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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한국문화, 독일인 독일문화.

이럴 때 난, 한국이 생각난다. (3편)

 

 

오늘은 갑자기 아는 분 때문에 인터넷 가입 등에 관해 일을 좀

 

보다가 생각이 나서 인터넷 관련 경험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거 인터넷 설치 맞어?

 

독일에 와서 인터넷 신청을 하던 때의 일입니다. 집사람이 여러 상품들 중에 하나를 이미 고른 후

 

였고 독일어 하나 못하는 저로서는 아내의 능숙한 (독일인들 조차도 독일뉘앙스로 오해할 정도의

 

험험..) 신청에, 늦어도 내일이나 모레쯤이면 인터넷이 설치될 거구나 싶은 기쁜 맘에 전화를 끊은

 

아내를 빤~히 쳐다봤습니다. 아내는 저의 바람에 화답이라도 하듯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자기야

 

잘됐다. 우리 인터넷 열흘 후에 연결해준대!"

 

"?????"

 

저는 무슨 소린가 싶어 아내를 몇 초 더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되물었습니다.

 

" 열흘? "

 

" 응."

 

" 지금 열흘이라고 그러셨어?"

 

황당하다는 표정의 제게 아내는 시큰둥 부엌으로 가며 이렇게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 우린 운 좋은 거야. 보통은 빨라야 2주, 늦으면 한 달도 더 걸리는 게 독일이야."

 

이거 뭔가 싶었죠. 아니 유럽 최대의 경제대국이며 세계 최대 수출대국(2008년 까지)인 독일에서

 

고작 인터넷 개통시켜주는 일따위에 열흘 씩이나 걸린단 말인가? 그러나 정말 그랬습니다. 정확히

 

열흘 후, 방문 시간에 맞춰 190은 훌쩍 넘어 보이는 아저씨 한 분이 벨을 눌렀습니다.

 

 

'그래 그게 여기 시스템이라면 맞춰야겠지.' 라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익숙한 일인 냥 받아들이

 

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아저씨 잠시 어딘가 다녀오더니 전화선 연결하는 곳에 모뎀선을 툭하니

 

꽂더니 악수 굳건히 하고는 그냥 쌩~ 가버리는 게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던 그

 

남자의 일은 그게 전부였던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독일은 웬만한 것은 소비자들이 직접하는 사회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주유, 가구 조립에서부터 인터

 

넷 프로그램 깔고 연결하는 모든 일까지... 워낙에 인건비가 비싼 나라이다 보니 어지간한 졸부 혹은

 

진짜 부자 아니고서는 사람 막 부리고 하는 일에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결국 저녁 아내의 퇴근 후 우

 

리는 설명서 이리저리 읽어대며 어렵사리 인터넷을 개통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바로 인터넷 속도였습니다. 토끼와 거북이는 양호한 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이야 속도가 나아

 

지고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이천년 대 중후반 까지만해도 영화 한 편 다운 받으려면 아침에 출근하며

 

다운해놓아야 합니다. 그럼 퇴근하면 다 되어 있느냐? 아니죠 어떨 땐 꼬박 24시간이 걸려야 영화 한

 

편을 내려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요즘은 마~니 나아져서 1.4기가 짜리 빠르면 네 시간 안에 내려받기

 

가 가능해졌습니다. 정말 빨라지지 않았습니까? ㅡㅡ;;

 

 

지금 한국에서 광랜깔고 편안한 자세로 발꼬락 꼼질거리시며 이 글을 읽고 계신분들의 코방귀 뀌는 소

 

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습니다. 그것도 속도냐며 비웃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ㅜ.ㅜ 그렇습니

 

다. 독일의 인터넷 속도 수준이 이 정도(?)인 줄 저는 뭐 첨부터 알았겠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이게 다

 

가 아닙니다. 뭐 지내들 상품 가입했다고 한국처럼 현금을 주나 무슨 기념품을 안겨주길 하나 그렇다고

 

무료 몇 개월 사용을 할 수가 있나. <- 그나마 이건 해주더군요. 여하튼!!!!! 사용하다가 고장이라도

 

나면 A/S 기간은 또 어떻구요. 저 한국에 살 때, KT VIP 고객이라고 점심 때 툴툴대며 고장 신고

 

하면, 30분 만에 기사님 와서 수리해주고 가시더군요. 갈 때 그냥 가나? 혹시 인터넷 케이블 어

 

지럽혀져 있으면 군대 모포 각잡듯 케이블들 말끔하게 정리해놓고 가십니다. 이런 서비스로 기

 

름끼 찬 저에게 독일은 고객감동은 고사하고 고객 무시라도 안 당하면 다행입니다. 이게 독일의

 

인터넷 가입과 사용에 대한 서글픈(어흑 ㅠ.ㅠ) 현실인 것입니다.

한국 피시방 풍경. 물론 두 사진에 대비감을 너무 주었기는 하지만 없는 얘기는 아닙니다.

 

 

언젠간 독일도 광랜으로 도배하는 날이 오겠죠. 문제는 그 날이 언제냐 하는 것이지만...한국의

 

피시방 생각하고 독일와서 두리번 거리시다간 출국하는 그날까지 어디가 피시방인지 못 찾게

 

됩니다. 뭐 그냥.. 북한 뉴스 소식 텔레비젼으로 볼 때 보던 그런 곳과 비슷한 곳에 컴퓨터 몇 대

 

놓여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온라인 게임은 이 속도를 엄두가 안 나기에 플레이스테이션이니 닌

 

텐도니 하는 게임기들이 엄청나게 팔리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적어도 말이죠. 인터넷 환경

 

에서만큼은 독일보다 한국이 훨~씬 앞서 있다는 사실 뿌듯해들 하십시오. 이런 인터넷 관련 이

 

야기를 할 때마다 전, 한국이 생각나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