 세계 1위 판매량을 달성하기 위한 목표에 걸맞는 비젼을 담고 있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오만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안팎에서 제기되기도 했었는데요. 이 슬로건이 2015년과 함께 막을 내린 것입니다.

폴크스바겐의 헤르베르트 디스 사장 뒤로 로고와 다스 아우토 표어, 그리고 강한 브랜드라는 문구가 보입니다. /사진=폴크스바겐

다스 아우토는 영어로 'THE CAR'라는 의미로, 자신들이 자동차의 중심이자 기준이라는 자부심이 진하게 묻어 있습니다. 하지만 디젤게이트로 인해 이 자부심은 오만함으로 고객들에게 비춰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삭제키로 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슬로건은 뭐가 될까요? 현재까지 폴크스바겐은 구체적 표어를 아직 정하지 않고 있는데, 어쩌면 별다른 표어 없이 홍보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만함 이미지 벗고 인간미로 승부

그렇다면 지금까지 내세워던 강한 브랜드, 자동차 제조사로서의 자부심을 상징하던 표어 없이 어떤 방향으로 홍보를 해나가려 하는 걸까요? 최근 폴크스바겐은 미디어 사이트를 통해 '자동차가 아닌 사람을 강조' 하는 방향으로 기업 이미지를 바꾸고 홍보를 해나가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폴크스바겐 마케팅 파트를 책임지고 있는 위르겐 슈타그만(Jürgen Stackmann)은 "우리는 몇 개월 사이에 많은 신뢰를 잃었다. 그걸 되찾아야만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감성적 이야기를 해야 한다. 자동차가 아닌 사람을 중심으로 홍보를 할 것이다." 라고 했습니다.여러 세대와 연결돼 있고, 많은 고객들이 자신들의 VW 자동차와 많은 추억을 쌓았기 때문에 바로 이 추억을 건드리는 것에 홍보의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입니다.

사진=VW

폴크스바겐의 홍보는 DDB라는 세계적 마케팅 기획사가 오래 전부터 맡아 해왔습니다. 굉장히 유머와 인간미가 넘치는 광고를 많이 만들어 유명한 곳인데요. 그들의 잘하는 휴머니즘적 호소를  앞으로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위에 보여드린 사진이 바로 새로운 캠페인을 위한 것 중 하나로, '약속을 지키는 것이 자동차보다 더 중요하다' 라는 의미의 문구를 넣어 자신들의 의도를 분명하게 드러냈습니다.


사진=VW

'어디서나 집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 자동차보다 중요하다.' 라는 의미의 문구를 역시 담고 있습니다. 역시 아이들을 전략적으로 캠페인 포스터에 담아 고객의 감성 부분을 건드리고 있네요.


사진=VW

'자동차보다 당신을 어디론가 데려 가는 것, 그것이 더 중요하다' 는 의미의 포스터로, 그간 보여왔던 엔지니어링에 대한 부심을 버리고 온전히 사람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이런 포스터 등을 포함, TV 및 온라인 동영상 광고가 이번 주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본격 방송이 될 예정인데요. 

우선 영국, 스페인, 그리고 포르투갈에서 광고거 먼저 나간 후 뒤를 이어 오스트리아, 독일, 스위스 등에서 방송이 될 예정이고, 3월부터는 유럽 전역과 세계 주요 시장 등에서 DAS AUTO가 빠진 감성적 광고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디젤게이트 이후 내부적으로는 '이런 식으로는 안된다. 낮은 자세로 다시 출발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고 합니다.  


반성과 다짐, 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가길

이런 내용을 접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 '꼭 이렇게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칠 수밖에 없는 것인가' 하는 점인데요. 안타깝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디젤게이트라는 부끄러운 사건을 통해 건강한 기업으로 재탄생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도 갖게 됩니다. 그리고 폴크스바겐의 이런 변화와 다짐이 다른 경쟁 기업들에게도 온전히 전이가 돼, 업계 전반이 정화된다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을까 합니다. 

부디 약속을 지켰으면 좋겠고, 진정한 소비자 중심의 자동차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끝으로 막 공개된 캠페인 광고 동영상을 첨부하도록 하겠습니다. 명절 즐겁게 보내는 분들, 또는 일터에 계시는 분들, 힘들거나 외롭게 연휴를 보내고 계신 분들 모두에게 인사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