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알쏭달쏭 독일의 도로, 교통표지판 이야기

 

독일이란 나라의 도로와 교통 표지판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뭔가 특별한 게 있나? 아니면 그냥 우리네랑 똑같은가?...이런 궁금증을 갖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것에 대한 대답이 될 수도 있을 내용들이 여기 있습니다. ^^;  

 

조금은 다르고, 때론 재밌기도 하며, 어떤 건 고개 갸우뚱 거리게 하는, 우리와는 다른 혹은 같은 독일의 자동차 문화...그 문화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관찰이 바로 도로와 교통 표지판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이 테마를 몇 차례에 걸쳐 나눠 포스팅해볼까 합니다. 물론 관심이 있으시다면...^^  

 

 

 

1. 중앙차선이 헷갈려

 

그럼 우선, 독일의 도로에서 우리와 가장 다른 점 하나를 찾을 수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그건 바로 위에 보시는 것처럼 중앙차선이 흰색으로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사진에서처럼 점선으로 되어 있기도 하고 그냥 쭉 그어져 있기도 한데, 처음에는 편도 2차선 도로인 줄 알고 '일방도로가 넓네?'라며 아무 생각 없이 운전하는데 왼편으로 차들이 달려들어 화들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왜 얘들은 우리나라처럼 노란색으로 눈에 띄게 차별화하지 않는 거지?' 라는 그 때의 의문은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밤길이 한국처럼 가로등이 환한 도로가 많지 않은지라 희미한 중앙차선 옆 차선인 줄 알고 넘어갈까 더더욱 눈을 뛩그랗게 떠야합니다.

 

그런데 가만 보시면 알겠지만, 우측 자전거 도로와  차로와의 경계라인이 훨씬 선명하고 두껍죠?... 참 알다가도 모를 독일인들이란 생각입니다. ^^

 

 

 

2. 다이아몬드의 정체!

 

독일에서 운전을 하기 위해서 알아야할 기본 상식 중에 제일 먼저 알아야할 것이 바로 저 놈의 노란색 다이아몬드 표시입니다. (지난 늦여름 때 찍은 사진이라 숲이 우거져 있네요. 암튼!) 저 표시가 정면으로 보이면 그건 바로, 자신이 지금 메인 도로를 달리고 있는 것이죠.

 

사진상에서의 도로는 그리 헷갈리지 않게끔 단순화 되어 있지만  차로와 차로가 하나로 모이는 여러 형태의 도로 등지에서는 생각지도 않게 옆 차로의 차가  쌩~하니 껴들어올 때가 있습니다. "아니 뭐 저딴 게 다 있어?" 라고 성질을 낼라치면 되려 그 차량의 운전자가 저를 한심하다는 듯 보는데요. 그게...쌩~하고 끼어든 차로에 바로 저 다이아몬드 표시가 있기에 그런 것입니다.

 

도로가 어떻게 생겨먹었든, 내가 탄 차로가 훨씬 넓든 어떻든, 저 표시가 있는 도로에 모든 우선권이 있기에 그 쪽 차가 1km의 속도를 줄이지 않고 차로에 합류해도 아무 이상이 없는 것입니다. 처음에 저걸 잘 몰라서 몇 차례 들이받을 뻔 한 적이 있었는데요... 휴~ 이젠 저 표시가 어디에 세워져 있는지를 살피는 게 가장 중요한 운전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3. 노터치 자전거 도로

 

자전거 도로가 잘 발달 되어 있다 못해 아주 상전 모시듯 해놓은 나라가 독일입니다. 맨 위의 사진에서도 보여드렸듯 중앙차선 보다 더 굵게 표시가 되어 있는 게 자전거 도로인데요. 차들이 많은 교차로나 도시 중심에는 그냥 선으로 긋다 못해 이렇게 붉게 색을 칠해 놓아서 "여기 자전거님 도로니까 다들 저리갓!" 이라며 확실하게 표시를 해놓습니다.

 

또한 자전거 타고 가는 운전자가 손을 옆으로 뻗어 자신이 우회전이나 좌회전을 하겠다고 표시를 하면, 천하의 미하엘 슈마허라도 브레이크를 밟아 고이 지나갈 수 있도록 멈춰야 합니다. 특히! 우회전 시에 뒤에서 달려오는 자전거를 발견 못해 부딪히는 경우가 많아 운전면허 시험에서도 우회전 시 후방 확인은 필수항목이 되어 있다고 합니다.

 

 

 

4. 사슴 옵션 멧돼지 옵션?

 

 

독일은 아시다시피 지긋지긋(?)하게 숲이 많은 나라입니다. 지긋지긋하다라고 표현은 했지만 사실, 되게 부러운 부분입니다. 특히 도심과 도심을 잇는 외곽도로 양 옆으로는 숲 천지라 할 수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노루나 가끔씩 멧돼지가 튀어나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자주 야생동물이 출몰하는 곳에는 저렇게 표시를 해놓아 운전자의 주의를 요합니다.

 

노루나 사슴 등과 부딪히는 사고가 났을 때 차를 수리하는 비용을 보험회사가 부담하는 옵션항목이 있을 정도인데요. 멧돼지와 부딪히는 경우와 노루 사슴의 경우로 세분화 되어 있기도 합니다. 설마 멧돼지랴 싶어 멧돼지 옵션을 뺐다가 차가 반파가 돼 엉엉 울었다는  운전자들의 슬픈(?) 사연이 가끔 신문에 오르기도 합니다.

 

밑에 말 주의하라는 표시는 말 그대로 말 타고 숲 거니는 사람들이 많으니 조심운전하라는 뜻입니다. 이거 참...딴나라 얘기죠? ^^;

 

 

 

5. 지구를 지켜랏!

 

환경에 대한 독일인의 자세는 정말 똑소리 나게 정확한 편입니다. 독일 뿐 아니라 좀 산다하는 유럽나라들은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개선시키려는 노력에서 단연 최고가 아닌가 싶습니다. 올해부터 독일에서 시행되는 환경표지판이 우측에 보이느데요.

 

Umwelt(환경) 표시가 있고, 밑에 노란색과 녹색 동그라미가 보이실 겁니다. CO2배출 기준에 따라 차량에 붙이는 스티커 색상인데, 4(녹색) 이상이 친환경 차량이라 보시면 됩니다. 요즘 새로나오는 중형급 이하는 대부분 유로5의 기준을 만족시키고 있는데요. 저 표시가 있는 곳에는 붉은색 스티커(유로2)가 붙은 차는 진입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몇 년 후에는 노란색(유로3)도 사라지게 된다니 빨간딱지 노란딱지 붙인 차들 폐차장갈 날도 멀지 않아 보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관심 있어 하는 분들이 계시면 좀 더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누군가의 차고 위에 걸려 있는 표지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