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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자동차 갤러리

겨울왕국 운전자 필수품 블록히터를 아세요?


유럽 전체를 합친 것보다 큰 땅덩이를 가진 나라. 하지만 절반 이상의 땅이 개발이 안되어 있는 자연의 나라. 어딘지 아시겠어요? 캐나다입니다. 러시아 다음으로 큰 영토를 가지고 있는 캐나다는 좋은 이미지의 살기 좋은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풍경은 또 어떻고요.



멋지죠? 캐나다는 호수만 200만 개가 있는 호수의 나라이기도 합니다. 이런 캐나다에는 11월부터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4월까지 이어집니다. 1년의 반이 겨울이고 그 겨울의 추위도 유럽이나 우리나라 등은 비교할 수준이 안됩니다.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추워지는데 영하 40도까지 떨어지죠.



당장 자동차 좋아하는 분들은 이런 곳에서 차량 관리가 쉽지 않을 거라는 짐작을 어렵지 않게 하게 될 겁니다. 특히 아침에 시동이 제대로 걸리기나 할까 싶어 고개를 갸웃할 겁니다. 이런 궁금증을 가진 분들에게 캐나다에 살고 계신 더모터스타 카페 회원 '써니'님이 소식을 하나 전해주셨어요. 겨울왕국에 사는 운전자들은 누구나 아는, 하지만 그 외에는 잘 모르는 블록히터(Block heater) 얘깁니다. 



눈으로 덮혀 있는 자동차들 앞 쪽으로 선들이 콘센트에 연결돼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모두 블록히터를 켜놓고 있는 모습인데요. 블록히터? 네, 엔진을 전기를 이용해 일정 온도를 유지시켜주는 엔진난방 장치를 일컫습니다. 


실린더 블록. 사진=위키피디아


V6 실린더 블록의 모습입니다. V자 형태로 6개의 피스톤이 들어갈 수 있는 실린더가 있어 V6라고 부릅니다. 이 실린더의  한 쪽에 소켓 구멍이 있고, 여기에 소켓을 넣어 코드랑 연결한 다음, 이 코드를 다시 연장선을 이용해 전기 콘센트에 연결하면 되는,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사진을 보내준 '써니'님의 프리우스V가 블록히터를 이용해 엔진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얼마나 추우면 이런 게 있나 싶은데요. 이 쯤에서 블록히터를 사용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시동을 켜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역시 써니님이 보내준 동영상을 통해 확인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소리에 유의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블록히터 사용하지 않았을 때, 2014년 1월, 영하 28도>



<블록히터 사용했을 때, 2015년 1월, 영하 23도>


엔진 반응이 다른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나마 시동이 걸리니 다행이지 안 걸리는 경우 아침부터 짜증이 날 수밖에 없겠죠. 블록히터는 350불에서 500불 사이에서 추가요금을 내면 옵션으로 선택이 가능하다고 써니님이 알려주셨는데요. 좀 더 찾아 보니 일부 모델들은 그냥 기본 장착되어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차 가격에 블록히터 비용이 반영돼 있겠죠?) 이런 추위라면  블록히터 옵션을 선택 안 할 운전자가 있을까 싶습니다.


불편한 점도 있습니다. 그릴 앞이나 공기 흡입구 앞에 코드가 저렇게 대롱대롱 달려 있으면 달릴 때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날 겁니다. 그래서 어떤 차들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들의 충전방식을 적용하기도 했죠.


Norhtland Volkswagen 유튜브 동영상 캡쳐 화면


캐나다 폴크스바겐 딜러가 제타에 달려 있는 블록히터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입니다. 안개등 옆에 고정형으로 깔끔하게 처리를 한 모습입니다. 그러면 전기요금은 어떻게 될까요? 써니님 얘기로는 공동주택의 경우 단지 자체적으로 영하 15~20도 사이에선 30분 간격으로 전원이 차단되었다 들어오게 하고, 영하 25도 이하에서는 계속 전기가 통하게끔 해준다고 합니다. 


전력 사용량이 그리 많지 않아 전기료 부담이 큰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다른 나라 같으면 안 내도 되는 요금이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선 아쉬운 부분일 겁니다. 한 가지 참고할 건, 캐나다 모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4시간 이상 블록히터를 켜놓지 않는 게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블록히터용 타이머를 별도로 구매해 쓰는 운전자들도 많다고 하는군요.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화재 위험성도 있습니다. 그러니 배선 관리 콘센트 관리 등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낮은 온도에서는 시동을 켤 때 엔진 뿐 아니라 배터리도 제 역할을 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배터리도 따뜻하게 데워주는 배터리 워머(Warmer)라는 것도 애프터 마켓에서 구입할 수 있다고 하는군요.


배터리 워머. 사진출처=acklandsgranger.com


배터리를 빙 둘러 감싸는 건데 저것 역시 전기로 일정 온도를 유지하게 됩니다. 대략 100불 정도면 장만을 할 수 있는데요. 급하면 담요 같은 걸로 배터리를 감싸줘야 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날이 추운 곳에서 자동차를 타야 한다는 건 이런 여러가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걸 새롭게 알았습니다. 


"여보~ 뉴스에서 그러는데 내일 아침 영하 35도까지 떨어진대."

" 알았어요.블록히터 코드 꼽고 올게~"


캐나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화가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1950년대 미국인이 발명 특허를 낸 이 오래된 장치도 똑똑해지는 자동차들 덕에 사라질 장치가 아닐까 예상해 봅니다. 일정 온도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차 스스로 엔진과 배터리의 온도를 끌어 올리거나 시동을 잠시 켰다 껐다를 반복하는 등,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블록히터나 배터리 워머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 테니까요. 어떠세요, 강추위를 버텨야 하는 자동차에 신경 쓸 일이 만만치 않죠?


*다양한 자동차 이야깃거리가 있는 더모터스타카페는 요기로 => http://cafe.daum.net/themotor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