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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그 숨겨진 재미를 찾아서!

프랑크푸르트의 동상 4총사와 숨겨진 이야기.

 

프랑크푸르트...

 

발품 팔기에 안성맞춤일 정도로 주요 관광코스가 몰려 있는 도시이기에 그 주요 루트를 따르다

 

보면, 꼭 만나게 되는 동상들이 있다. 이름하야! 프랑크푸르트 동상4총사.

 

어떤 것들이 있으며, 어떤 뒷얘기들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자.

 

 

1. 프리드리히 쉴러 동상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나와 정면으로 보이는 길인 카이저 거리를 따라 10분 정도를

 

걷다보면, 홍등가로 유명한 중앙역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금융타운을 만나게 된다.

 

세련되고 깨끗하다 못해 새침해 보이기 까지한 곳에서 먼저 맞닥드리게 되는 것이 바로

 

유로타워이다.

 

이 유로타워 앞에 있는 유로상징물을 바라보며 좌측 공원길로 접어들게 되면 이전까지는

 

바로 프랑크푸르트의 자랑이며 독일의 자부, 그리고 서양문학의 위대한 유산을 남긴 괴테의 동상을

 

먼저 만났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괴테 동상에 대해서는 바로 뒤이어 설명을 하도록 하고...

 

암튼, 괴테 동상이 있던 자리에서 조금 더 알터오페 쪽으로 가게 되면 또다른 유명 문인의 동상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동상이 바로 프리드리히 쉴러의 것이다.

 

 

쉴러하면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합창" 의 4악장 "환희의 송가"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워낙 당시에도 유명해서 많이 이들이 낭송했던 환희의 송가를 베토벤 역시 매우 아꼈고 결국은

 

베토벤 불멸의 교향곡을 통해 쉴러의 시 역시 영원히 불려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드는 생각.

 

쉴러는 프랑크푸르트 태생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는 독일 남서부 뷔르텐베르크 주의

 

마르바흐라는 곳에서 태어났다. 그렇다면 프랑크푸르트를 근거지로 활동했는가? 그것 역시 아니다.

 

그렇다면 왜 그의 동상이 여기에 서 있는 것일까? 100% 확인된 내용은 아니지만 유로타워에서

 

알터오페로 이어진 공원에 괴테, 쉴러, 베토벤의 동상이 연이어 늘어섰던 사실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프랑크루르트의 아들이라고 불리우는 대문호 괴테의 절친이 바로 쉴러였다. 서로의 작품에 깊은

 

존경을 갖고 있던 두 사람이 나눈 우정의 향기가 후대에까지 잘 전해질 수 있도록 아주 가까이

 

괴테와 쉴러의 동상이 놓였던 것이다. (쉴러의 고향에 가면 나란히 서 있는 괴테와 쉴러의 동상을

 

만날 수 있다.)

 

 

2. 베토벤 동상

 

유로타워에서 알터오퍼까지 느릿한 걸음으로 걸어도 채 10분이 걸리지 않는다. 계속 이어지는 공원길 전경.

 

 

쉴러의 동상을 뒤로하고 알터오퍼 쪽으로 조금 더 가다가 만나게 되는 동상이 바로

 

베토벤동상이라고 명명된 이 동상이다. (가운데 서 있는 사람이 바로 악성 베토벤!)

 

암튼, 베토벤 동상이 이 곳에 서 있는 이유는 앞에 언급한 쉴러 동상 얘기에서 얼추 짐작해낼 수 있을

 

것이다.

 

프랑크푸르트의 또다른 자랑 알터오퍼(Aiter Oper)-종합 음악 공연장이라고 보면 된다.

 

 

이렇게 베토벤 동상까지 감상을 마치고 나면, 바로 앞에 알터오퍼가 나온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만남의 광장이라고 할 수 있는 하우프트 바헤 (Haupt Wache)까지 걷게 되는데, 그 길 이름이

 

괴테거리이다. 이 괴테거리 양옆을 뒤덮고 있는 명품 매장들을 후다닥(?) 지나가면 괴테광장이 있는데

 

바로 이 괴테광장에서 새로 옮겨온 괴테 동상을 만나게 된다.

 

 

3. 괴테 동상

 

 

사실, 웬만한 여행서적 (거의 전무하다고 봐야겠지만)에는 괴테의 동상이 괴테광장으로 옮겨온

 

내용이 없을 것이다. 그만큼 최근의 일이다.

 

아마도 괴테광장으로 괴테가 와야하지 않냐는 당위성에 더해서, 독일의 상징인 괴테의 이미지가 약물

 

중독자들의 터전으로 점점 굳어가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되겠다는 다급함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여하튼 이렇게 옮긴 탓(?)에 절친인 쉴러와의 거리는 조금 멀어져 버리고 말았다. 또 모르지

 

쉴러도 은근 슬쩍 이곳으로 옮겨 두 친구의 우정을 오래도록 기릴지...

 

 

 

4. 구텐베르그 동상

 

썰렁한 광장 중심에 자리한 괴테 동상의 뒤쪽을 보면 훨씬 괴테 동상보다 화려하게 자리하고

 

있는 동상을 만날 수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구텐베르그 동상이다.

 

 

 

원래는, 괴테광장의 토박이 격이 바로 이 구텐베르그 동상이었다.

 

손에 자신이 발명한 금속활자를 쥔 채 서 있는 마인츠 태생의 구텐베르그는 도대체 프랑크푸르트와는

 

무슨 관련이 있기에 이곳에 자리하고 있는 것일까?

 

구텐베르그가 금속활자를 발명한 것은, 서양의 거대한 문화적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일부 특권계

 

급에게만 허용되었던 종교와 문학에 대한 대중화의 촉발이 이뤄진 것이 바로 금속활자를 통한

 

서적의 대량 공급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책이 대중으로 손을 뻗어나갈 때, 인쇄업자들과 작가들이

 

중심이 되어 북메쎄(Buchmesse), 즉 도서박람회를 개최하는데 그 첫 전시회가 바로 이 곳 프랑크

 

푸르트에서였다. 그것을 기념해 괴테광장에 구텐베르그 동상이 늠름하게 서 있는 것이다.

 

 

5. 유스티아 동상

 

사실, 위에 언급된 4총사 말고 여행객들에게는 뢰머광장에 있는 유스티아 동상이 훨씬 유명하다.

 

 

 

이 청동으로 만들어진 정의의 여신 유스티아 상을 다른 동상들과 구별한 것은, 이 동상은 굳이 독일이

 

아니더라도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향을 받은 서구사회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동상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동상은 그 자체보다는 그 동상이 서 있는 공간의 가치가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스티아

 

동상은 의미가 축소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이 정도면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명한 동상들은 다 둘러본 샘이다. 거기다 그냥 둘러본 것만이

 

아니라 자칫 놓치고 지나칠 수 있는 뒷이야기들까지 들었으니 그리 심심한 관광은 아니었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