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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독일영화 어때요?

연민과 향수(노스텔지어) 사이...굿바이 레닌

 

 

하이라이트부터 시작해 보자 :

 

손녀의 아장아장에 자극받은 주인공(알렉스)의 엄마, 힘을 써 침대 밖 여전함으로

 

존재할 줄 알았던 DDR( Deutsche Demokratische Republick 독일민주공화국: 구동독)의

 

세상으로 힘에 겨운 발걸음을 뗀다. 그러나 뭔가 낯설고 어색한 분위기...뭐? 서독지역에서

 

동독으로? 한 무리의 이사하는 낯선 젊은이들을 본 엄마는 다시 대로변에서 헬기에 실려 가는

 

레닌의 동상을 본다. 수명이 다된 레닌상, 그 이데올로기의 슬픈 반신상은 그녀에게 애절하게

 

손을 내밀고는 먼 곳으로 사라져 간다, 이 때 엄마를 발견한 남매는  엄마를 부축하고 다시

 

집안으로 황급히 들어가는데...

 

 

2003년 볼프강 벡커라는 똘끼 넘치는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굿바이 레닌은 흥행 성공은

 

물론, 평단의 호평 속에 많은 트로피도 거머쥔다. 이 영화는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독일영화의

 

무거움에 반대편에 서 있으면서도 이념과 가족, 향수와 연민등이 매우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심장이 약한 엄마를 위해 통독 이전의 상태로 모든 것을 되돌려 놓아 건강을 지키려는 알렉스의

 

고군분투. 이 것은 결국 자신으로 인해 쓰러진 엄마에 대한 사죄이면서 관객들에게는 그럴 수밖에

 

없도록 설정된 주인공의 행위를 거부감 없이 보게 함으로써 동독에 대한 일종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게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요즘 일부에서 일고 있는 동독향수라는 하나의 조류에 편승한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어쩌면 서독 동독이라는 이념의 산물에 대한 관점을, 가족이라는 보편성을 통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매우 중립적 위치에 있는 영화라 할 수 있다.  

 

연민과 노스텔지어의 절묘한 줄타기... 그 자연스러움은 결국 이념에 대한 어떠함이 아니라

 

그런 환경과 역사 속에서 살아간 인간들에 대한 연민이자 향수인 것이다.

 

코미디라고 하기엔 매우 드라마적이고, 밋밋한 가족용 드라마라고 하기엔 에피소드의

 

즐거움이 꽤나 많은 굿바이 레닌. 

 

독일적이지 않은(?) 대표 독일 동안 배우 다니엘 브륄의 상큼함이 이번에 개봉하는

 

바스터즈:거친녀석들에서는 어떻게 나타날지 기대가 된다. (이미개봉한 독일 흥행성적은 괜찮은

 

편...하지만 무척 안타까운 사실은 좋은 독일 연기파 배우들이 헐리웃과만 만나면 있는둥 마는둥이

 

되어버리고 만다는 사실...하지만 이번엔 좀 다르다는 사실...^^;)

 

 

영화 타인의 삶과는 상당히 영화적 간극을 갖고 있지만 독일 현대사를 영화적 언어로 매끄럽게

 

다뤄냈다는 점에서는 공통분모가 분명한 굿바이 레닌... 따뜻한 아랫목에서 약간은 웅크린 채 보면

 

왠지 더 맛이 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