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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신형 폴로, 형 보다 나은 동생을 꿈꾼다



폴크스바겐에 있어 골프는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자동차며 동시에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와 그 정체성이 최우선적으로 적용되는 모델입니다. 국민차 브랜드의 그 국민차가 바로 골프인 것이죠. 그런데 시대를 거치며 이 차는 커지고 비싸졌습니다. 과연 국민차라고 할 수 있느냐는 물음표가 붙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죠. 독일인들 기준으로 봐도 골프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살 수 있는 차의 영역을 넘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깡통모델부터 고성능 모델까지 그 영역이 굉장히 넓기 때문에 저성능 저사양의 골프를 선택할 순 있습니다. 하지만 적정한 수준의, 적정한 옵션의 골프를 구입하기 위해선 더 많은 돈을 내야 하는 게 현실이 되어버렸죠. 7세대 골프가 등장하며 가격 상승 억제 정책을 쓴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골프를 굳이 정의해 보자면 국민차의 명예와 책임감, 그리고 그에 걸맞는 성능과 혁신성을 품고 있지만 그 바람에 가격에선 준프리미엄 수준이 된 자동차 정도가 무방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는 골프의 동생 폴로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우디 A1이나 MINI를 제외하면 폴로가 동급에서 가격대가 가장 높습니다. 하지만 성능만 놓고 보면 미니나 A1 등과 대등하거나 오히려 더 나은 면을 보여 줄 때도 있기 때문에 소형 해치백으로 가격 대비 수준 높은 드라이빙을 즐기고 싶은 분들에겐 폴로는 좋은 대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폴로가 약 5년 만에 부분변경 모델로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사진=폴크스바겐

 

제네바모터쇼에서 공식 데뷔를 하고 판매는 봄부터니까 정확히 따지면 판매일 기준으로 약 5년 정도가 흐른 뒤인데요. 5년 만에 등장한 차가 부분변경 모델이다? 보통 요즘 분위기로는 5년이면 세대 풀체인지 시점인데 제조사는 페이스리프트라고만 밝혔습니다. 실제 보여지는 변화는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변화는 거의 풀체인지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현재 판매가 되고 있는 것과 신형과의 스타일 차이를 비교해 볼까요?

 

사진을 클릭하면 좀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사진=폴크스바겐

 

 겉모습의 경우 앞면이나 조금 눈으로 변화가 파악이 될 뿐, 뒷부분은 거의 다른 그림 찾기 중에서도 최고 난이도 수준의 차이만 있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도대체 뭐가 바뀌었냐는 비판을 들었던 것인데요. 그런데 얘가 실내로 들어가면 그 차이가 어느 정도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엔진과 옵션까지 확장시키면 그 차이는 상당한 수준까지 벌어지게 됩니다.

 

겉모습이야 특별히 이야기할 게 없으니 (개인적으론 현재 앞면이 더 귀엽고 좋네요) 기능의 차이에 대해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 한 장을 준비했는데 그것 보면서 설명을 드리는 게 좋겠습니다.

 

사진=폴크스바겐

 

이 사진 역시 클릭하면 좀 더 큰 그림으로 볼 수 있습니다. 뭐 늘 그렇듯 골프의 변화를 폴로와 그 외의 폴크스바겐 모델들이 이어받고 있는데요. 신형 골프의 운전대를 그대로 가져왔고 그 외에 계기반이나 콕핏도 대체적으로 골프와 닮아 있습니다. 100% 복사가 아니라 닮았다라고 표현한 것은 체급 차이, 즉 차량 가격의 차이를 고려한 차이가 있어서 그렇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우토빌트에서 소개한 방식을 제가 좀 차용해 그림으로 설명을 드리겠는데요. 우선 가장 큰 특징은 1번에 있습니다. 처음으로 소형급 모델 헤드램프를 LED로 적용했습니다. 아우디 A1도 그렇게는 안돼 있고 심지어 상위급인 골프도 헤드램프가 LED가 아닙니다. 골프의 경우는 주간 주행등이 LED입니다. 엔진 다음으로 큰 변화라 하겠습니다. 물론 옵션이긴 하지만 이런 작은 급에 LED 헤드램프가 적용되었다는 것 자체가 폴로가 어떤 변화를 꾀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싶네요.

 

2번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ACC)의 적용이 된 것을 알려줍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란 게 뭔지 아시죠? 내가 설정을 해 놓으면 앞 차와 내 차와의 간격을 차가 알아서 조절하며 달리는 시스템입니다. 앞 차가 속도를 줄이면 내 차도 속도가 줄이는 수준까지 알아서 보여줍니다. 익숙해지면 참 편안한 기능인데 이게 소형차에도 이제 달리게 생겼지 뭔가요. 아 물론 이 역시 옵션입니다.

 

3번은 좀 더 다양해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데요. 터치스크린 방식입니다. 골프의 것과 마찬가지라 보면 되겠습니다. 4번 버튼은 코딱지만해서 잘 안보일 텐데, 저 버튼을 누르면 서스펜션이 스포츠 모드로 변화를 하게 됩니다. 스포츠 셀렉트 서스펜션이라고 부르는 것인데요. 그 전에는 그냥 한 가지 모드로만 운전을 하고 옵션(225유로)으로 스포츠 서스펜션을 장착을 하는 것으로 역동성을 강화할 수 있었다면 이번 골프, 아니 폴로는 320유로의 추가 비용으로 서스펜션을 기분에 따라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요거 참 맘에 드네요. 

 

5번은 자동 에어컨인데, 이것도 좀 더 개선이 되었다는군요. 다만 버튼이나 다이얼 위치가 여전히 낮아서 그 점은 좀 개선이 필요하지 않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실내는 사진으로만 봐서는 잘 모르겠지만 여전히 플라스틱 소재가 많아 보입니다. 아무래도 가격 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겠죠. 다만 골프처럼 적절하게 소재를 잘 배치해서 소재에 대한 반감을 절묘하게 누그러뜨릴 수 있다면 성공적이라 하겠습니다.

 

어쨌든 외모에 비하면 여러가지 변화가 있죠? 여기서 언급은 안 해드렸지만 골프에 적용된 각 종 기능들이 폴로에도 기본 혹은 옵션으로 역시 적용이 되어 있습니다. 이쯤되면 럭셔리 소형 해치백의 탄생이라 불러도 될 수준이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역시 관심이 가는 부분은 엔진의 변화인데요. 현재 판매되고 있는 폴로의 엔진 보다 마력은 5~10마력 이상 높였고 연비는 그 이상 좋게 만들었습니다.

 


독일 VW 홈페이지에서 캡쳐한 화면으로 기존의 3개 트림에 "프레쉬"라는 특별 트림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가장 낮은 급이 트렌드라인인데요. 60마력밖에 안되는 3기통 1.0 리터 엔진이 들어가 있습니다. 기존의 것은 1.2리터 3기통이었는데 흔히 말하는 다운사이징이 여기서도 이뤄졌네요. 그리고 처음으로 이 60 마력짜리에 3기통 블루모션 패키지가 적용이 되었더군요.

 

이 1.0리터 블루모션의 경우 기존 엔진이 유럽복합연비 기준으로 리터당 18.18km였는데 리터당 21.27km까지 연비효율이 좋아졌다고 폴크스바겐은 밝혔습니다. 단, 250유로를 추가해야 블루모션 엔진을 달 수 있다는군요. 그리고 90마력부터는 블루모션이 기본적용이 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 60마력, 75마력, 그리고 90마력까지 적용이 되는 콤포트라인이 있고 상위급 트림으론 90마력부터 110마력의 하이라인이 있습니다. 

 

그리고 특별 트림이라고 말씀 드린 프레쉬 트림의 경우 자신이 원하는 색상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기존 트림과는 다르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어떤 분이 90마력 가솔린 엔진에 3기통이 적용된 게 아니냐고 하셨는데 그렇진 않고 기존과 같은 4기통 엔진입니다. 어쨌든 엔진의 경우 마력과 연비 효율성이 더 좋아졌다는 게 소비자 입장에선 굉장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현재 디젤엔진과 그 가격은 정확하게 공개가 안된 상태예요. 그런데 아우토빌트 같은 잡지의 소식에 따르면 90마력 1.6 TDI의 경우 DSG 미션과 조합을 이뤘을 경우 현재 유럽연비 기준으로 리터당 23.25km인데 새 엔진은 리터당 29.41km를 달릴 수 있다고 합니다. 21% 정도의 상당히 큰 폭의 개선이 이뤄졌다는군요. 그리고 한국에는 안 들어가지만 1.4 TSI GT 모델은 140마력에서 150마력으로, 폴로 GTI는 180마력에서 192마력으로, 그리고 가장 높은 급인 폴로 R WRC 모델은 220마력에서 250마력으로 힘을 더 키웠습니다.

 

차량의 크기는 전장은 현재 모델보다 2미리미터 더 길어졌다고 하는군요. 이건 뭐 개미 눈물 수준의 변화군요. 그에 비하면 1센티미터 이상 차의 높이가 낮아졌다는데요. 과연 이런 미세한 변화가 공기저항 등을 줄여 연비에 도움을 준 것인지, 궁금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어떠셨습니까, 처음엔 거의 변화가 없어 보였는데 막상 하나하나 짚어 가보니 그 변화의 폭이 생각 이상이라는 게 확인됐죠? 특히 엔진이 많이 좋아졌고, 고급 기능들이 대거 적용이 됐으며, 골프도 못 달고 있는 풀 LED 헤드램프를 비록 옵션이지만 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격의 경우는 기존 모델과 같거나 부분적으로 미세하게 올라서 가격 저항은 그닥 크지 않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문제는 원하는 옵션들을 선택하기 위해선 역시 비용을 더 내야 한다는 점이겠죠.   

 

전체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게 압축할 수 있을 거 같네요.  "비용상승 거의 없이 힘 좋아지고 연비 좋아진 폴로를 탈 수 있게 됐다. 당연히 이산화타소 배출량도 줄었다. 하지만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폴로를 원한다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어쨌든 소형 해치백에 별별 화려한 기능들을 장착할 수 있게 됐고, 그럼으로 폴로는 달리기 잘하고 실용적인 소형 해치백에서 화려함까지 더해진 고급 소형이 되었다."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신형 폴로는 가장 화려한 B세그먼트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부디 옵션만이 아닌, 성능과 효율성에서도 지금처럼 계속적인 발전을 이뤄졌음 합니다. 물론 기본 가격은 현재 수준을 유지한 채 말이죠.