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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獨 자동차 잡지가 전해주는 최신 소식과 비교평가기

회장이 직접 밝힌 요즘 메르세데스 벤츠


최근 독일 자동차 매거진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이하 AMS)가 메르세데스의 새로운 C클래스 관련한 특집 기사를 다뤘습니다. 차 한 대를 놓고 굉장히 다양한 기획 기사가 만들어졌죠. 우리나라도 신 차가 나오면 이렇게 심도 있는 분석과 전망이 이뤄지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어쨌든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다임러 디터 체체(Dieter Zetche) 회장의 인터뷰 내용이 있더군요. 


또 C클래스 자랑했겠거니 싶었는데 좀 다른 이야기가 보였습니다. 뭐랄까 흔하게 접하기 힘든 속내랄까요? 그런 게 읽혀서 그 내용을 공유하면 어떨가 싶어 준비를 해봤습니다. 잘 나가는 경쟁사를 바라보는 회사 내의 시선들에 대한 언급이 개인적으로는 인상적이었습니다.




분량이 좀 되는 인터뷰 내용이었는데요. 이미 이 블로그에서 충분히 다룬  환경규제 (이산화탄소 배출량)와 관련한 이야기 등은 제외하고 여러분이 관심을 가질 만한 그런 내용 몇 가지를 뽑아 보여드리겠습니다. 시작은, AMS가 궁금함을 못 참고 신 차 소식부터 물어봅니다.



AMS : 지난 번 중국 베이징오토쇼에서 M클래스 쿠페 (쿠페 SUV 컨셉카를 말함)를 공개했는데, 이것 양산이 되는 거 맞나?


체체 : 내년 중반 M클래스를 기초로 한 쿠페 SUV가 나올 예정이다. 우린 주요 모터쇼에서 컨셉카를 소개하고 있고 대체로 그 모양과 비슷하게 판매용이 만들어진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M 클래스처럼 미국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중형급 SUV M클래스의 양산형이 될 것이라는 '쿠페 SUV 컨셉' 모델. 사진=netcarshow.com

 


AMS : 콤팩트 세그먼트 GLA는 나온 지 얼마 안된 신선한 모델이다. SUV 급의 나머지 모델들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체체 : GLA는 나왔고 M 클래스 쿠페도 앞서 얘기했듯 나올 예정이다. 또한 GLK의 신형 모델도 내년에 출시된다. 우선 이 모델들을 가지고 시장이 얼마나 확장될지 지켜보려 한다. GLK의 쿠페형 모델도 상상할 수는 있을 것이다. 오프로더와 SUV의 라인업은 늘면 늘었지 줄거나 하는 일은 없으리라 본다.



AMS : (SUV의 경우) CO2 규제와 벤츠의 방향성과 어떻게 연결이 되나?


체체 : 더 많은 SUV 모델들과 더 적은 이산환탄소 배출. 나에겐 그것(이산화탄소 규제에 따른 대응)이 목표 달성을 위한 고민은 아니다. 우린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약속된 기간까지 이를 다 지켜낼 것이고 SUV의 경우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대응전략으로 내놓았다. 역시 잘 진행이 되고 있고, 꼭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아니더라도 규제에 대응할 엔진 등이 나올 것이다.



AMS : 콤팩크 클래스 판매가 성공적이고, 신형 S클래스 역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앞으로 나올 자동차들도 이 성공작들의 요소가 가미가 되는 건가? 예를 들어 모델 변경 시 디자인에서 강한 변화를 추구한다거나...


체체 : 우리는 6년 전에 전체 메르세데스 벤츠 모델들의 디자인 방향을 정한 바 있다. 그리고 지금 결과를 말한다고 하면 그 때의 결정이 옳았다는 걸 알 수 있다. A클래스나 CLA 같은 모델이 처음에 나왔을 때 "어, 뭐지?" 하는 반응들도 있었지만 CLA의 경우 미국에서 매력도 평가에서 80%를 넘었다. 내 이름이 테슬라고 그 전에 차를 만든 적이 없었다면 몰라도, 이런 반응은 개인적으로 처음 겪는 경험이다.


(직접적인 대답은 아닌 거 같고, 지금 디자인 정책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보이네요. 그리고 미국에선 '매력도'라는 평가 항목이 있는 모양입니다. 마지막 테슬라 언급은, 이처럼 한 가지 모델이 고객들에게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 것을 한 두 가지 모델만 만들어 파는 테슬라의 경우로 빗대어 설명한 것으로 보이네요.)



콤팩트 A클래스를 베이스로 해서 만들어진 4도어 쿠페 모델 CLA. 사진=netcarshow.com



AMS : A클래스 및 기타 모델들을 생산하는 공장들이 요즘 풀 가동 중인 것으로 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처음에 너무 생산량을 낮게 잡은 게 아닌가 하는 불만이 있을 법도 한데.


체체 : 2020년까지 BMW와 아우디 등을 제치고 프리미엄 판매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고 했고 내부적으로도 차라리 아주 좋은, 대신 흔히 만들기 어려운 그런 자동차 개발과 판매에 집중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우리에겐 아우디와 BMW의 빠른 성장을 지켜보며 그것이 당연한 과정이라며 현실을 받아들이자는 나쁜 태도들이 있었다. (따라가기 어려울 거 같으니) 다른 리그로 가 차별화를 꾀하거나, 아니면 판매량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식의 이야기들이 있었다. 물론 우린 늘 최고의 자동차를 만들려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만든 자동차들은 그걸 증명해준다. 그러니 다른 리그에서 놀자는 식의 이야기는 현실적인 접근이 아니다.


결국 어떤 회사가 자신의 일을 잘 했는지 모든 것은 고객들이 결정을 해 줄 것이다. 그렇기에 판매량은 중요하다. 지금 공장의 생산량이 한계라는 것은 결국 우리들의 정신력의 문제 때문이라 볼 수 있다. 성장에 대한 부족한 믿음. 하지만 이제 우리는 믿는다. 지금보다 미래가 더 좋아지리라는 것을.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멘트였습니다. 정확하게 번역을 하지 못하는 저의 부족함이 안타까울 뿐이지만, 벤츠 같은 회사의 회장이 이처럼 진솔하게 자신들의 문제점, 특히 정신적인 부분의 소극적인 태도를 매체를 통해 이야기하는 건 쉽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



AMS : (밀려드는 주문에) 고객들이 너무 기다리지 않아야 하는데, 이에 대한 당장의 해결책을 가지고 있나?


체체 : A클래스와 B클래스, CLA과 GLA 등을 조립하는 공장은 현재 2교대에서 3교대로 바뀐 상태다. 핀란드의 발멧에서도 작년부터 A클래스 등을 조립하고 있고 엔진과 변속기 공장도 생산량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 당장 이 모든 것이 해소되긴 어렵다.


(아우디나 BMW에 비해 생산 효율성이 떨어지는 벤츠로서는 주문이 밀려 들어도 문제네요. 3교대까지 하는 걸 보니 불과 몇 년 전의 벤츠와는 확실히 판매량에서 달라져 있습니다. 그리고 핀란드 발멧은 주문 조립을 전문으로 하는 외주 기업이고, 현재 SUV만 조립하는 미국 벤츠 공장에서는 내년부터 C클래스도 조립을 할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 독일과 미국, 그리고 중국과 남아공 등지에서 벤츠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C클래스. 사진=netcarshow.com



AMS : 사실 콤팩트 클래스의 차들은 S클래스 만큼 이익을 내지 못하는 모델들이 아닌가?


체체 :  S클래스는 지금 많이 조립되고 있고 첫 분기만 하더라도 25,000대로 작년 동 분기에 비해 두 배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우디 A8이나 BMW 7시리즈 보다 많이 판 수치다. 그리고 새로운 콤팩트 모델들 역시 과거에 비해 이익을 많이 내고 있다. 우린 점점 라인업을 더 늘리고 있다. 이는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AMS : 어떤 기술이 메르세데스가 미래의 앞선 기술력이 될 것이라고 보는가?


체체 : 우린 앞으로도 계속해서 '안전'에 집중할 것이다. 통계를 봐도 벤츠가 제일 안전한 차임이 증명되고 있고, 이 안전에서 만큼은 2위 기업과 격차를 더 벌리고 싶다. 또 자동 주행 기술 역시 중요하다. 사고 시 운전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도와주는 프리 세이프 기능 또한 최고수준이다. 그리고 안락함과 품질 또한 늘 그랬듯 앞으로도 우리의 강점이 되어 줄 것이다.



AMS : C클래스 신형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체체 : 정확한 숫자를 말하긴 좀 이르지만 첫 주문량은 매우 긍정적이다.


(깊은 전통과, 그 전통이 만든 자부심이 한 때는 둔한 공룡이 되게 만들기도 했지만 이제는 삼각별의 역사 위에 발빠른 전략을 옷입혀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과연 경쟁 프리미엄과의 치열한 전투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그 결과가 주목됩니다.)


디터 체체 : 1953년 5월 생. 건설사 회장이자 토목 엔지니어인 허버트 체체가 터키에서 댐 건설 참여 중 태어나 이스탄불 태생. 하지만 프랑크푸르트에서 성장했고 칼스루헤 공대에서 공부했고 82년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6년 다임러 연구부서에 발을 담그며 벤츠와의 인연은 시작. 1981년에 개발부서 책임자에 오르고 2000년부터 다임러-크라이슬러 회장의 자리에 올랐으며, 2006년부터는 다임러 그룹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30년 만에 최고의 벤츠맨이 되었지만 작년에 이사회로부터 예상 보다 짧은 3년 계약 연장(2016년까지)을 통보 받으며 이번이 마지막 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벤츠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어, 과연 다임러가 그와 임기를 이번으로 끝을 낼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조건을 내 걸지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아내와 4년 전 사별했으며 작년부터 11세 연하의 룩셈부르크 출신의 방송인과 연애 중에 있다.


* 아 그리고, 요 바로 전 포스팅 '미친 차 포르쉐 917이 일으킨 나비효과' 도 한 번 읽어보세요. 개인적으로 추천을 드립니다. 전 이런 스타일의 글쓰기가 좋거든요. ^^ 월요병 없는 즐겁고 시원한 하루 되세요~


디터 체체 다임러 회장. 사진=blog.mercedes-benz.pass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