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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당신은 자녀에게 몇 점짜리 운전자이십니까?

얼마 전 독일의 유력 주간지 슈피겔에 관심이 가는 기사 한 편이 올라왔습니다. 프랑스 VINCI AUTOROUTES라는 곳의 설문조사 내용이었는데요. 그 안에는 상당수 프랑스 부모들이 자녀들을 태운 자동차 안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는 솔직한 고백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부모들 대부분은 자녀들과 함께 자동차에 올랐을 때 어떤 운전자가 되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부모들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응답자의 70%는 안전운전을 위해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운전을 하려 노력한다 답을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를 보면 그렇지 못한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욱하는 상황에서 참지 못하고 욕설을 내뱉는다거나, 거친 운전을 하며 아이들을 불안하게 만든 경우, 또 스마트폰으로 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확인하는 등의 좋지 않은 모습들이 자주 나타났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가장 많은 응답자의 77%가 아이들을 태우고 운전하다 제한속도를 지키지 않고 과속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답을 했습니다. 

또 59%는 가끔 깜빡이 켜는 걸 잊는다고 말했습니다. 보행자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보행자 보호를 소홀히 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도 38%나 됐죠. 또 22%의 응답자는 뒷좌석 아이들이 안전벨트를 맸는지 확인을 안한다고 했습니다. 더 나빴던 것은, 11%의 부모들은 비교적 짧은 거리를 주행할 때는 어린 자녀에게 아예 안전벨트를 채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진=VW

이 설문 내용과 관련해 프랑스의 아동심리 상담사인 DANIEL MARCELLI 씨는 “아이들에게 자동차는 집 다음으로 안전하고 편안하게 생각되는 장소다. 하지만 부모의 나쁜 운전태도가 아이들에겐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녀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주게 된다. 부모들은 자녀에게 법을 어기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런 행동들은 심각한 결과를 만들 수 있다.” 고 말했습니다.


41% 부모 운전 중 핸드폰 통화

아이들 안전벨트 착용에 꼭 신경 써야

슈피겔은 자녀들의 안전을 위해 특히 주의해야 할 점 두 가지를 언급했는데요. 자료에 따르면 2014년 프랑스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의 34%가 안전벨트 미착용에 의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독일 교통안전협회의 자료에서도 비슷한 수치가 나왔는데, 독일 내 교통사고 사망자의 20~30%는 안전벨트 미착용에 의한 사고였습니다. 

참고로 독일은 안전벨트 착용률이 97% 수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이고 프랑스 역시 95% 전후의 높은 착용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5%의 미착용 탑승자들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30% 이상을 차지한다는 건 안전벨트 미착용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착용률, 특히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이 20%대인 우리는 어떨까요? 여러분은 자녀들의 안전벨트 착용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계십니까? 혹 그동안 신경을 제대로 못 썼다면 이제부터라도 아이들 동승 시 반드시 체크하고 안전벨트 착용이 익숙한 습관이 되도록 해야겠습니다. 아무리 짧은 거리라 할지라도 꼭 안전벨트 착용을 생활화하시기 바랍니다.


스마트폰 위험한 줄 알면서도 사용하는 운전자들

두 번째로 언급된 위험성은 운전 중 스마트폰의 사용이었습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44%의 프랑스 부모들이 자녀를 태운 상태에서 운전 중 전화를 받는 편이라고 답했습니다. 이 44%의 응답은 차량 내 스피커폰 사용은 제외된, 전화기를 들고 운전하며 통화하는 비율입니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는데요.

또 33%의 부모들은 자녀들 태우고 가는 도중 전화로 업무를 보는 것을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바쁜 오전 시간 특히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특히 35세 이하의 젊은 부모들의 경우 자녀들을 차에 태운 상태에서도 42%가 운전하며 문자를 주고 받는다고 답했습니다. 

그 외에 장거리 운전을 하게 될 경우 특히 자녀들이 잠을 잘 수 있도록, 혹은 막히는 구간을 피하기 위해 야간운전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는데 피곤함에 따른 사고 위험이 매우 높은 야간운전을 가급적 피하거나, 아니면 자주 휴식을 취해주어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자녀에게 얼마나 모범적 운전자이신가요?

해당 기사에는 추가적 언급이 없었지만 운전대를 잡은 아빠, 혹은 엄마의 모습은 앞서 프랑스 아동심리상담사의 말처럼 자녀들에겐 여러 의미에서 롤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떻게 운전을 하는지가 그대로 아이들에게 전달되고 교육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죠.

‘당연한 이야기다’ ‘그렇게 해야 한다’ 등, 잘 알고 있는 내용이라 할지라도 이게 실천이 되지 않는다면 소용없습니다. 아무쪼록 운전자 자신의 안전과 자녀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그리고 나의 아들 딸이 미래의 좋은 운전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라도 우린 더 좋은 운전자가 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