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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한국문화, 독일인 독일문화.

원더걸스, 소녀시대, 그리고 2NE1등이 독일에서 활동한다면?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지하철에서의 일이다. 독일의 10대 아이들 서넛이 내가 앉아

 

있는 좌석 뒷 쪽으로 몰려 타더니 여지없이 아이팟과 핸디 등을 통해 각자 음악 듣기에 열중들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어느 아이가 다른 친구에게 자기 핸디를 가리키며 "소핫 괜찮지 않냐?"

 

라는 듯한 말을 하는 게 슬핏 들렸다. 처음엔 신경도 안 쓰고 책에만 집중하고 있었지만 "원더걸스"

 

얘기를 서로 나누는 걸 듣고는 순간, 그 친구들을 돌아봤다. '내가 잘못 들었나?' 라고 생각이 들었

 

지만 분명 한국 걸그룹 "원더걸스" 얘기를 나누었다. 신기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지만 바로 다음

 

역에서 내려야 했기에 더 이상의 얘기는 들을 수 없었다.

 

원더걸스 에피소드를 꺼내든 이유는 지금부터 한국 걸그룹의 유럽무대 진출에 대한 가능성과

 

희망을 이야기하기 위해서이다.

 

사실 그 전부터 꾸준하게 느끼는 바였지만, 텔레비젼 음악 전문방송 (VIVA , MTV) 에서는 독일가수

 

들의 독일 노래는 거의 듣기가 어렵다. 혹 독일 가수들이 나온다 해도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부르는

 

게 하나의 흐름이다. 물론 Peter Fox 같은 인기 있는 독일 가수도 있고, 유로댄스 스타일의 노래로

 

인기를 얻고 있는 Cascada 등이 있긴 하지만 정말이지 가뭄에 콩나듯 라디오나 텔레비젼에 노출이

 

될 뿐이다.

페터 폭스

 

물론 힙합이나 랩, 락을 하는 독일

 

가수들은 많다. 가수들 자체가 적

 

다기 보다는 시장을 선도할 인기

 

가수나 그룹이 모두 미국의 가수들

 

에 쏠려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인

 

것이다.

 

독일의 예만을 들었지만 유럽의

 

많은 나라들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유로비젼송 콘테스트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유럽 각국의 음악들이 아주 개성이 있고 괜찮은 곡들이

 

많다. 그런데 그런 노래들은 다 어디로 가는가? 더 중요한 것은 그런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은 왜 자국

 

의 시장에만 머무를 수밖에 없을까?  음악평론가도 아니고 그냥 일반인으로서 전문적인 분석을

 

할 수는 없지만, 유럽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에서 조차도 미국의 팝만큼 국경을 넘나드는

 

보편적인 음악이 좀처럼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음악들이 개성이 있고 좋기는 한데, 너무 개성에

 

포커스가 맞춰진 나머지 유럽의 십 대 이십 대의 보편적인 감성을 건드리지는 못하는 것은 아닐까?

 

 

"캐스카다" 유로댄스 음악으로 인기가 높다.

그런 면에서 보면 오히려 한국의 요즘 걸그

 

룹은 독일의 대중음악 시장에서 더 나아가

 

유럽의 음악시장에서 충분한 성공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우선, 한국 가요는 여기

 

독일이나 유럽의 노래들에 비해 훨씬 미국

 

팝에 가깝다. 즉, 보편적인 터치가 가능하다

 

는 얘기이다. 미안한 얘기지만 유럽친구들의

 

노래는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촌스럽고 미국

 

의 팝과 차이가 많이 나게 들린다. 유럽의 문

 

 

 

화적 특수성을 감안하고 그들의 정서를 십분 이해한다고 치더라도 말이다.. 암튼, 위에 언급한 이유

 

외에도 한국의 대중 가요가 유럽시장에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는 면이, 푸시켓돌스

 

나 비욘세 처럼 파워풀하게 댄스를 겸해 노래를 하는 걸그룹이 유럽 시장에 흔치가 않다는 점이다.

 

물론 이점에 대해서도 충분한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제목에 언급한 원더걸스, 소녀시대, 그리

 

고 2NE1 정도의 한국 걸그룹은 충분히 유러피언들에게 새로운 댄스그룹의로서의 어필이 가능하리

 

라 본다. 이런 점이 유럽 시장에서 한국노래가 독자적인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는 그런 판단이 드는

 

대목이다. 또 한 가지는, 한국의 아이돌 여가수들의 비주얼이 좋다. 물론  외모 보단 노래에 비중을

 

둬야 한다는 반론을 펼 수 있겠지만 그건 어느나라 어느 시장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문제이다. 반대

 

로 말하면 비주얼 되는 가수들이 멋지게 춤추고 노래하는 걸 싫어할 사람들은 없다. 물론 노래가 되고

 

좋아야 한다는 전제가 깔리지만 그 전제는 이제 어느 정도는 채워졌다고 본다.

 

 

물론, 한국의 보이그룹들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유럽 시장의 문을 두드

 

려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선 우선은 걸그룹이 나서야 한다는 것이 나의 일감(一感)이다.

 

이제, 아시아 시장 뿐 아니라 유럽의 거대한 대중음악 시장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현지 시

 

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거기에 따른 노력을 조금만 기울인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

 

한다. 노예계약이니 뭐니 해서 잡음이 많은 요즘의 한국음악이지만 약점이나 부정적인 요소들은 과감

 

히 정리하고 거둬내고, 좀 더 큰 시장을 향해 나아가려는 목표나 열정에 집중해야 한다. 상상해보라..

 

파리 쁘렝땅 앞에서 프랑크푸르트 차일 거리에서 런던과 저 북유럽의 스톡홀롬에서 빵빵 터져나오는

 

한국노래들에 열광하는 이들의 모습을 말이다. 결코 먼 일만이 아닐 것이다.

 

 

 

 

 

 

                           (독일의 "팝스타스"라는 공개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뽑힌 걸그룹.

                            위 뮤직비디오의 페터폭스가 싱어송 라이터라고 한다면, 퀸스버리는

                            철저히 시장에 기호에 맞춘 기획형 상업가수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걸그룹들의 일종의 롤모델이자 충분히 극복가능한 팀의 한 형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