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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여행

호수에서 만난 바다, 독일 보덴제 여행기


살다 보면 악보의 숨표 같이 쉬어가야 할 때가 필요합니다. 달려온 시간에 대한 정리이기도 하고 앞으로 계속 잘 달려가기 위한 충전을 위한 순간이기도 하겠죠. 지난 8월 말, 2박 3일의 일정으로 독일 남부 보덴제(Bodensee)라는 곳을 찾았습니다. 보덴호, 혹은 콘스탄스 호수 등으로 불리는 이 곳은 독일과 오스트리아, 그리고 스위스 3개국과 맞 닿아 있는 유럽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인데요. 그 짧지만 평화로웠던 보덴제에서의 시간들을 간단히 기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에 올리는 사진들은 위키피디아, 그리고 해당 명소의 홈페이지 등에서 언론 및 홍보용으로 공개된 것들을 다운로드한 것이며, 부득이한 경우 캡쳐한 사진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그 외에는 직접 찍은 사진들입니다. 올리고 보니 사진이 130장나 되네요. 잘 찍은 건 아니지만 열심히 올렸으니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




보덴제로 가는 길


대략 프랑크푸르트에서 보덴제까지는 400km가 조금 안되는 거리. 구글 지도에서는 3시간 50분이면 도착한다고 했지만 이 시간은 아우토반에 쉬지 않고, 막힘 없이, 그것도 시속 140km/h 이상의 속도를 유지하며 달려야 가능하다는 걸 달려보고 나서 알게 됐습니다. 결국 휴게소 한 곳에서 점심을 먹고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5시간 정도가 걸렸죠. 하지만 아내와 번갈아 가며 운전을 한 덕분에, 그리고 막히는 곳을 우회해서 달릴 수 있어서 별 어려움 없는 여정이었는데요.




내비게이션이 알려준 대로 우회도로를 선택했더니...




이런 목가적이고...



한적하고...



운전하기 정말 좋은...



시골 마을과 작은 도시, 그리고 도로들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는데요. 얼마쯤 달렸을까요? 갈라지는 도로가 나타납니다. 우측은 보덴제의 가장 큰 도시인 콘스탄츠로 가는 길, 그리고 좌측은 비행선으로 유명한 프리드리히스하펜으로 가는 길. 우리의 목적지는 프리드리히스하펜 방향의 작은 도시 하그나우였기 때문에 미련없이 좌측 도로로 향했습니다.



구글지도. 노란색 원은 보덴호 주변의 대표적인 도시들. 콘스탄츠, 미어스부르크, 프리드리히스하펜, 린다우는 독일, 브레겐츠는 오스트리아, 상트갈렌은 스위스


붉은색 원으로 표시된 곳이 목적지 하그나우입니다. 사실 호수 전경을 호텔 방에서 볼 수 있는 곳을 뒤지다 찾게 된 곳이었는데요. 결론적으로 참 잘된 선택이었어요. 이번 여행의 주제를 정한다면 그건 '쉼'이었습니다. 토요일에 비가 온다는 예보도 있고 해서, 혹시라도 비가 와도 호텔 발코니에 앉아 호수를 바라 보며 책도 좀 읽고,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등의 게으른 시간을 보장해 줄 곳을 찾았고 딱 거기에 알맞는 호텔을 하그나우에서 찾았기 때문입니다.  


하그나우에 도착해 보니 작은 도시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작았습니다. 하지만 여유로움 만큼은 호수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관광과 와인 등이 주요 수입원인 곳답게 깨끗하고 편안했고, 사람들은 친절했습니다. 




이 소도시에서 가장 넓고 복잡한(?) 곳입니다. 은행 건물과 게스트하우스, 빵집과 레스토랑, 작은 수퍼마켓과 과일 파는 상점 등, 소박하기 그지 없는 그런 동네였죠. 유명 관광지의 도심이라고 느껴지기 보다는 어느 독일의 시골 동네 딱 그 분위기였습니다. 




꽤나 넓은 마당을 갖고 있는 어느 집의 정원은 잘 정돈 되었다기 보다는 자연스러움이 가득했고...




게스트 하우스의 1층이 빵집이었는데,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작은 호텔과 우리의 팬션 스타일인 페어리엔보눙 등은 많았는데, 대부분이 만실 표시가 되어 있어 놀랐습니다. (어디서들 그렇게 몰려 오는지)






드디어 만난 보덴제!


호텔에 도착하자 친절한 직원이 주차를 확인한 후 우리가 묵을 방으로 안내했습니다. 참고로 보덴제를 방문할 때는 아주 넉넉하게 미리미리 예약을 해야 그나마 원하는 방을 구할 수 있습니다. 봄과 여름은 꽃과 물놀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가을엔 여유와 와인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그리고 겨울엔 크리스마스를 이 곳에서 보내려는 사람들로 늘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2주 전부터 적당한 곳을 찾았지만 너무 급하게 예약을 하려다 보니 쉽지 않았는데, 운이 좋게 예약이 취소가 된 작은 호텔을 찾은 것이죠. 특히나 발코니가 있고, 바로 호숫가라서 호수 전경을 볼 수 있다 해서 거금(?)을 들여 이틀을 예약했습니다. 자, 이제 안내되는 방으로 가서 탁 트인 호수를 바라보기만 하는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 양반이 다른 방으로 안내를 하더군요. 업그레이드를 해 자기네 호텔에서 가장 좋은 방으로 안내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뭐, 호수만 보인다면야 무조건 땡큐지!' 라는 생각으로 따라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호수 쪽 방이 아니라 전경을 보기는 어렵다고 하더군요. ' 아니 이럴 거면 왜 업그레이드를 해가지고!' 






실내는 고급스럽고 넓었습니다. 별 3개짜리 동네 호텔 치고는 막 고급 브랜드들로 장식이 되어 있을 정도로 좋더군요. 하지만 솔직히 방이 넓고 고급스러운 게 저에게는 중요한 게 아니라 호수를 바라볼 수 있느냐 아니냐가 더 중요했기 때문에 아내에게 슬쩍 원래 예약된 곳으로 옮겨달라고 하는 건 어떠냐고 물었고, 아내는 그냥 만족한다며 (끙) 머물자고 하더군요. 제가 뭔 힘이 있겠습니까? 그냥 따랐죠. 그나마...




발코니 왼쪽으로는 시청 건물과 뒷마당이 보였고,


우측으로는 이렇게나마 호수를 볼 수가 있었습니다. 사실 호텔의 작은 앞마당과 식당에서 충분히 물과 맞닿은 채 전경을 감상할 수 있었기 때문에 큰 불만은 없었죠. 짐을 풀고는 시원한 맥주 생각이 나서 한 병을 둘이 나눠 마시고는 얼른 호수가 쪽으로 향했습니다.




이렇게 맥주 한 병 나눠 마시고...




호수가로 나오니 광합성(?)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유로왔습니다.








소리내서 웃는 것도 소음일 정도로 조용한 분위기의 보덴제는 과연 이 곳이 호수일까 싶을 정도로 넓고 멀어 보였습니다. 자료를 보니 536㎢의 면적이라고 하니까 제 계산에 따르면 여의도의 19배 크기가 되더군요. 여의도 19개를 붙여 놓은 크기의 호수라니! 그런데 이 호수가 유럽에서 세 번째로 큰 곳이라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첫 번째, 두 번째는 어디고, 얼마나 크다는 건지)


여기서 잠깐! 

보덴제(Bodensee의 See는 독일어로 호수)는 가장 큰 도시인 콘스탄츠의 이름을 따 영어로는 콘스탄스 호수라고 되어 있는데요. 사실 독일과 오스트리아 그리고 스위스 (독일어권 지역) 3개국과 연결된 이 호수를 이 곳 사람들은 아무도 콘스탄스 호수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보덴제가 일반적인 명칭이죠. 그래서 그런지  주변의 명소, 볼거리, 즐길거리 등을 잘 알려주는 웹사이트의 경우도 독일어로 되어 있습니다. 


외국에서 오는 사람들에겐 다소 불친절할 수 있습니다만, 일단 도착만 하면 숙박업소에서 영어나, 영어가 안되면 받랭귀지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 잊지 마셨음 합니다. 아 그리고 영어로도 어느 정도 정보를 구할 수 있는 사이트가 있죠.


추천 보덴제 안내 사이트 : http://www.bodensee.eu (영어/독일어)

                                    http://www.bodensee.de (독일어)


사실 독일어로만 안내 된 두 번째 사이트가 더 잘 되어 있다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구글 크롬 번역기를 이용해서 연결된 명소들 홈페이지를 찾아 들어가는 것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 시도해 보시고요. 일단 각 명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대체로 영어로도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있다는 것,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호수가를 따라 걷다 보니 이렇게 수영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요. 그러고 보니 물이 생각 이상으로 깨끗했습니다. 보덴 국제 물보호 위원회라는 3개국 연합체가 수질 등을 관리를 하고 있다고 하니까, 눈에 드러나지 않게 관리에도 철저하단 생각이었습니다. 








숙소 주변을 걷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습니다. 




하늘을 올려다 보니 체펠린 백작이 발명한 경비행선이 두둥실~ 떠다니고 있더군요. 관광객들을 태우고 매일 떠다니는 저 녀석을 나도 한 번 타보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은 아래 홈페이지로 가셔서 위치나 예약 일정, 그리고 비용 (비쌈) 등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경비행선 관련 홈페이지

http://zeppelinflug.de



사진=zeppelinflug.de


사진=zeppelinflug.de


사진=zeppelinflug.de


경비행선을 발명한 체펠린 백장은 주로 프리드리히스하펜에서 활동했죠. 전쟁 때는 폭격기로도 활용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비행기 관련한 박물관도 프리드리히스하펜에서 만날 수 있고, 곡예 비행이나 클래식 비행기 박람회 등도 이 곳에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온 천지가 오락거리인 곳이 보덴제랍니다.)


그 외에도 트래킹, 와인 체험, 자전거 무료 대여, 온천, 열풍선 타기, 보트 타기 등, 수십 가지의 레져를 즐길 수 있고,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 공원, 각 종 박물관 체험 행사 등도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또 린다우에서 오스트리아 브레겐츠로 가면 팬더 산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탈 수 도 있고, 유명한 브레겐츠 페스티벌의 백미 야외 오페라 감상도 가능합니다. 


사진=www.ballonfahrten-bodensee.de


사진=www.ballonfahrten-bodensee.de

열풍선 관련 홈페이지

http://www.ballonfahrten-bodensee.de/



펜더산에서 본 브레겐츠 전경. 사진=위키피디아


브레겐츠 페스티발의 하이라이트 오페라 공연 장면. 2년마다 레파토리가 바뀐다. 2015/6년에는 투란토트가 공연될 예정. 사진=브레겐츠트레블 제공


스위스 쪽인 상트갈렌에서 좀 더 올라가면 전형적인 스위스 목가적 풍경을 만날 수도 있는 등, 정말 끝도 없이 보덴제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과 시설과 명소들이 마련돼 있습니다. 당연히 자동차 좋아하는 분들을 위해서 콘스탄츠에서는 매년 봄 상당히 큰 규모의 튜닝쇼도 열리고 (미쓰 튜닝 뽑는 행사도 함!), 롤스 로이스 박물관, 그리고 하그나우 기준으로 약 50분 정도 자동차로 가면 만나는 에르빈 하이머 박물관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캠핑카들 전시) 등도 볼 수 있습니다.


스위스 생티스 산 전경. 사진=st.gallen-bodensee.ch


에르빈 하이머 박물관 전경. 사진=erwin-hymer-museum.de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경험하지 못할 경우, 보덴제에서 반드시 찾아야 하는 곳을 꼽아야 한다면 역시 마이나우 섬이 아닐까 합니다. 호텔 직원에게 서너 군데 이야기를 하며 이 중에 어디를 가는 게 낫겠냐 물었더니, 무슨 그런 질문이 있냐는 표정으로 " 당연히 마이나우를 가셔야죠." 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바빴던 첫 날을 마감하며 내일, 비가 오지 않기만을 기원했습니다.







꽃들의 천국 마이나우



다음 날 아침 눈을 떠 보니 구름은 끼어 있었지만 비가 올 거 같진 않은 하늘이더군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아침을 먹으로 내려갔습니다. 




특별히 조식이 맛있는 건 아니었지만 향긋한 커피 한 잔을 곁들여 호수를 바라보며 먹는 아침은 그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히 만점이었습니다. 얼른 아침을 먹고 선착장을 향했습니다. 거리는 걸어서 5분. (참, 이 호텔은 달걀을 미리 삶아 놓지 않고 원하는 손님에 한 해 식사하는 동안 삶아다 가져다 주더군요. 다른 걸 다 떠나서 커피맛이 일품!!)





동네가 참 아담하고 깨끗하고 예뻤습니다. (왼쪽 신문 읽고 계신 분은 어제 다른 식당에서도 신문 읽고 계셨는데;;) 참고로 독일 동네들 보면, 차도와 인도의 사이를 경계짓는 돌들이 촘촘히 깔려진 배수로길을 자주 보게 됩니다. 인도의 턱이 낮거나 없어서 이런 구분이 필요했는데, 운치 있고 좋습니다. (그런데 횡단보도 보고 귀엽다고 느끼면 이상한 걸까요?) 







선착장에 도착하니 곧 비가 올 것만 같은 하늘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하루 일과를 마칠 때까지 비는 내리지 않았죠. 티켓은 왕복 요금에 마이나우 입장료가 포함된 게 있고, 배 가격만 내면 되는 티켓 두 가지가 있습니다. 10분 정도 기다리자 배가 왔고 드디어 보덴호를 몸으로 느끼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미어스부르크 전경.


하그나우에서 마이나우 섬까지는 배로 약 45분 정도 걸리는데요. 기본적으로 보덴제에서 운행하는 배들은 여러 도시들을 들려 손님들을 내리고 태우고 합니다. 특히 콘스탄츠에서 브레겐츠까지는 배 운행 시간만 4시간이 넘는다고 하니, 호수의 크기를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메어스부르크에 들린 배는 다시 마이나우를 향했습니다.







거의 한가지 톤의 풍경색으로 가득했던 아침, 멍하게 하늘이며 호수를 감상하고 있자니 어느 새 마이나우에 도착했습니다. 1732년에 바로크식 궁전과 부속 교회가 건축됐고, 이 건물에서 결혼식도 올리고 패션쇼도 하는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마이나우에서는 꽃들을 만나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꽃에 대해 아는 것 없는 무식한 저에게 조차 이 섬은 형형색색의 아름다움으로 감탄을 하게 만들었으니까요. 


현재는 독일 바덴 대공과 스웨덴 국왕의 후손은 레나르트 베르나도테 백작 집안이 소유한 채 대를 이어 관리하고 있습니다. 

마이나우 섬 홈페이지 : www.mainau.de


마이나우섬 전경. 사진=mainau.de



마이나우의 매표소를 통과하면 만나게 되는 첫 번째 풍경입니다.



그리고 궁전 쪽으로 올라가면 이처럼 장미 정원이 사람들을 맞이하는데요.

 


이처럼 기증한 장미에 대한 기록도 남겨두고 있네요.




때마침 외국인들로 보이는 젊은 남녀의 야외 결혼식이 섬에서 열리고 있었습니다.




유일하게 신부 아버지만 웃지 않으셨죠. ( 저 노려보는 듯한 모습. 이해할 것도 같네요;;) 지금부터는 별 멘드 없이 꽃 감상, 마이나우 섬 감상 시간을 갖도로 하죠. 


























꽃으로 보덴호 지도를 만들어 놓기도...




섬을 둘러본 후 허기를 달래고 시간에 맞춰 선착장으로 향했습니다. 참고로 마이나우 섬은 4,5월과 8월 중에 방문하면 더 멋진 꽃들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고 하죠.



튜울립 가득한 마이나우섬. 사진=위키피디아





되돌아 가는 길은 같았습니다. 하지만 같은 뱃길을 가도 그 느낌은 또 다르더군요.





쪼로록 능선 따라 늘어선 집들의 모습이 귀엽다.





8월 하순이었지만 날씨가 꽤 쌀쌀한 편이었는데, 하그나우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아이스크림을 맛있게들 먹고 있더군요. 하여간 독일 사람들 아이스크림 좋아해요. 잠시 동네를 산책하다 어제 봐둔 와인판매점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마이나우 섬만 꽃천국이냐 라고 항변하듯 이 작은 동네에도 이렇듯 꽃들이 곳곳에 피어 있었습니다.


1유로 내고 가져가라는데, 읽을 만한 책이 그닥;;;



알아준다는 와인가게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북적였고, 박스떼기(?)를 하는 사람들도 많았음.

생각 보다 많은 손님들 사이에서 어떤 와인을 살까 고민하다 재미난 녀석들을 발견하곤, 그 중 하나를 선택했습니다.



바로 이 녀석들...재밌죠?



이렇게 오후까지의 일정을 마친 우리는  저녁은 보덴제에서 잡힌 생선으로 해결을 했고, 야외 벤치에 앉아 한참을 말없이 호수를 바라보는 것으로  전체 일정을 마무리해습니다.


여기서 잠깐! 

콘스탄츠 추천

저야 독일에 살고 있어서 새로울 게 없지만, 만약 보덴제를 방문하는 것이 유럽, 특히 독일을 처음 경험하는 여정의 시작이라면, 개인적으로는 콘스탄츠를 방문하거나 그곳에 숙소를 잡고 도시투어를 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콘스탄츠는 세계사 시간에 배운 콘스탄츤 공의회가 열린 도시로 유명하죠. 대학의 도시, 관광의 도시, 그리고 무엇보다 종교의 도시인지라 종교적인 흔적들이 가득한 곳이기도 합니다.



콘스탄츠 전경. 사진=germany.travel.de


사진=germany.travel.de


사진=germany.travel.de


사진=germany.travel.de


사진=germany.travel.de


사진=germany.travel.de


콘스탄츠 호수가의 상징 임페리어상. 사진=위키피디아


고급 창녀였던 임페리아는 당시 귀족과 고위 성직자들의 로망이었다. 그녀의 동상 왼손에는 당시 교황이, 오른 손에는 당시 황제가 벌거벗은 몸을 하고 들려져 있다. 시대상을 비꼬는 이런 동상을 세울 수 있는 환경이 반갑기만 하다. 사진=germany.travel.de


하루가 가고 여행의 마지막 날, 고속도로가 막힐 것을 대비해 일찍 서두르기로 했습니다. 막상 떠나려고 하니 날이 좋아지며 사람 마음 아쉽게 만들더군요.




하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곳임을 알았기에 다음엔 또 다른 즐거움을 보덴제에서 누려보리라 생각하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 유일하게 차를 대고 호수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 있어서 그곳에 들려 기념 사진을 찍었는데요. 잘 기념하라는 듯 그 짓궂었던 하늘이 환하게 제 색을 내보여주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휴게소를 들리지 않고 논스톱으로 달려서 그런지 4시간 만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요. 가득 채웠던 연료통엔 아직도 기름이 남아 있어서 더 뿌듯했던 여정이었습니다. 가고 오는 길도 좋았고, 보덴제 그 자체도 좋았으며, 그 호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여유와 아기자기한 삶을 지켜보는 것 또한 즐거웠습니다. 언제가도 새로운 느낌으로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보덴제, 제겐 바다 같은 호수였습니다. 아참, 다음엔 열풍선에 한 번 도전해 보려고요. 




가을 보덴제는 이런 느낌이겠지? 사진=위키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