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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 아우토반 시승기

수입을 허하라! 아우디 A1 시승기 다시 읽기

 

느닷없이 아우디 A1 얘기죠? 네 느닷없습니다. 한국에선 현재 거의 잊혀져 가고 있는 참 안타까운 모델인데요. 왜 이 차 얘기를, 그것도 시승기 얘기를 다시 하게 됐느냐... 어제 아무 생각없이 관리자 페이지에서 유입로그를 확인하는데 구글, 네이버, 다음 등에서 한 번씩 누군가(혹은 누군가들) A1을 검색해 제 블로그로 찾아 오셨더군요. '시승기를 읽으려는 모양이구나~'라고 생각을 하는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블로그에 링크 흔적만 있지 제가 A1에 대한 시승기를 올리지를 않았거든요.

 

왔다가 헛고생하셨을 분들을 생각하니 미안했습니다. 거기다 더해, 최근 소형 수입차들이 고전하고(폴로 정도 선전을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있다는 소식까지 듣게 되니 더더욱 A1에 대한 아쉬움이 커졌습니다. 해서! 이 잊혀져가고 있는 수작(?) A1에 대해 다시 이야기를 꺼내고 싶다는 마음이 일었습니다. 수입이 안되고 있는 이유가 분명 있긴 할 겁니다만, 또 반대로 보면 수입을 못할 것도 없다는 게 저의 여전한 생각입니다. 

 

만약 글을 읽고 (혹은 다시 읽고) 차 괜찮다 여겨지면 추천도 많이 해주시고, 다음 뷰 관계자 분께서는 에라 모르겠다!~하고 메인에 턱하니 걸어주셨음 감사하겠습니다. 수입촉구용 포스팅이니 만큼 생각을 같이 하는 분들의 다양한 도움이 좀 필요할 거 같거든요. (다음 뷰 형님, 제가 언제 이런 부탁하는 거 봤수? ) 그럼 왜 제가 이처럼 아우디 A1에 홀딱 빠졌는지, 지금부터 시승기를 통해 확인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라이벌 MINI에 대한 언급도 살짝 있고, 수입사를 위한 제안도 (감히) 해봤으니까 꼭꼭 씹어 숙독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불쌍한(?) A1 한 번 살려 보자고요!

 

 

아우디 A1을 시승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지금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이 순간까지 계속 같은 질문이 맴돈다. ‘도대체 이 차가 왜 한국에 수입이 안 되는 걸까?’ 짐작 가능한 이유들이 몇 가지 떠오르긴 하지만 시승 후 A1의 맛을 본 나로서는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컴퓨터 모니터로만 구경하기엔 너무 아까운 차가 바로 A1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처음 이 모델이 공개됐을 때 비판적인 내용의 글을 개인 공간(블로그)에 두어 번 올린 적 있다. 가격이 비싸다느니, 그래서 판매가 어떻다는, 또 실내가 좁다는 등등.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그 때 내 시각이 틀렸다고 굳이 이야기를 꺼내는 건 A1에 대한 조금의 미안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이 차는 그렇게 평가되기엔 억울한 구석이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시승기의 분위기는 그 억울함도 달래볼 겸, 또 수입하지 못하고 있는 수입사에 대해 비판도 할 겸 전체적으로 독하게 써보려고 한다. 보는 것 이상의 즐거움이 가득 숨어 있는 A1 시승기. 오늘 시승기의 제목은 그래서 <염장 시승기>로 정했다. 내용을 읽는 이들의 마음을 마구 긁어 놓고 싶다. 안 긁히면 그건 차가 나빠서가 아니라 내가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서다. 이 차는 충분히 그렇게 변명해주고 싶다.

 

 

첫인상

시승을 할 때 “어디 네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자!”라는 식의 도전적 자세는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건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며 “ 어디 얼마나 웃기나 보자!” 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태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급적 사전 정보나 선입견 등은 차단을 한 채, 백지상태로 편안하게 시승차를 맞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아우디 A1은 유럽에서 출시된 지 2년이 다 돼 가는 모델이다. 설레일 것도 없고, 도끼눈 뜨고 볼 만큼 도전적일 것도 없는, 익숙해진 자동차였다. 그런데 막상 차를 눈 앞에서 보니 느낌이 달랐다. 마치 ‘새로고침’ 버튼을 누른 기분이랄까?  살짝 들뜬 마음을 가라앉혔다. 또 그래야 했다. 이른 아침부터 장대비가 내리고 있었으니까.

 

 

외 모

A1은 현재 아우디 패밀리룩의 첫 번째 적용 모델이다. 부분적으로 헤드램프가 좀 더 날카로워지고 있긴 하지만 어쨌든 A1부터 시작한 이 흐름은 A6과 A7, 그리고 Q3과 A3, A4 부분변경 모델까지 이어지고 있다.(현재는 신형 A3에 적용된 좀 더 직선화된 헤드램프로까지 변화된 상태입니다.) 작은 몸집에  큰 싱글 프레임 그릴과 강한 헤드램프가 다소 부담스럽지 않나 하는 생각은 막상 차를 눈앞에 두고서는 할 수 없게 된다. 다부져도 저렇게 다부져 보일까.

 

옆모습은 아우디 Q3나 A4 등에서 느껴지는 싱거움이 A1에선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라인이 잘 맞아 떨어지고 있다. 특히 뒤쪽에 큼지막하게 자리한 후방램프는 전방과 균형을 맞춰 더 단단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마치 미끈하고 예쁘장한, 하지만 아주 단단한 차돌을 만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트렁크 해치는 마치 Q3를 열고 닫는 것처럼 묵직하다. 생김새도 그렇고 그 무게감 때문에도 A3의 동생이 아니라 Q3의 압축모델 같다. 실제로 A1은 동급 경쟁모델들 보다 무겁다. 이 묵직함은 디자인과 맞물려 야무지고 강한 느낌을 배가시킨다.  녀석을 보고 있노라면 혼자 심각한 얼굴을 한 사내아이의 진지함이 느껴져 귀엽기까지 하다. 전체적으로 꽉 차 있다. 

 

 

 

실 내

A1의 인상은 문을 열고 의자에 앉는 순간 더 강렬해진다. 운전석과 보조석의 1열 공간은 동급 최고 수준이다. 독일 자동차 매거진들이 측정한 데이터에 근거한 얘기. 비록 소형급 작은 차지만 공간의 넉넉함이 쾌적한 기분을 들게 한다. 대신 2열 공간 즉, 뒷좌석은 상대적으로 불편하다. 평균 체격의 성인이 뒷좌석에 앉아 장거리 운행을 하는 건 권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아이들이라면 상관없다.

 

경쟁 모델들 중에서 VW 폴로 정도를 제외하면 A1의 뒷좌석 공간은 상대적으로 그리 부족하지 않다. 그러고 보니 A1은 VW 폴로를 베이스로 했다. 그래서 비슷한 구석이 굉장히 많은 차다. 다만 이 비슷함은 설계상의 비슷함일 뿐 그 외엔 전혀 다른 차라고 봐도 좋다. (폴로를 타고 달렸을 때의 느낌과는 또 다릅니다. 폴로도 재밌지만 A1이 더 복합적인 재미를 줍니다.)

 

그동안 A1의 판매가 다소 주춤했던 건 5도어가 아닌 3도어 모델만 판매된 것도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실제로 5도어가 나오면서부터 판매량은 부쩍 늘었다. 2013년 1분기 자료를 보면 고급 소형차 중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미니에 조금 뒤진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상당한 선전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짧은 기간에 적어도 독일 내에서는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실내 공간에 대해 얘기했지만 A1 미덕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것은 인테리어, 그 중에서도 콕핏과 센터페시아가 아닌가 생각된다. 소재는 고급스럽고, 완벽하다고 할 수 있는 마무리에 흡족한 미소를 나도 모르게 머금게 된다. 전체적으로 세련된 실내다. 경쟁 차 종인 미니가 개성이 강하다면 A1은 고급스럽다고 할 수 있다.

 

A1에도 멀티미디어 인포테인먼트시스템 MMI가 있는데 그 위치가 독특하다. A3까진 기어박스 뒤쪽에 자릴 하고 있는 MMI 버튼과 다이얼이 A1은 공조기 바로 위에 자리를 하고 있다. 작은 차체로 인해 부족해진 공간의 활용을 활용하다 보니 이런 변화가 주어진 것으로 보인다. MMI 위치나 작동감 등은 대체로 만족스럽다.

 

 

실내에서 특히 눈에 띄는 두 가지 인테리어 요소가 있는데, 차에 타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공조 다이얼과 송풍구 디자인이다. 아니 얼마나 자랑할 게 없어 고작 다이얼과 송풍구냐 할 수 있겠으나 실제로 매우 고급스럽고 심플한 게 전체적으로 실내의 감각을 한 단계 높여주고 있다. 메르세데스 A클래스 역시 송풍구 디자인을 통해 젊은 감각을 확보했다고 할 수 있는데, 국내 메이커들도 이런 디자인을 좀 더 적극적으로 반영했음 한다.

 

송풍구의 경우 디자인뿐 아니라 이를 감싸고 있는 커버에서 그 진가가 드러난다. 처음엔 하이그로시가 적용됐나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투명 플라스틱 케이스 속에 컬러 커버 가 송풍구를 덮고 있었다. 하도 예뻐서 계속 만지작거리니 후배가 옆에서 그렇게 좋냐며 피식 웃는다.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이 부분은 직접 봐야 느낄 수 있는데 공조 다이얼 역시 쥐었을 때의 감촉이나 크기, 작동감 등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송풍구 커버는 고객이 원하는 색상으로 적용이 가능하다. 물론 이렇게 하기 위해선 라이프스타일 패키지를 선택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대략 50만 원 조금 넘는 돈을 내면 송풍구 커버와 문손잡이 가운데에 알루미늄으로 된 장식을 덧댈 수 있으며 열쇠구멍이 있는 콘솔박스 레버도 알루미늄으로 바꿀 수 있다.

 

실내에서 단점이라고 한다면  룸미러가  작다는 것이고, 직물시트의 경우 품질의 좋고 나쁨을 떠나 실내 인테리어의 고급스러움을 잘 받쳐주지 못하는 느낌을 준다. 처음으로 독일차 보면서 가죽시트가 떠올랐는데, 이는 순전히 균형적인 인테리어 측면의 생각이다. 만약 직물을 선택한다면 저런 가벼운 색상 말고 진한 칼러의 직물시트가 실내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어울릴 것으로 보인다.

 

 

 

미니와 연비비교

당시 시승한 차는 디젤 1.6 TDI 수동이었다. 미니 원 디젤과 쿠퍼 디젤의 사이쯤에 위치한 마력(105PS)이며 토크는 미니 쿠퍼 디젤에 가까운 25.5kg.m이다. 주행의 맛은 인테리어가 준 즐거움 보다 더 컸다. 다만 수동 기어의 경우 5단이 탑기어여서 이 점은 미니의 6단 수동에 비해 아쉬웠다. 하지만  자동의 경우 7단 더블클러치 미션이 장착 가능하다.

 

시동을 켜면 두 가지 상반된 반응이 나온다. 차 밖에서 듣는 엔진음은 당황스러울 수 있는데 차 안에선 거의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방음처리가 잘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젤 엔진음이 싫다는 분들은 122마력의 가솔린 TFSI 엔진이 있으니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여기서 잠깐 미니와의  연비 비교를 좀 해보도록 하자. 시승차의 경우 유럽복합연비 기준 리터당 26.3km 정도인데 이는 비슷한 스펙의 미니 One D(90마력), 그리고 7마력 더 높은 쿠퍼 D (112마력)와 같은 수치다. 가솔린은 아우디 A1 1.4 TFSI와 미니 쿠퍼가 122마력으로 동일한 힘을 내는데 연비는 A1이 19.2km이고 미니 쿠퍼가 18.5km다. 모두 수동기어 기준. 차량의 무게는 미니 보다 A1이 더 무겁다.

 

골프도 벤츠 A클래스도 폴로도 안 달려 있는 가스리프터가 달려 있어 후드를 열고 닫기 편하게 되어 있음.

 

 

주 행

A1의 그립감은 핸들을 감싸고 있는 소재 탓에 착 달라붙는 맛이 느껴진다. 또 핸들의 무게감은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다. 힘 좋은 남자들이 쥐어도 괜찮고 여성이 쥐어도 무겁지 않게 느껴진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을 하는 경우엔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 만약 좀 더 강하게 치고 나가길 바란다면 상위급인 2.0 TDI(143마력)를 선택해야 한다.

 

오전 내내 그렇게 비가 쏟아지더니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 나올 땐 하늘에서 햇볕이 쏟아지고 있었다. 얼마나 다행이던지. 하지만 여전히 노면이 잔뜩 물을 머금고 있었기 때문에 풀가속을 하기엔 다소 염려된 상황이었다. 일단 노면상태를 고려해 천천히 속도를 올렸다. 어차피 꾹 밟아도 확 치고 나갈 수 없는 차량 아닌가.

 

차가 탄력을 받기 시작한다. 시속 100km/h에서 150km/h까지는 매우 편안했다. 음악을 조금 크게 틀었다. 추월해가는 차들이 일으키는 물보라 때문에 와이퍼를 작동시켜야 했지만 큰 문제될 건 없었다. 음악을 좀 더 키웠다. 지금 A1이라는 소형차를 타고 달리고 있다는 생각을 시승자 두 사람 다 잠시 잊고 있는 분위기였다.

 

2차선인데 속도는 172km/h;;;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차는 저~멀리

시속 150km/h를 넘어가자 조용하던 차 바닥에서 진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핸들에도 미세하게 진동이 전달됐다. 하지만 로드노이즈나 풍절음 등은 걱정과 달리 많지 않았다. 잠시 2차선에서 150 전후의 속도로 달리는데 언제 비가 왔냐는 듯 노면이 말라가는 게 보였다. (아우토반의 배수능력...좋다.)

 

어느 정도 차에도 적응이 되자 최고속도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제원상 최고속도인 190km/h에 다다르기 위해 가속페달을 밟았다. 악셀페달의 느낌은 가벼운 편이다. 살짝만 밟아줘도 퉁하고 튕겨나가길 바란다면 실망할 수 있다. 어쨌든 곧게 뻗은 직선로에 들어서 냅다 페달에 힘을 줬다.

 

다소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시속 190km/h가 넘어간다. 작은 차체가 많이 흔들릴 것을 예상해 핸들을 쥐었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풀 가속임에도 차는 150km/h 때와 다를 게 없이 안정감 있게 달려주었다. 작은 차가 이런 속도에서 운전자에게 불안감을 주지 않으며 내달리는 게 참 기특했다.

 

VW 계열의 직진 안전성은 A1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오히려 이 부분만 따로 떼 놓고 따지면 Q3 보다 좋게 느껴졌으며 또 다른 아우디 시승차였던 A4 스포츠라인에도 뒤지지 않았다. 다만 차폭이 좁은 탓에 왼쪽 시야가 A필러에 가려지는 게 고속 주행 시 더 시야를 좁게 하는 단점.

 

아우토반에서 빠져 나오는 곳은 대체로 360도에 가깝게 회전을 하게 되어 있는데 코너링의 수준을 파악하기에 좋은 코스 중 한 곳이다. 브레이크를 짧게 밟으며  기어를 3단으로 바로 내렸다. 탄력을 최대한 유지하려 했었기 때문인지 비실대는 느낌없이 밀착돼 야무지게 돌아나간다. 차가 주는 이미지가 성능으로 그대로 구현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이런 차로 지그재그 와인딩을 해도 참 재밌겠단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하지만 정체구간에서 잠시 멈췄다 다시 가속을 하려고 할 땐 역시 힘부족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A1은 같은 플랫폼을 쓰는 폴로의 상급 수준의 추월가속에 맘먹는다. 차의 중량이  A1이 폴로 보다 무겁기 때문에 순간 토크나 저속에서 가속을 했을 때는 폴로에 못 미칠 수 있지만 일단 어느 정도 탄력을 받고 난 뒤에는 묵직함에 붙는 속도감은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핸들링의 우수함은 독일 자동차전문지들이 한결같이 높게 평가하는 부분이다. 조향성에선 BMW 계열의 미니에 조금 뒤지나 차의 움직임을 좌우하는 핸들링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또 하나 A1이 높게 평가되는 부분은 제동력이다. 비교테스트에서 미니나 그 밖의 경쟁자들 보다 늘 더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독일 매거진들의 A1과 미니의 비교테스트의 경우 아우디 A1이 미니에게 점수에서 진 경우를 내 기억으론 본 적이 없다. 대략 3개 매체의 4~5개 정도의 비교테스트 모두에서 나온 결과였다. 그만큼 아우디 A1은 주행성에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모델이다. 폴로도 뛰어나나 스타일에서 밀리고, 미니가 재밌으나 그 보다 더 재밌을 수 있는 게 A1인 것이다.

 

 

총 평

아우디 A1은 모든 면에서 부족함이 없다. 70km/h에선 부드럽고 170km/h에선 인상만큼이나 강하고 안정적이다. 다만 정지상태에서 출발할 때 보여주는 가속력 부족은 105마력에 25.5kg.m 토크 수준에선 어쩔 수 없다. 외모는 만족스럽고, 인테리어는 매혹적이며, 주행능력은 감칠맛이 난다. 헤어핀을 빠져나오는 A1은 후륜의 비싼 스포츠카 흉내까지 내려고 한다. 맹랑한 녀석이다. 이 차에 타고 있는 동안은 마치 중형 이상의 차를 운전하고 있다는 착각을 들게 만든다. 그만큼 만족감이 큰 차가 A1인 것이다. 혹여 작은 차 탄다고 우습게 여기는 친구가 있다면 조용히 동승을 시키길. 투덜거리던 친구의 입이 조용해질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A1을 구매한다면 1.6 TDI 보다는 2.0 TDI를 선택할 것 같다. 연비를 손해 보면서까지 배기량이 큰 걸 원하는 것은 딱 하나, 가속력에서도 만족을 느끼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수입사에선 이 차의 가격을 수입의 어려움 중 하나로 꼽았다. 트림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긴 하지만 독일을 기준으로 하면 비슷하거나 엎치락뒤치락이다. 미니의 수입가격과 크게 다를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 무슨 속사정이 있을까?

 

다만 미니를 경쟁상대로 보았을 때 'MINI'라는 이름이 갖고 있는 굳건한 팬덤과 전통 앞에선 A1이라도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점 개의치 않는다면 미니 쿠퍼D가 아니라 아우디 A1 TDI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미 성능은 독 여러 전문지가 증명해줬고, 판매량 역시 미니의 아성에 도전할 수준까지 성장되었다.

 

아우디 A1은 작지만 강하고, 작지만 고급스럽고, 작지만 잘 달린다. 그래서 독일에서도 A1 광고는 이런 점들을 강조했다. 화려하고 세련됐으며 거대한 이미지들로 이 차의 가치를 설명하려고 한 것인데, 실제 차를 타보고 난 뒤에 그들이 왜 그런 광고를 만들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아우디의 우성인자를 가득 담고 있는 이 작은 거인은 한국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그래서 이 시승기가 가짜인지 진짜인지 직접 판단들 하게끔 해줘야 한다. 굳이 모험을 하지 않아도 잘 나가고 있는 한국시장에서 아우디여 조금만 용기를 내어주길 바란다. 그리고 조금만 한국 고객들을 위해 서비스정신을 발휘해주길 바란다.

 

만약 그럼에도 부담이 된다면 K-edition이라는 타이틀을 달아 코리아 시장용 버젼을 한정해 팔아보는 것도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다. 시트나 핸들에 k에디션 로고 정도 넣어주고 적당히 가격에 맞게 옵션 선정해 200~300대만이라도 한 번 팔 수 있다면... 이 정도면 당장의 A/S 부담도 덜고, 또 오너들의 판단을 모아 확대할지 말지 가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처럼 오지랖 넓게 별별 소리를 다 해대는 건 딱 하나, 좋은 차를 한국의 소비자들도 선택할 수 있길 바라는 이유에서다. 달리 무슨 이유가 있겠나. A1은 매력적인 자동차다. 


 

참,

예전에 폴로타고 갔던 로텐부르크 여행기가 뉴스위크 코리아판에 실렸습니다. 약간 민망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만. 아무튼 혹 관심 있는 분들은  사 보시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