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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제네시스의 착각

 

더딴지 2월호에 실릴 글을 막 끝마쳤습니다.

제네시스의 착각이란 제목의, 비교적 긴 글이었는데요.

이상하게 진행이 안돼 애를 먹었네요.

전체 분량 중 1/8 정도 되는 도입부만 맛보기로 보여드립니다. ^^;



제네시스의 착각

 

자동차 만드는 나라들 중 자국 브랜드 점유율이 80% 넘는 곳은 한국과 일본 정도다. 차이라면 한국은 현대자동차그룹 하나가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일본은 13개 브랜드가 시장을 나눠먹기 하고 있다는 것. 어쨌든 한 개 회사가 한 나라의 자동차 시장을 싹쓸이 하다시피 한 경우는 대한민국 외엔 없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시장이 변하고 있다. 옛날엔 애국심이 자동차 구매의 주요 작동 요소였다면 지금은 독과점 논란에 빠진 시장에서 애국심은 의미가 없어진 지 오래다. 오히려 한국 내 소비자들은 비슷한 조건이면 수입차로 건너가기 위해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이젠 자동차 그 자체의 가치에 지갑을 여는 시대가 된 것이다.

 

소비자들의 변화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가성비, 그러니까 가격 대비 성능 괜찮은 차를 만드는 회사의 이미지를 벗고 마진율 좋은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전환을 꿈꾸고 있다. 오랜 시간 저가 자동차를 파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있던 현대차 그룹은 한 대를 팔더라도 더 많이 남길 수 있는 고마진 시대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이끌 상징적 모델이 작년 11월 말 공식 데뷔했다. 2세대 제네시스가 그 주인공이다. 얼마 전부터 현대와 기아는 신차를 내놓을 때마다 독일 차와 비교하며 은근히 프리미엄 마케팅을 펼쳤다. 하지만 제네시스는 슬쩍 발을 담그는 정도에 머무르지 않는다. 독일 차들과 경쟁하기 위해 내놓은 자동차임을 공식적으로 선언했기 때문이다.

 

'독일 고급 세단 시장 정조준'

'BMW 5시리즈 이미 넘어섰다'

'독일 차와의 경쟁 자신 있다.'

'제네시스 경쟁 상대는 벤츠 아우디 BMW'

 

도발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기사 타이틀이 연일 제네시스 론칭과 함께 쏟아져 나왔다. 이미 많은 시승기를 통해 이 차의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도 드러나고 있다. 아직 유럽에서 판매가 이뤄지지 않은 관계로 유럽의 평가는 나오지 않았지만, 어쨌든 유럽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들었고 그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독일제 준대형 차들을 겨냥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유럽피언의 관심을 끌기엔 충분하다.

 

그렇다면 제네시스는 누구나 인정하는 현대차의 첫 번째 프리미엄 자동차가 될 수 있을이미 모든 스펙에서 독일 차와 다를 바 없는 수준이며, 오히려 경쟁 모델들 보다 더 나은 점들을 제네시스가 가지고 있다고 현대가 당당하게 말하고 있으니 어렵지 않아 보이는데? 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제네시스가 잘 만들어진 차라고 할지라도 그것만 가지고 프리미엄 딱지를 받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무엇이 부족한 것일까? 또 어떻게 해야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자동차가 될 수 있는 것일까? 근데 되기는 되는 걸까?...지금부터 몇 가지 이유와 나름의 해결책을 같이 버무려 보기로 하겠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프리미엄이란 타이틀을 얻기 위해

현대가 해야 할 일은 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