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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Longbottom의 미국 시승기

머스탱 쉘비 GT500은 과연 무슨 차일까?



오늘은 아~주 오랜만에 미국에서 롱버텀님이 몇 장의 사진과 좋은 내용의 글 한 편을 제게 보내줘서 그 내용을 여러분과 공유하려 합니다. 나름 바쁜 와중에 포드 머스탱 쉘비 GT500을 타보고 난 뒤에 그 소감과, 롱버텀님 본인이 생각하는 GT카에 대한 의견을 담담하게 적은 내용인데요. 생각해볼 만한 내용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대신 올립니다.

 

글의 전체적인 흐름은 그대로 유지한 채 저는 그냥 여러분이 읽기 편하시라 사진 살짝 손보고 배치하는 정도 도왔습니다. 다만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좀 아쉬웠는데요. 그 점은 여러분도 이해 바라겠습니다. 그 외 사진들은 제조사가 공개한 사진들이 섞여 있음을 밝힙니다. 자 그러면 미국의 터프함이 느껴지는 아메리카 마초의 세계로 들어가 볼까요?

 

세상엔 참 많은 종류의 차들이 있습니다. 그 많은 차들은 저마다의 성격이 있죠, 핸들링이 좋은 차, 디자인이 멋진 차, 출력이 좋은 차...가끔은 이 모든 것을 가진 차도 만나게 됩니다. 이렇게 수 많은 차의 종류가 있듯이 차를 바라 보는 사람들의 시각과 견해 또한 제 각각입니다. 오늘은 이런 '관점의 차이'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해보려 하는데요.그 주인공은 2012년형 포드 머스탱 쉘비 GT500 입니다.

공장의 조립라인을 갓 벗어난 이 차는 550마력 70kg.m의 토크를 자랑합니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포드 레이싱에서 나오는 슈퍼차져 업그래이드와 기타 튜닝을 통해 750마력 99.4kg.m의 토크를 뒷바퀴에 전달하는 튜닝이 된 모델입니다. 새로나온 2013년형 머스탱 GT500의 662마력 87.2kg.m 토크를 크랭크에 전달하는 것 보다도 높은 출력을 보입니다.

흔히들 머스탱을 포니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출력을 본다면 포니카라고 하기엔 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물론 머슬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오늘은 이 차를 자신의 이름처럼 GT카라는 시각으로 한번 접근해 보겠습니다.

여기서 잠깐! 스케치북이 잠시 끼어들겠습니다. 머스탱 쉘비에 대한 얘기를 진전시키기에 앞서, 머슬카와 포니카에 대한 얘기를 안 하고 넘어갈 수 없을 거 같습니다. 해서, 롱버텀님께 제가 쉽게 머슬카와 포니카를 구분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겠냐며 물었죠. 예전에 1967년형 머스탱 쉘비 GT500 시승기 때 설명이 되긴 했지만 좀 더 확실하게 정리를 하고 넘어갔음 좋겠다고 부탁을 했고요. 그랬더니 이렇게 구분을 하면 좀 쉽지 않겠냐며 답을 줬습니다.

 

"머슬카는 보통 8기통 빅블락 8기통 엔진을 장착한 풀사이즈 차들을 말하는 겁니다. 포니카는 이런 머슬카 보다 가격을 낮추고, 차의 크기를 좀 줄이고, 배기량을 낮춘 걸 말하는 거죠. 이렇게 비교해서 설명드리면 어떨까 하는데요.

폰티악 GTO (머슬카) -> 파이어버드 (포니카)

세빌 SS  (머슬카) -> 카마로 (포니카)

닷지 차져 (머슬카) -> 닷지 챌린저 (포니카)

포드 토리노 (머슬카) -> 포드 머스탱 (포니카)


 

그런데 요즘 포니카들이 과거 머슬카의 엔진이나 차체 크기가 되어 버렸죠. 그래서 사람들이 같은 차를 두고서도 포니카다 머슬카다 표현이 다른데, 이런 이유 때문이죠. 6기통 포니카가 8기통 머슬카의 배기량이 된 것 때문에 구분이 모호해진 건데요. 요즘 머슬카라는 표현은 잘 쓰지 않고 있긴 합니다. "

 

좀 정리가 되셨나요? 그러면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닷지 챌린저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GT카란 어떤 차일까요? GT는 영어로는 그랜드 투어러(Grand Tourer) 이탈리아어로는 그란 투리스모(Gran Turismo) 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2+2 시트의 구조로 되어 있는 장거리 여행을 해도 불편함이 적은 고성능의 고급스러운 2도어 차들을 말합니다.

 

예를 들자면 BMW 6시리즈, 에스턴 마틴의 DB9, 페라리의 FF, 제규어의 XK, 벤틀리의 컨티넨털 GT 등이 있습니다. 보시다 싶이 가격대들이  좀 그렇죠. 근래에 와서 GT란 이름을 여기 저기 많이 붙이기는 하지만 GT란 말이 시작 되었을 때는 저런 고급 차들을 보통 가리켰습니다.

애스턴 마틴 DB9

페라리 FF

벤틀리 컨티넨탈 GT

근데 이런 짱짱한 차들 앞에서 어디서 감히 머스탱을 GT카라 부를 수 있느냐 묻겠죠 ?뭐 고급스러움과 가격은 택도 없겠지만 지금 부터 들려 드리는 얘기를 듣고 함 생각해 보셔도 늦지 않으리라 생각 됩니다.

 

 

엔 진


머스탱 쉘비 GT500은 5.4리터 올 알루미늄 DOHC엔진으로 되어 있습니다. 바로 전해 까지만 해도 아이언 블럭을 이용했지만, 2011년형 부터 알루미늄 블럭을 이용했고 2013년형 부터는 배기량을 5.8리터로 늘렸습니다. 포드는 미국 머슬카의 상징과도 같은 OHV엔진을 오래 전 부터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요. 슈퍼차저를 이용한 550 마력의 엔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힘이 부족한 생각이 들지 않고 편안하게 운전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트랜스 미션

이 차에는 6단 수동기어가 들어갑니다. 자동기어 옵션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한 듀얼클러치 미션 같은 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걸 운전자 자신이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입니다. 번개만큼 빠른 듀얼 클러치도 아니고 편하게 가속 패달만 밟으면 되는 오토미션도 아니지만 바로 그 점이 운전을 지루하지 않게 해줍니다.


높은 출력에 비해 클러치 조작 또한 일반 승용차를 운전하는 것만큼 편안합니다. 시내 주행에서 기어 바꾸기 불편 하시다고요? 3단에서 출발해서 3단으로만 운전한다면 시내 주행 에서 기어를 바꾸지 않아도 될만큼 출력이 넉넉합니다.

 

 

실 내


아시다시피 이 차는 미국 차입니다. 넓직한 시트는 왠만한 덩치의 미국인도 불편없이 타고 내릴 수 있습니다. 물론 레카로 시트의 옵션이 있기는 하지만 이 또한 상상하시는것 보다 넓고 편안합니다. 미국 차이니까요. 마감이나 실내를 구성하는 재질은 독일 차나 영국 차처럼 한치의 틈도 보이지 않거나 고급 스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투박함이 주는 나름의 편안함이 있습니다. 매일 가죽에 가죽케어 제품 바르지 않고 좀 쉽게 관리해도 될 것 같은 그런 느낌말이죠.

 

 

주 행

한국에선 아반떼에 쓰였던 토션빔 서스펜션 때문에 말들이 많았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헌데 이차에는 라이브 액슬(Live axle) 이라는 토션빔과 비슷한 리어 서스펜션이 들어가 있습니다. 토션빔과 같은 일자 차축인데 차이 점은 Live axle에는 구동축이 같이 존재한다는 점이지요. 이 Live axle은 트럭이나 버스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원가가 적게 들고 구조가 간단해 큰 힘을 전달하는데는 유리하긴 합니다만 날카로운 코너링과는 거리가 좀 먼 것도 사실입니다. 1964년에 데뷔한 머스탱은 지금껏 이 Live axle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글쎄요. 제가 생각하기엔 머스탱은 누구나 탈 수 있는 보급형(?) 차이기 때문에 원가 절감차원에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GT500은 좀 의외이긴 합니다. 단, 1999에서 2004년 까지 생산 되었던 머스탱 SVT 코브라 모델에는 인디펜던트 서스펜션이 들어가 있습니다.

 


하지만 각종 테스트 자료들을 찾아 보면 GT500은 콜벳과 BMW E92 M3, 심지어는 포르쉐 GT3와도
비슷한 성능을 보입니다. 의외죠? 하지만 그런 모든 테스트들은 노면 상태가 좋은 트랙 등에서 측정 되기 때문에 실제로 일반 도로에서 주행을 한다면 Live axle은 많은 약점을 보이기도 합니다. 일례로 노면이 좋지 않은 도로에서 급가속을 하면 차의 뒤쪽이 춤을 추며 달려 나갑니다.

 

그래서 일반도로에서 GT500의 높은 출력은 급가속이나 코너링에선 더욱 긴장을 하게 합니다. 독일차들의 핸들링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아마도 불안함에 속도를 높이지 못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근래에 만들어 지는 전자장비에 모든 것을 의존하는 독일 차들에 비해 이런 불안감은 다르게 생각하면 또 다른 재미로 볼 수도 있습니다.

수퍼차저가 주는 출발 시 강력함은 익숙해지면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승차감은 독일 차들에 비해 편안함을 느끼게까지 합니다. 포르쉐 911(991)은 이전 모델에 비해 편안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GT카라고 불릴 수 있을 만큼은 아니죠. 그에 비하면 GT500은 포르쉐 911과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사이쯤 되는 승차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물론 다 타보고 난 개인적 감상이니 오해없으셨음 하네요.


이 정도의 승차감이라면 왠만한 장거리 운전에는 큰 불편함이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불규칙한 노면에서 Live axle의 퉁퉁거리는 느낌은 분명 단점으로 작용을 합니다. 이 점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는 그란투리스모 수준에 달하는  승차감을 보여 줍니다.

 

 

브레이크

앞쪽은 브렘보 14인치 디스크  4피스톤 갤리퍼. 뒷쪽은 11.8인치 디스크와 2피스톤 갤리퍼가 장착 되어 있습니다. 일반 주행에서는 별 문제를 보이지 않지만 트랙이나 와인딩에서 과격한 주행 시에는 페이드 현상을
보이기도 해 브레이크의 업그레이가 필요해 보입니다.

 

 

총 평

머스탱 쉘비 GT500은 요즘은 일반화 된 것 같은 500마력이 넘는 출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의 주인공은 750마력이라는 어마어마한 힘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엔진 출력과 드라이브 샤프트를 카본제질로 교환한 것 말고는 어떠한 튜닝도 되어 있지 않습니다.

 

서스펜션 파트에서 부족한 면을 보여 주기도 하지만 나름 즐거운 운전을 할 수 있습니다. 승차감도 스포츠카보다 편안하면서 트랙에서는 비슷한 수준의 핸들링 맛도 느끼게 해줄 줄 아는 차입니다. 브레이크도 조금 차의 출력과 무게에 비해 모자란 감이 있기도 하지만 큰 불편을 느낄 정도는 아니고요.

 

자 그럼 이쯤에서, 왜 제가 GT500을 감히 GT 카라고 했을지 파악이 되셨나요? GT500은 강력한 엔진을 가지고 구시대적 서스펜션을 지녔고 적당한 브레이크를 지니고 있습니다. 주말에는 트랙용으로 혹은 여행용으로 쓰일 수도 있는 차입니다. GT라고 꼭 고급스럽고 비싸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1964년 첫 등장했던 머스탱은 포니카의 최고 자리를 한 번도 내준 적 없는 명실상부한 포드의 자랑스런 모델입니다. 사진은 1967년형 오리지널 머스탱 쉘비 GT500.

이 모델은 2012형으로 미국 내 가격 57,000불 + 튜닝 12,000불. 2013년형 신차는 풀옵션 기준 67,000~69,000불 정도 합니다. 결코 싸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다른 비싼 GT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할 수 있겠죠?

조금은 엉성한 마무리와 값싸 보이는 실내를 가지고 있지만 GT500은 나름대로의 GT카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 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여러모로 쓰임새 있는 GT500을 대중의 GT카라 불러주고 싶네요.

 

재밌게 읽으셨나요? 저 혼자 떠드는 것 보다 이렇게 둘이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게 여러분께도 더 도움이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롱버텀님 계속 좋은 글 보내줄 수 있게 추천 등으로 힘을 팍팍 주세요. 원래 금요일에 올릴 예정이었지만 금요일부터 연휴 시작이라 오늘부터 기분 좀 내시라 미국차 얘기 좀 해봤습니다. 즐거운 연휴들 되시고요. 3월의 첫 번째 월요일에, 독일에서 승차감 평가한 내용(산타페는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요?)으로 다시 만나뵙겠습니다. (그 사이에도 글 하나 올라올지 모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