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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신형 볼보 XC90,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조금씩 조금씩 그 실체를 공개해 가던 볼보가 유럽시간으로 화요일 오후, 

마지막으로 남겨두었던 XC90의 외관을 공개하며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채워 넣었습니다.

이 소식을 독일에선 두 개 매체에서 거의 동시에 전했고, 운이 좋게 그 소식이 올라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발견하고서는 우선 급한대로 더모터스타 카페에 (<==클릭) 관련 소식을 올렸습니다. 

한국에선 가장 먼저 전한 소식이었지만 뭐랄까요. 사진을 본 첫 느낌은 2% 아쉽다라고나 할까요?









 


우선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이 볼보 플래그십 SUV에 장착되는 엔진들이 모두가

4기통 2.0리터급이라는 점입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가솔린 3개, 디젤 2개 라인업인데요.


가솔린 

T5 : (터보) 254마력 / 최대토크 35.7kg.m

T6 (터보차져 & 수퍼차져) 320마력 / 40.8kg.m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터보 & 수퍼차져 & 전기모터) 400마력 / 65.28kg.m


디젤

D4 : (터보) 190마력 / 최대토크 40.8kg.m

D5 : (바이터보) 225마력 / 최대토크 47.94kg.m


특히 T8 플러그인의 경우 힘과 연비 등 모든 면에서 라인업 최고 수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볼보 측의 얘기로는 유럽에서 공인된 연비로 리터당 40km가 나온다고 하는데요. 

이건 제대로 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평가 기준이 나오기 전까지는 그냥

참고자료 수준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D4의 경우는 

유럽 복합연비 기준으로 약 리터당 20km 정도가 될 거라고 합니다.


휠은 21인치 합금휠과 22인치 알루휠이 기본으로 적용이 되고 에어서스펜션 등이 적용돼 T8의 경우

총 5가지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의 업체와 협력해 새로운 1400와트짜리 오디오가 장착됐는데 19개의 스피커를 통해

중저음부터 고음까지 선택해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차에는 세계 최초로 적용되는 안전 시스템이 두 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교차로에서 충돌 위험 시 스스로 브레이킹을 하는 교차로 급제동 시스템이고,

또 하나는 차량이 도로를 벗어났을 때 안전벨트를 차량 스스로 최대한 강하게 조이면서

충돌 시 시트에 있는 에너지 흡수 영역을 통해 운전자의 척추를 보호하는 로드 오프 프로텍션 기능이죠.

특히 척추를 보호하기 위한 에너지 흡수 영역은 충돌 충격의 33% 정도를 흡수하는 게 목표라고 하네요.







역시 안전의 볼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을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굉장히 다양한 기능들이 적용이 되고 있고, 특히 실내 디자인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소재나 디자인 등에서 변화가 크고 조립 완성도 또한

높을 거라는 기대감을 충분히 갖게 한다고나 할까요? 










볼보 측에 따르면 3열 2개의 의자 경우도 1m 70cm 정도 키의 사람들이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막상 가장 기대를 했고, 잘 나올 것이라고 대체적으로 예상했던 외부 디자인에 대해서

뚜껑이 열리자 반응들이 반반으로 확연하게 갈리는 분위기가 이 곳 독일에서 나타나더군요.

솔직히 저 역시도 고개를 갸웃하게 되었는데요. 가장 큰 아쉬움이라면 역시 앞념 그릴 쪽이

컨셉카와는 달리 밋밋해졌다는 점이었습니다.






컨셉카의 안으로 살짝 곡선처리되어 들어간 느낌이 사라지면서 밋밋해졌고, 

그 바람에 멋부린 헤드램프 라인이 오히려 살지 못해 보입니다. 

토르망치로 불린 주간등의 강렬함이 오히려 살지 못했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가장 큰 아쉬움은 측면 디자인에서 받았습니다.




이 옆면인데, 단정하고 정돈된 느낌을 주고는 있지만 폴크스바겐 투아렉이 저는 함께 떠오르더군요.

심지어 어떤 독일 네티즌은 닷지 Durango와 투아렉을 섞어 놓은 것 같다고도 의견을 냈습니다.






저는 투아렉과 자꾸 겹쳐 보이기도 하고 뭔가 개성이 죽은 듯 싶더군요.

전반적으로 플래그십이라는 점 때문에 디자인에서 무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새로운 패밀리룩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부분에서

컨셉카의 이미지에서 양보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한 마디로 너무 단정해!!)


그러면 이 디자인이 공개된 직후 독일 네티즌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몇 개를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생각과 어떤 면이 같고 어떤 면이 다른지

한 번 잘 읽어보시죠.



독일 네티즌들 반응


Vogel : "쉬크하군. 하지만 운전의 다이나믹한 부분에 별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만 다른 프리미엄 경쟁 브랜드들의 대체자가 될 수 있을 거다." 


Herr Schue : "난 잘 모르겠어. 디자인이 기존의 볼보와는 완전 다른 느낌이야. 콕핏도 현대 싼타페나 그랜드 체로키 등과 비슷한 거 같고. 물론 품질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난 지금 스타일을 말하는 거라고. 자기만의 색깔, 특별한 디자인을 더 보여주길 기대했는데..."


w.a.s.p : "실내 디자인은 정말 좋군!"


Tom : "아쉬워. 기대를 정말 했는데. 시작은 좋았지만 외부 디자인은 너무 평범해."


Onkelhotte : "인테리어가 아랫급까지 모두에게 저대로 적용되면 좋겠어. 그렇게만 된다면 아우디, 메르세데스, BMW의 좋은 대체자가 될 수 있을 거야."


Vlelfahrer99 : "실망이야. 조금씩 공개하면서 먹잇감을 던지더니 그런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게 나와 버리고 말았어. 확실하게 느껴지는 건, 이 차는 유럽 시장을 고려한 게 아니라는 거야. 러시아나 중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여."


Byebyevolvo : "쿼바디스 볼보. 그렇게 오랫동안 공을 들이더니 이게 그 결과물인가? 오직 뒷모습만이 볼보의 캐릭가 살아 있을 뿐이야. 옆에서 보면 닷지 Durango랑 VW 투아렉을 섞어 놓은 거 같고, 앞에서 보면 러시아 브랜드 라다의 Niva가 떠올라. 눈에 띄는 것과 자기만의 색깔을 갖는 것은 구별되어야 해. 전형적인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 사라졌어. 하지만 미국이나 중국인들은 좋아할 거야. 그들은 디자인에 대해 어차피 큰 요구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니까."


SledgeHammer: "실망이다. 나는 볼보가 정말 좋은 기회를 놓쳤다고 봐. 이건 익스테리어에 대한 이야기야. 왠지 투아렉이 떠오르고 레인지 로버가 떠올라. 그나마 괜찮은 건 뒤태. 내 생각엔 디자이너들이 중국 쪽에다가 방향을 맞춘 거 같아. 북구의 특징이나 성격이 디자인에서 전혀 보이지 않고 있거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대단히 실망스러워."




Ching Long Bang : " 앞 모습과 실내를 통해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건, 이 볼보는 진정한 중국의 차라는 거야. 계속 그렇게 만들라고. " (정말 중국인이라는 느낌 보다는 뭔가 비꼬는 서양인의 글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Oldtimer : "난 볼보를 좋아해. 하지만 이번 걸 보니, 세상에는 완전한 새로움이란 없구나 싶어."


Jenzmann :  "레인지 로버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이 볼보는 지루하게 보일 거야."


Collis : "디자인이 별로야. 중앙 콘솔은 너무 넓고 콕핏은 눌린 것 같아. 주간등 디자인은 아우디 A7 페이스리프트 도니 것에서 따온 것으로 보이고, 안전을 제외하면 혁신적인 이미지는 없어 보임."


frechdach3: "전면 디자인에서 좀 더 용기를 내보았더라면, 휴~ (한숨)"


전반적으로 좋다는 의견들과 외부 디자인이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반반 정도로 나뉜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사진이 아닌 실물을 봐야 정확한 감이 오겠지만 조금만 더 과감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계속될 것 같고요.


물론 자꾸 보면 좋아질 수 있겠지만 뭐랄까요. 컨셉카 등을 통해

너무 사람들의 기대치를 높여 놓았던 것이 이런 차분함을 지루함으로 이해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 모범생다운 인상이 어떤 결과를 낼지 지켜 봐야겠습니다.

계약은 파리오토쇼 이후부터 가능하고 본격적인 판매는 내년 봄부터라고 합니다.


가격은 가장 낮은 트림이 49,000유로부터 시작이 되고, D5에 풀옵션 적용한 9만유로짜리를 

1927대만 한정판으로도 판매할 예정에 있습니다. 왜 1,927개냐고요? 볼보의 역사가 시작된 해를

기념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사진=VOLVO & netcarsho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