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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교통표지판 무색하게 만드는 운전자들

교통안전표지(traffic safety mark)는 도로교통에 관해 주의∙규제∙지시를 나타내는 것을 뜻합니다. 안전한 운전, 그리고 원활한 차량 흐름을 위해 필요한 곳에 설치하거나 표시하는 것 모두를 말하는데 신호등이나 차로에 페인트 등으로 표시한 것, 그리고 구조물에 설치하는 표지판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그런데 이 교통안전표지를 안 지키는 운전자를 어렵지 않게 보게 됩니다.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또 안전표지를 확인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위험한 상황도 있을 것입니다. 오늘 저는 이 두 가지 상황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서울의 한 도로 상황을 설명해드릴까 합니다.

도로 전경

어느 날 우연히 내려다본 도로의 모습입니다. 차도를 자세히 보면 좌측 길로 자동차 등이 진입할 수 없다는 표시가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 기준으로 우측 도로나 아래쪽에서 진입한 자동차는 직진이나 좌회전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 도로는 대로에서 진입하는 차량만 이용할 수 있는 일방통행로이기 때문이죠.

이 도로가 대로에서 진입하는 차량에게만 허가된 일방통행 구간인 것은 이 차로를 이용해 대로에 합류하기엔 위험성이 높고 대로에서 직진하는 차량 흐름에 불편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타당한 이유로 진입금지 표지가 있는 곳이었지만 의외로 표시를 무시하고 진입하는 자동차가 많았습니다. 지켜본 짧은 시간 동안 30여 대 자동차가 이 도로를 이용했고, 그중 5~6대 정도가 진입금지 표시를 무시하고 진입했습니다. 상황을 자세히 알아보고 싶어 그곳에 가보았습니다.

일방통행로 모습

큰 건물 사이에 있는 도로엔 건물에서 내려다본 ‘진입금지’ 표지가 큼지막하게 노출돼 있었습니다. 잘 보이진 않지만 전봇대에도 ‘진입금지’ ‘일방통행’ 표지판이 달려 있었죠. 하지만 이곳을 유유히 빠져나가 대로에 합류하는 차들이 계속 목격됐습니다. 어떤 경우 진입금지 표시를 보고 차를 돌려 나가기도 했고, 또 빌딩 방문이 목적인 차량도 있었기 때문에 진입한 차량 모두가 잘못이라고 하기 어렵지만 ‘금지 표지’를 무시한 차는 뜻밖에 많았습니다.

며칠을 지켜본 결과 밤, 그리고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휴일 오전은 물론 차량 주행량이 많은 주중 낮 시간 등을 가리지 않고 차들은 진입금지를 무시한 채 일방통행 구간을 역주행했습니다. 몰라서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잠깐의 편리를 위해 알면서도 잘못된 선택을 하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 그리고 원활한 흐름을 위해서라도 규칙은 지켜져야만 합니다.

하지만 무조건 운전자의 잘못으로만 이야기하기엔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진입금지를 알리는 전봇대에 달린 표지판이 너무 작아 집중하지 않는다면 놓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가로수나 화려한 간판 등이 많은 도심에서 도로표지판은 더 크고 잘 보이는 곳에 설치되어야 합니다. 물론 차로에 새겨진 안내표지에도 자주 관심을 두고 페인트 덧칠 등의 작업 등이 이뤄져야겠죠.

가로수에 가려진 교통표지판

잠깐의 편리함, 몇십초 빨리 가기 위해 정해진 규칙을 어기는 운전은 나와 타인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도로는 철저하게 약속된 운전을 통해 지금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이 될 수 있습니다. ‘나 하나’ 라고 쉽게 생각지 말고 나를 통해 우리 도로가 더 나아진다는 생각을 갖고 함께 노력했으면 합니다. 물론 표지판 야무지게 확인하며 운전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거 잊지 마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