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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꽤 흥미로운 독일의 자동차 가격 계산법

 

집 다음으로 비싼 자동차.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한 번 더 고민하고...끝났다 싶지만 거기서 다시 한 번 고민을 해 선택을 하게 되죠. 이렇게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자동차인데요. 그 자동차의 가격은 기본 판매가에 옵션이 추가될 때 그 만큼의 비용이 덧붙여지게 됩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세금이 또 따라 오죠.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분들은 단 돈 얼마라도 싸게 파는 곳이 있다면 한걸음에 달려가 흥정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차를 사기 위해 지불하는 비용은 사실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유지관리비까지도 염두에 둬야 하는데요.

 

보통은 기름값, 보험료 정도까지 계산을 하겠죠. 그런데 이를 체계화 해서 차량으로 인해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거의 모든 비용을 한꺼번에 묶어 가격을 따져보는 방법이 최근 공개됐습니다.  신차가격 + 세금 + 유류비 + 보험 + 유료정기점검비(1년에 한 번 정도씩 하는 Inspection)에다가 차량의 잔존가치까지 한데 묶어 이를 월별 지출금액으로 최종 공개를 한 분석법인데요.

 

정확히 어떤 기관에서 연구했는지 모르지만 독일 양대 자동차 전문지 중 한 곳인 '아우토모토운트슈로트'지에  위 방식으로 계산했을 때 자동차의 진짜 가격이 나온다...뭐 이런 내용의 기사가 실려서 그 내용을 오늘 소개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이 방식에는 위에 나와 있는 내용들 외에 무상보증(워런티)도 계산법 안에 포함이 된다는군요. 그러니까 무상보증기간 길수록 실제 차량 가격이 낮다는 거죠. 

 

암튼 이런 식으로 계산을 해봤더니 독일인들의 차를 사는 가격 평균이 월 400~750유로 정도였다고 합니다. 우리 돈으로-1유로에 1450원 기준 잡고-  58만 원에서 108만 원 사이가 되네요. 월 지출액입니다 월...기준은 3년이고요.  

 

또한 저렴한 곳에서 차를 사면 월 지출액은 당연히 줄어듭니다. 전문가가 예를 들어 준 포드 C-MAX 같은 차량은 36% 할인이 가능한데요. 이럴 경우 원래 계산법으로는 월 474유로를 지출하는데 446유로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합니다. 기아 무상보증 기간을 7년으로 해주고 있는데 이 역시 월 비용으로 따지면 21유로 정도 줄어드는 효과라고 하는군요.

 

독일의 자동차 할인정보 사이트 모습. 이런 사이트들이 꽤 많습니다.

 

그리고 위에 내용엔 빠졌지만 할부로 구매를 할 경우 그 이자도 따지게 되는데요. 많게는 월 70유로까지 이자로 인한 절약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같은 플랫폼을 쓰는데 메이커 다른 차량들 있죠? 한국은 투산과 스포티지가 그런 것으로 아는데요.

 

독일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골프와 아우디 A3, 폴크스바겐 샤란과 세아트 알함브라 같은 경우입니다. 가격만으로 차를 선택하겠다면 같은 플랫폼 (핵심적인 것을 공유할 수 있는) 제품인데 덜 유명한 것을 선택하는 것도(알함브로 선택 시 월 40유로 절약)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거죠. 난 죽어도 폴크스바겐이어야 해. 이런 경우 아니라면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길게 말로 설명을 드렸지만 역시 직접 이 방법에 따른 차의 가격을 따져 보는 게 가장 이해가 확실할 거 같은데요. 자동차 잡지에 실린 차량들 중  몇 가지 모델들을 선택해 봤습니다. 한 번 보시죠. (좀 복잡한 내용이지만 찬찬히 읽으시다 보면 의외로 재미난 결과를 만나게 될 겁니다.)

 

우선 아우디를 볼까요? A4, Q3, Q5 모두 디젤 모델들입니다. 아우디 A4 2.0 TDI의 경우 독일 내에서 판매되는 트림이 총 5개(122마력에서 177마력까지)가 되기 때문에 기본가는 5개 트림 평균치로 계산해 적어봤습니다. 원 내용에는 정확히 몇 마력짜리 TDI인지 나와 있지 않았거든요.

 

그 외에 마력이 정확한 것은 제가 차량 기본가 옆에 마력을 표시하겠습니다. 금액은 모두 독일 기준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만 이 계산법은 신차가격 + 세금 + 유류비 + 보험 + 유료정기점검비 +잔존가치 +워런티 등을 모두 묶어 월별 지출액으로 계산을 한 것입니다.

 

아우디 A4 2.0 TDI 평균 기본가 : 32,670유로 

잔존가치 포함된 월별 차량 지출가 : 599유로 (한화 868,550원)

잔존가치 미포함 월별 차량 지출가 : 290유로 (한화 420,000원)

 

아우디 Q3 2.0 TDI 기본가 : 31,750유로 

잔존가치 포함된 월별 차량 지출가 : 654유로 (한화 948,000원)

잔존가치 미포함 월별 차량 지출가 : 305유로 (442,250원)  

 

Q5 2.0 TDI (콰트로 아님) 기본가 : 35,500유로

잔존가치 포함된 월별 차량 지출가 : 739유로 (한화 1,071,550원)

잔존가치 미포함 월별 차량 지출가 : 465유로 (한화 465,450원)


 

이 내용대로라면 A4세단이 콤팩트 급 SUV Q3 보다 기본 가격은 더 비싸지만 월별 계산법으로는 더 싼 차라는 게 됩니다. 또 Q3와 Q5를 비교해보니까 기본가만 놓고 보면 약 543만 원이 Q5가 더 비쌉니다. 그런데 월별 지출액으로 계산을 해보면 그 차이는 오히려 줄어드는 것으로 보입니다. (계산은 3년, 36개월 기준으로 했습니다.)

 

안 돌아가는 머리를 쓰려니 너무 복잡한데요. 어쨌든 Q3가 비싼 차라는 느낌, 그리고 역시 SUV가 잔존가치가 높지만 세단에 비해 더 지출을 하게 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엔 현대와 기아차를 가지고 한 번 알아 볼까요?

 

* 아우디 Q3가 비싸다고는 했지만 경쟁 차종인 BMW X1과 비교하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독일 프리미엄 3사 중 아우디가 저렴하고 벤츠가 조금 더 비싼 것으로 확인된 모델들로만 보면 그렇게 정리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엔 i40, 투산, 그리고 기아의 카렌스입니다. 역시 독일 기관이 독일 내에서 판매되는 가격으로 했다는 거, 오해없으시길 바랍니다.

 

현대 i40 1.7CRDi (136마력) 기본가 : 29,140유로

잔존가치 포함된 월별 차량 지출가 : 689유로 (한화 999,050원)

잔존가치 미포함 월별 차량 지출가 : 302유로 (한화 437,900원)

 

현대 iX35 2.0 CRDi (136마력 앞바퀴 굴림) 기본가 : 25,540유로

잔존가치 포함된 월별 차량 지출가 : 662유로 (한화 959,900원)

잔존가치 미포함 월별 차량 지출가 : 334유로 (한화 484,300원)

 

기아 카렌스 1.7 CRDi (136마력) 기본가 : 23,990유로

잔존가치 포함된 월별 차량 지출가 : 682유로 (한화 988,900원)

잔존가치 미포함 월별 차량 지출가 : 312유로 (452,400원)


 

여기서도 세단인 i40와 투산의 가격이 잔존가치 포함 기준으로 볼 때 기본가격의 차이 보다 덜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i40가 3년 기준으로 24,804유로이고 투산이 23,832유로니까 1,000유로 정도 더 i40가 비싸네요. 하지만 기본가격만 놓고 보면 3,600유로 차이가 납니다. 아주 오래 타지 않는 이상 두 차량의 가격 차이는 생각 보다 크지 않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맨 위에 보여드린 아우디 A4랑 현대 i40랑 비교하니까 금액이 오히려 A4가 더 저렴하게 나왔죠? 독일시장에서 A4와 i40의 판매량의 차이, 그러니까 인기라고 해야 하나요? 그런 것이 작용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서야 A4가 수입차량으로 감가삼각이 크지만 독일에서는 반대로 봐야 하는 거죠. 

 

이 월별 계산법에 따르면 현대차가 가격을 낮추고 워런티를 길게 해줘도 독일에서는 독일 동급 차량과의 경쟁이 실질적으론 쉽지 않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이건 일본차량도 마찬가집니다. 혼다 어코드 왜건 2.2 모델 가격까지 포함해 나란히 비교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우디 A4 2.0 TDI 평균 기본가 : 32,670유로 

잔존가치 포함된 월별 차량 지출가 : 599유로 (한화 868,550원)

잔존가치 미포함 월별 차량 지출가 : 290유로 (한화 420,000원)

 

현대 i40 1.7CRDi (136마력) 기본가 : 29,140유로

잔존가치 포함된 월별 차량 지출가 : 689유로 (한화 999,050원)

잔존가치 미포함 월별 차량 지출가 : 302유로 (한화 437,900원)

 

혼다 어코드 투어러 2.2 (150마력) 기본가 : 30,409유로

잔존가치 포함된 월별 차량 지출가 : 726유로 (한화 1,052,700원)

잔존가치 미포함 월별 차량 지출가 : 348유로 (504,600원)

 

이걸 SUV 경우를 통해 다시 확인을 해보면요.

 

폴크스바겐 티구안 1.4 TSI (160마력) 기본가 : 26,050유로

잔존가치 포함된 월별 차량 지출가 : 561유로 (813,450원)

잔존가치 미포함 월별 차량 지출가 : 299유로 (431,440원)

 

현대 iX35 2.0 CRDi (136마력) 기본가 : 25,540유로

잔존가치 포함된 월별 차량 지출가 : 662유로 (한화 959,900원)

잔존가치 미포함 월별 차량 지출가 : 334유로 (한화 484,300원)

 

마쯔다 CX-5 2.2D 기본가 : 25,990유로

잔존가치 포함된 월별 차량 지출가 : 719유로 (1,042,550원)

잔존가치 미포함 월별 차량 지출가 : 344유로 (498,000원)

 

티구안의 경우 가솔린 모델이고 나머지는 모두 디젤이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기본가격을 기준으로 해서 본다면 가장 비싼 티구안이 가장 적게 월별 지출을 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내수시장에서 많이 팔리는 자국 브랜드 차량이 아무래도 저렴한 것이 아닌가 유추를 할 수 있는 내용인데요. 마지막으로 골프 GTI와 GTD의 경우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확인해 보고 정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폴크스바겐 GTI (220마력 가솔린) 기본가 : 28,350유로

잔존가치 포함된 월별 차량 지출가 : 658유로 (한화 954,100원)

잔존가치 미포함 월별 차량 지출가 : 327유로 (한화 474,150원)

 

폴크스바겐 GTD (180마력 디젤) 기본가 : 29,350유로

잔존가치 포함된 월별 차량 지출가 : 599유로 (868,550원)

잔존가치 미포함 월별 차량 지출가 : 285유로 (413,250원)


 

차의 재미면에선 독일 내 평가로는 GTI가 더 좋고 가격 역시 GTD에 비해 더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만 가격의 경우 이런 월별 계산법으로 따지면 오히려 GTD가 많이 더 저렴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연비 차이도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금액의 차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보다 훨씬 많은 가격들을 계산해봤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SUV가 전반적으로 눈에 보이는 기본가격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걸 확인했고요. 자국에선 자국 브랜드의 히트 모델들이 역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이걸 얼마나 신뢰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같은 기준을 놓고 각각을 대입한 결과이기 때문에 나름 따져 볼 가치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주 복잡한 작업이었고, 준비하는 저는 무척 흥미로웠는데 여러분은 어떠셨는지 모르겠네요. 좀 새로운 시각에서 자동차 가격을 생각하게 된 내용이 아닌가 싶어요. 이런 방식이 빨리 일반화 되어서, 고객들이 차의 가격을 따져보고 선택하는데  유용한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길 바라며 오늘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좋은 한 주의 시작이 되십시오. 


(마지막으로 '벤츠, 히틀러로부터 미래를 구하다?' 라는 제목의 기사 하나 소개해 드립니다. 동영상 한 편이 주말 내내 독일을 시끄럽게 하고 있네요. 클릭 => http://weeple.net/weepleInt/news/selectNewsDetail.do?areaId=DEUHE01001&menu=WM01A1&artId=23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