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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한국문화, 독일인 독일문화.

광복절에 생각해보는 독일과 일본

 

 

이 사진을 아는가? 이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가?

 

1970년, 독일의 총리인 빌리 브란트가 폴란드 바르샤바 게토 투사들에게 헌정된

 

추모비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사진이다.

 

세계2차 대전의 발발은 독일의 폴란드 침공과 함께 시작되었다.

 

이 후, 수 많은 사람들이 살육당하고 전쟁으로 죽어갔다.

 

전쟁은 독일과 이탈리아 그리고 일본의 패전으로 막을 내렸고, 독일은 그 때부터 과거 잘못된 역사에 대한

 

청산작업에 들어간다.  나치에 의해 자행된 갖은 만행에 대한 반성과 사죄의 가장 상징적 사건 중에 하나가

 

사진 속에 무릎 꿇고 있는 빌리 브란트의 저 모습이 아니겠는가?

 

개인적으로 이 사진을 접할 때 마다 빌리 브란트의 용기(그는 후에 노벨 평화상을 받는다.)와

 

자신들의 부끄러운 역사를 당당히 사죄하고 용서를 구해나간 독일인들에게 감동 받는다.

 

많은 사람들이 독일과 일본의 역사에 대한 대응방식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동,서양의 가치 차이니

 

어쩌니 하며 날카롭게 분석들을 한다. 그러나  아무리 이해의 폭을 넓혀 보려고 해도 일본의 역사에 대한

 

태도가 결코 현재 일본이 갖고 있는 위상과는 맞지 않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2005년 세워진 베를린의 유럽 유대인 학살 경계비 - 멀리 독일 국회의사당이 보인다.)

 

 

이쯤에서 여기 일본이 역사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책 한 권을 소개한다.

 

<마지막 황제>의 작가 에드워드 베르가 쓴 "히로히토"

 

신화의 뒤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히틀러, 무솔리니와 더불어 3대 전범 중에 하나인

 

일왕 히로히토가 어떻게 평화주의자로  조직적인 왜곡과 은폐가 이뤄졌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살아 있는 신'으로 일본인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그가 사실

 

추악한 전쟁광이었음을 낱낱이 밝히고 있다.

 

당시 히로히토를 전범으로 처리해야한다는 미국 여론마저 무시한 맥아더의 대권욕 등을 통해 "정의" 보다

 

자신 혹은 자기 국가의 이익이 우선이라는 엄연한 현실이 씁쓸할 뿐이다.

 

아무튼, 빌리 브란트의 사죄의 무릎과 비열하고 더럽게 역사의 단죄를 비켜 도망쳤던 히로히토의 모습을

 

교차해 보며 많은 생각들이 스쳐간다. 그 둘의 모습이 독일과 일본의 역사 의식의 단면은 아닐까 하는...

 

(독일과 프랑스 청소년들의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 교과서 번역본)

 

위 책은 사진에서 봐서 알 수 있듯, 독일과 프랑스가 함께 만든 독.프 현대역사 교과서다.

 

독일과 프랑스는 역사적으로 서로에게 도발을 일삼던 앙숙과도 같은 나라였다. 그런 양국이 2차대전 이후

 

수 많은 교류와 역사 청산 작업을 통해 지금은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매우 밀접한 국가가 되었다.

 

그 결과가 이런 합동 교과서 편찬이라는 역사적 결과물을 만들어 낸 것이다.

 

상상해보라... 한국과 일본이 함께 일제치하의 역사를 포함한 근대사를 같이 집필해 교과서를 낸다는

 

것을. 그러나 아직은 상상에 머무를 뿐이다. 일본에겐 아직 빌리 브란트 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

 

진심으로 역사 앞에 무릎 꿇고 사죄와 반성을 하는 그런 사람말이다. 또한 한국 내에서도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친일청산이 프랑스처럼 철저하게 마무리 될 수 있어야 한다. 과거 반민특위 활동이 친일파들의

 

로비와 정치세력들의 이해관계로 인해 흐지부지 되고 만 것을 우린 다시 확실하게 정리하고 털어내야 하

 

는 것이다.

 

그런 다음 우리에게도 독일과 프랑스가 함께 손잡고 만들어낸 진실된 역사교과서와 같은 열매가

 

돌아오게 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