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비롯한 일부 유럽국가에서는 12월 31일을 Silvester라고 부릅니다. 종교적인 이유로 이
렇게 부르는데요. 암튼! 이 한 해의 마지막날에는 새해를 알림과 동시에 독일 전국적으로 불꽃
놀이를 통해 신년을 맞이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베를린이나 프랑크푸르트 같은 대도시들에서는
도시 차원에서 대대적인 행사를 펼치지만 제가 살고 있는 작은 도시, 그 중에서도 주택가에선
말 그대로 동네 불꽃놀이가 소박하게 펼쳐집니다. 30여분 동안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신나게 하늘
로 불꽃들을 쏘아올리는데, 평소엔 조용하던 사람들도 이 때만큼은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며 새해
가 된 것을 자축합니다.
사실 이때 가장 바쁜 곳은 소방서와 병원인데요. 화재사고도 발생하고, 불꽃놀이하다 실수로 다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어제도 30분간 펑펑 쏴대더니 여기 저기서 엠뷸런스 싸이렌 소리, 소방차
출동을 알리는 소리가 들려 오더군요. 어떤 사람들은 차 망가질까봐 커버씌워 놓기도 하고 심한 경우
엔 주차를 좀 더 안전한 곳에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광란의 불꽃쇼가 끝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해지는 독일사람들... 어떻게 보면 귀여운 구석이 있기도 하답니다. 여하간, 2010년이 이렇게 시작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즐거운 일 가득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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