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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남의 떡으로 남기엔 정말 아까운 르노 트윙고


르노가 7년 만에 내놓은 3세대 경차급 모델 트윙고에 대한 반응이 심상치 않습니다. 이번 달부터 유럽에서 일제히 판매에 들어가는 트윙고에 대한 독일 매체들의 시승 후 소감이 좋은데요...


르노 트윙고. 사진=르노 홈페이지 브로셔 캡쳐


특히 재밌는 게, 몇 년 전부터 다임러와 협력 관계를 맺으며 벤츠 측에 엔진을 공급하기도 했던 르노가 이번엔 메르세데스 벤츠의 동생뻘 되는 브랜드 스마트의 기술을 잔뜩 입은 트윙고를 등장시켰고, 이 트윙고로 인해 "굳이 더 비싼 스마트 포포를 살 이유가 있나? - 독일 주간지 슈테른 " 라는 평가까지 받게 됐습니다.


11월 출시를 기다리는 스마트 4인승 모델 포포. 사진=netcarshow.com


그렇다면 트윙고의 어떤 점이 좋은 평가를 받는 걸까요? 아직 성능에 대한 비교 테스트 자료가 나온 상태가 아니라서 디테일하게 기술적인 면을 알려드리긴 어렵겠지만, 어차피 경차급 모델들에서는 성능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다른 변수들로 판매량이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독일 매체의 주행 평가와 함께 제 의견을 함께 버무려 트윙고라는 차에 대한 장단점을 간단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이쁜 자동차!

패션카로 타겟층 확실히


사진=netcarshow.com


사진 속 여성분들 좋아하는 거 보이죠? (물론 설정입니다만) 저렇게 이쁜 차 오너라면 저라도 웃음이 떠나가지 않을 겁니다. 폴크스바겐 UP이 나왔을 때, "우아~ 이쁘게 생겼다." 라고 했는데 르노 트윙고는 솔직히 업을 뛰어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치 피아트500이나 미니의 만큼 유럽인들에게 사랑을 받지 않을까, 감히 예상을 하게 됩니다. 사실 1993년에 처음 나왔을 때는 이렇게 이쁘장한 차는 아니었어요.



1세대 트윙고. 사진=favcars.com


1세대 트윙고 모습입니다. 당시 기준으로는 나쁘지 않지만 존재감을 드러내기엔 뭔가 좀 부족했다고 봐야 할 겁니다. 이 1세대 트윙고는 자그마치 15년 동안 신모델 없이 유럽 전역을 누비고 다녔죠. 2007년이 되어서야 드디어 2세대 트윙고가 선보이게 됩니다. 



2세대 트윙고. 사진=netcarshow.com


눈이 아주 포토샵한 것처럼 땡~~~~~그랗게 커졌죠. 여전히 유럽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그래서 흔하게 느껴지는 그런 2세대 트윙고였습니다. 그리고 2012년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게 되죠.



2세대 페이스리프트된 트윙고 모습. 사진=netcarshow.com


얼씨구? 뭔가 좀 이상한 느낌이죠? 3세대로 가기 위한 과도기적 디자인이 아닌가 싶은데요. 2년 만에 이처럼 신모델을 내놓을 거면 뭐하러 이런 부분변경 모델을 내놔서 이 차를 구매한 이들의 가슴을 쓰리게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 녀석을 미련없이 외면한(?) 르노가 드디어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3세대를 내놓으며 다시 한 번 트윙고 바람을 예고했습니다.



사진=netcarshow.com


아무리 디자인에 대한 견해가 개인차가 있다고 해도, 이 정도 수준이면 특별한 이견이 없을 듯 보입니다. 정말 이쁜 경차가 뭔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죠. 뒤태도 나쁘지 않은 편인데요.



사진=netcarshow.com


르노 5 터보. 사진=favcars.com


신형 트윙고의 뒷모습은 1980년 등장해 몇 년 동안 핫해치로 이름을 날린 르노 5 터보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항상 이런 얘기들을 전할 때마다 부러운 게, 우리나라 제조사의 신차들도 과거 어떤 모델의 스타일을 오마쥬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을 텐데 그런 게 없다는 점입니다. 앞으론 가능해지겠죠?


어쨌든 이런 멋진 생김새를 통해 트윙고는 여성 운전자들의 마음을 훔치겠노라 단단히 작심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계속 트윙고 사진을 보셔서 알겠지만 계속해서 여성들이 차와 함께 등장을 하고 있습니다. 트윙고의 타겟층이 어디인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죠.




캔버스 탑이 적용된 모습. 사진=netcarshow.com


휠도 예쁘다! 사진=netcarshow.com


주간등은 LED로. 그밖에 후방 카메라, 주차도움 시스템 등의 다양한 옵션이 마련돼 있다. 사진=netcarshow.com




실용적인 수납공간

영리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구성








사진=netcarshow.com


단순하지만 커대란 계기판과 두툼하고 귀여운 운전대, 그리고 투톤 칼라를 통해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콕핏 쪽에 경쾌함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르노의 장기는 공간만 생기면, 아니 없는 공간까지 찾아내 수납할 수 있도록 구성을 하는 것에 있다고 하겠는데요. 이런 실용성과 함께 트윙고는 재미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마련해 놨습니다.



사진=netcarshow.com

 R & GO 앱을 깔고 모니터 역할을 하고 있는 스마트폰. 사진= 르노 독일 홈페이지 브로셔 캡쳐

센터페시아 쪽을 자세히 보면 스마트폰이 마치 매립형 모니터인 냥 붙어 있는 게 보이실 겁니다. 낮은 사양의 트윙고를 구매하는 고객들을 위해 르노의 R & GO라는 전용 앱을 스마트폰에 깔면, 전화, 내비, 차량 정보를 알려주는 보드컴퓨터, 라디오 등을 작동할 수 있는, 스마트폰 자체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되어 줍니다. 



R-링크 에볼루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장착된 모습. 사진=netcarshow.com

   

물론 이렇게 푹 박힌 8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가 달리게 되면 R-Link라는 텔레매틱스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훨씬 다양한 기능이 있고, 더 많은 앱을 다운로드해서 정말 다양한 재미를 차 안에서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안전 운전에 방해가 되어선 안되겠지만, 요즘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소비자를 끌어 오기 위해선 커넥티드 카 서비스는 이제 없어서는 안되는 분위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르노가 정말 작심하고 도전한 건 다른 부분이었죠.



엔진을 트렁크 밑에

이유는 회전반경과 운전의 재미


사진=netcarshow.com


르노 트윙고가 첫 선을 보였을 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졌던 건 3기통의 작은 엔진을 트렁트 아래에 배치하고 변속기를 바로 엔진에 물려 뒷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는 뒤엔진 뒷바퀴 굴림 (RR) 방식이라는 특이함 때문이었습니다. 이 엔진은 다임러 스마트의 것이고, 첫 시도한 4도어 역시 스마트 포포에 적용된 것이 그대로 반영되었죠. 스마트의 주행성능이 어느만큼 트윙고에 전이가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부분에서 다임러의 기술이 듬뿍 트윙고에 적용되었는데요.


그렇다면 엔진을 뒤에 넣은 것이 어떤 의미로 작용되는 걸까요? 저도 처음엔 굳이 3미터 50센티 전장의 이 작은 차에게 RR타입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고개를 갸웃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RR방식은 운전의 재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짧은 이런 경차급에서  FF와 RR의 변별력이 그리 클까 하는 의구심은 계속 있어 왔었죠. 그런데 전혀 뜻밖의 고민이 담겨 있었더군요. 


르노의 발표에 따르면 휠베이스를 13센티미터나 늘렸지만 실제로 실내 공간이 크게 늘어나지 못한 이유는 이전 모델에 비해 전장이 10센티미터나 짧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럼 왜 이렇게 짧게 했을까요? 복잡한 도심에서 운전이 쉽기 때문이죠. 좁은 주차공간에서도 실력이 발휘됩니다. 거기다 한 가지 더, 회전반경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까지 담겨 있었습니다. 




르노 독일 홈페이지에 있는 이미지를 캡쳐한 것인데요. 이 그림에 신형 트윙고의 가장 큰 목적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좁은 도로에서 아주 짧은 회전반경 능력을 통해 한번에 쉽게 유턴 등을 할 수 있게 한 것이죠. 이전 트윙고의 회전반경이 10미터였는데 이번 건 8.6미터고 그 차이는 위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습니다. 


참고로 기아 모닝이 아데아체 체크에서 회전반경 능력이10.2미터가 나왔고, 심지어 스마트 포투도 회전반경이 9.05미터로 트윙고의 놀라운 회전반경 능력을 뛰어넘지 못합니다. 이런 능력을 위해 차체를 짧게, 그러기 위해 엔진을 트렁크 아래에 배치한 건데요. 물론 90마력짜리 가솔린 터보 가솔린 엔진을 달면 제로백도 10.8초 수준으로 동급 최상급 수준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서 복잡한 곳, 좁은 도로 등에서 경쾌하게 빠져나올 수 있게 된 것이죠.


사진=netcarshow.com




트윙고,

남의 떡으로 남을까 수입될까


독일의 여러 매체들이 르노 신형 트윙고를 평가하는 한 마디는 바로 "운전이 정말 재밌다!"였습니다. 재미와 스타일, 실용성과 도심 주행능력 등, 모든 면에서 상당히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물론 단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일단 시트가 딱딱하다는 이야기가 공통되게 두 군데의 매체에서 나왔고, 뒷좌석은 성인 남성들이 앉기엔 좁고 낮아 보입니다. 특히 뒷좌석 머리 보호대의 위치가 낮아서 남성들에겐 더더욱 불리해 보입니다.


또 당연히 트렁크가 작다는 얘기도 나왔는데요. 트렁크 공간에 대한 이야기는 르노 측에서도 예상을 했겠죠. 그래서 생각 보다 실내에 긴 물건을 실을 수 있다면서 이런 홍보 사진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2미터 30센티 길이의 물건까지 실을 수 있음. 사진=netcarshow.com


르노는 이런 짓(?)을 1세대 출시 때도 한 적이 있는데요.




얘기가 잠깐 샜군요. 현재 트윙고는 가솔린 세 가지 트림만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연비는 유럽 복합 기준 23.08~22.22km 수준입니다. 한국에선 트윙고에 디젤 엔진이 달린다는 얘기가 나왔던 거 같은데, 과연 이 작은 차에 디젤 엔진이 들어갈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네요. 가격은 독일에서 팔리는 기아 모닝과 비슷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부족한 게 없어 보이는 차예요. 그렇다면 과연 이 차가 한국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경차 혜택을 받으려면 차의 폭이 지금보다 4센티 정도 줄어야 하는데 한국 수출을 위해 별도로 차폭이 좁아진 트윙고를 만들진 않겠죠. 현실적으로 법이 바뀌거나 하지 않는 이상 경차로 분류되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국내에서의 경쟁력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아예 90마력 짜리 정도로 해서 피아트 500과 미니와 경쟁하게끔 방향을 비틀어 보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비교 테스트를 통해 그 성능이 좀 더 객관적으로 검증을 받겠지만, 만약 주행 성능에서 만족할 결과만 나온다면 가성비에 스타일까지 좋은 패션카로 충분히 한국에서도 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뭐 사실 지금까지의 매체들 평가만으로도 성능은 만족스러울 거 같군요.) 문제는 자동 변속기 장착인데요. 제가 제대로 못 찾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판매 브로셔에는 자동변속기 적용 옵션이 빠져 있습니다. 물론 르노삼성 측의 요구가 있다면 장착이 될 수도 있겠죠. 만약 이게 적용하면 가격이 상승이 꽤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래도 미니나 피아트 500보다는 저렴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장담은 못함!!) 


경차이지만 경차가 될 수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로 트윙고에 대한 르노삼성의 고민은 분명 있으리라 생각이 드는데요. 그래도 이런 정도의 차라면 어떻게 해서든 방법을 찾아 내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이 트윙고가 한국에 수입된다면 경쟁력이 있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좋은 의견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사진=netcarsho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