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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한국문화, 독일인 독일문화.

주민등록증으로도 안돼! 독일 담배자판기

오늘은 자동차가 아닌 담배와 관련되 포스팅을 할까 합니다. 제가 애연가, 끽연가 이런 거하곤 거리가 멉니다. 40년 넘게 살면서 담배에 대해 흥미를 느껴본 적이 거의 한 번도 없었다면, 거짓말로 느껴지시겠죠?

아마 담배를 태우지 않으셨던 아버지나 주변 환경과도 관련이 있지 않나 싶어요. 어쨌거나 얼마 전에 우연하게 '담배뚫기'라는 신조어를 알게 됐습니다. 미성년자들이 어른에게 부탁해 담배를 사달라 하거나, 담배자판기 찾아 남의 주민증으로 구매하는 방법 등을 일컫는 얘기인 거 같은데...

그러고 보니, '내 깡패같은 애인'이란 영화에서도 고등학생 뇨석들이 박중훈에게 담배사달라 부탁했다 두들겨 맞는 장면이 있었죠? 그런데 독일에선 담배자판기에 주민증으로는 담배를 구입할 수 있는 성인인증이 안됩니다. 왜 그러냐면요...

아파트 건물 지하에 있는 담배 자판기 모습입니다. 주택가 지하에 담배자판기라고?... 놀라실 분들 계실 겁니다. 아니면 담배 좀 한다는  한국의 고딩뇨석들, "와~ 부럽삼, 부모님 주민증 살짝해서 쉽게 담배 뽑을 수 있겠네요!" 뭐 이러면서 자신들의 처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개탄(?)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아요. 우선은 관리사무소 CCTV가 떡하고 지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가 바로 주민등록증 같은 것으로는 담배를 뽑을 수가 없다는 거죠. 바로 은행에서 발급해준 독일식 직불카드 EC카드가 있어야 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부분에 카드를 집어넣어 성인인증을 받는 시스템인데요. 솔직히 죽어도 담배를 사고야 말겠다는 의지백배의 청소년은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담배를 살 수야 있겠죠. 하지만 사용빈도가 주민증보다 훨씬 높은 EC카드를 부모님 지갑에서 빼내오는 것 역시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니까 한국에서도 담배자판기 앞에서 주민증들고 기웃거리는 애들, 그나마...그나마 방지할 수 있으려면 주민증이 아닌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로 성인인증을 하게 하는 것도 나름의 한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